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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만든 '만수' 유재학 리더십과 내일을 위한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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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만든 '만수' 유재학 리더십과 내일을 위한 역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0.04 0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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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학 감독, "근성과 열정 가지니 기적 일어나"...한국발전 위해 개인기와 장기계획 중요 역설

[인천=스포츠Q 이세영 기자] 한국 농구를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려놓은 유재학(51) 감독은 국내에서 명장을 거론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사령탑이다.

다양하면서도 치밀한 전술을 구사한다고 해서 ‘만수’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유재학 감독은 선수 육성에도 탁월한 능력을 갖춘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유재학 감독이 프로팀에 이어 대표팀을 가장 높은 자리로 올려놓으며 국내 최고의 농구 지도자임을 입증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유재학 감독이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이란과 결승전에서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다.

유 감독이 이끄는 농구 대표팀은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란과 결승전에서 79-77 역전승을 거뒀다.

12년 만에 맛본 우승이자 통산 네 번째 아시안게임 정상이었다. 유재학 감독 개인적으로는 지난 4월 울산 모비스를 이끌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패권을 차지한 뒤 6개월 만에 우승의 맛을 봤다.

무릎 부상 때문에 스물여덟 나이에 선수생활을 접은 유재학 감독은 1998년 인천 대우(현 전자랜드) 사령탑에 오르며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신세기와 SK, 전자랜드 감독직을 맡았던 유 감독은 2004~2005시즌부터 모비스를 이끌고 있다.

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모비스는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명문 구단이 됐다.

2006~2007시즌(통합우승) 첫 우승반지를 낀 모비스는 2009~2010시즌(통합우승)과 2012~2013시즌, 그리고 2013~2014시즌까지 총 네 차례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농구에서 챔피언결정전을 4번 제패한 감독은 유 감독이 유일하다.

국가대표 감독 자리에서도 뛰어난 지도력을 과시했다. 유재학 감독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은메달을 이끌었고 지난해 8월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도 한국을 3위로 이끄는 기염을 토했다.

유 감독 덕분에 한국은 1998년 이후 16년 만인 올해 농구월드컵에 나설 수 있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유재학 감독(오른쪽)이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이란과 결승전에서 승리가 확정된 뒤 김주성과 얼싸안고 있다.

경기가 끝난 후 유재학 감독은 “감격스럽다. 기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이란을 이길 확률이 10%라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근성과 열정을 가지고 경기를 함으로써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소속팀이 2년 연속 챔피언이 된 것 보다 국가적으로 남는 아시안게임 우승이 더 기쁘다”고 솔직한 심경을 나타냈다.

유재학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뒤 탄탄대로만을 걸어온 것은 아니었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직전 열린 농구월드컵에서 슬로베니아, 멕시코, 리투아니아 등에 힘없이 무너지며 5전 전패를 안았다. 세계 무대와 벽을 실감했던 대회였다.

유 감독은 “세계선수권이 끝나고 나서 힘들었다. 하고자하는 의지가 강했던 선수단의 분위기가 떨어져 있었다”며 “농구에 대한 회의까지 들 정도였다. 그것을 살리는 게 어려웠는데 고참 선수들이 노력했고 그 노력이 금메달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대표팀이 보완해야 할 점도 언급했다. 유재학 감독이 강조한 것은 개인기였다.

유 감독은 “아시아 국가들의 전력이 평준화되고 있다”며 “일본과 카자흐스탄, 이란, 필리핀 등 아시아권 팀들의 전력이 지금보다 더 올라올 것이라 예상된다. 우리가 이것을 단 시간에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인 계획보다는 10년 이상의 계획을 가지고 농구의 기본을 가르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대표팀 선수들 중 1대1로 한 사람을 제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가 없다”며 “개개인이 기본적인 기술을 갖고 있지 않으니 공격과 수비에서 한계가 보인다. 대한농구협회나 프로농구연맹(KBL)이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길게 봤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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