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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지휘봉 내려놓은 경희대 최부영 감독 "농구단 뒷받치는 역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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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지휘봉 내려놓은 경희대 최부영 감독 "농구단 뒷받치는 역할하겠다"
  • 권대순 기자
  • 승인 2014.02.28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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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취임후 자줏빛 외길인생...정년퇴임으로 농구부장 새 출발

[수원=스포츠Q 권대순 기자] 최부영(62) 감독이 30년 동안 몸담았던 경희대 농구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경희대는 2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30회 MBC배 수원시 전국대학농구대회 남자부 결승에서 고려대에 85-86으로 패했다. 종료 직전까지 리드했던 경희대는 고려대 이승현에게 0.2초전 결승골을 허용하는 바람에 정년퇴임으로 물러나는 최부영 감독에게 고별 우승컵을 바치지 못했다. 

경기 후 최부영 감독은 “마지막에 승리하고 나서 인터뷰를 해야 되는데 지고 나서 인터뷰 하려니 쑥스럽다”며 입을 열었다.

이번 경기를 끝으로 최부영 감독은 경희대 감독직을 김현국 코치에게 물려준다.

그렇다고 최 감독이 아주 경희대 농구부를 떠나는 것은 아니다. 정년을 채운 그는 경희대 농구부장으로 보직을 이동한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 기자] 28일 자신의 고별 경기에서 최부영 경희대 감독이 끝까지 선수들을 독려했다.

최 감독은 “이제 감독시절과는 주어진 임무가 다르다. 이제는 김현국 감독이 감독직을 잘 수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부영 감독은 지난 29년 간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업적은 경희대를 최강의 자리에 올려놓은 것이라고 했다.

최 감독은 “그동안 감독을 하며 느낀 것은 경희대가 정상에 올라야 좋은 선수가 배출된다는 것이다”라며 “지금 김종규(23·창원 LG), 김민구(23·전주 KCC), 두경민(23·원주 동부)이 있지만, 그 전부터 뛰어온 많은 선수들이 이제는 나와 동등한 코치,감독으로 많이 배출된 것 역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는 중앙대에 73-83으로 패한 2010년 대학농구 결승전을 꼽았다.

당시 중앙대는 오세근(27·KGC인삼공사), 김선형(26·서울SK), 함누리(26·전자랜드) 등을 앞세워 대학무대 최강으로 군림했다.

최부영 감독은 “굉장히 강했던 중앙대이지만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던 경기였다. 경기 막판 어이없는 실책 2개로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고 회상했다.

농구부장으로서 새로운 출발에 대해 최 감독은 “부장이라고 농구 손을 놓는 것이 아니다. 나는 여전히 농구부 일원 중 하나다”라고 강조하며 “농구부 복지나 스카우트처럼 농구단 전체적인 관리에 치중하겠다. 김 감독의 감독직 수행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내 목표”라고 밝혀 여전히 농구단과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수원=스포츠Q 노민규 기자] 최부영 감독은 이제 농구부 감독이 아닌 부장으로서 농구단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감독 바통을 이어받게된 김현국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최부영 감독.

최부영 감독은 1985년 10월부터 모교 경희대 감독직을 맡은 이후 팀을 떠난 적이 없다.

농구가 인기 절정기를 달리던 1990년대 중반, 경희대 농구는 초라했다. 연세대의 파랑 유니폼과 고려대의 빨간 유니폼 앞에서 경희대의 자줏빛 유니폼은 보잘 것 없어 보였다.

그러나 최부영 감독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시대가 가고 전통의 중앙대가 다시 한번 패권을 잡았다.

그리고 2010년이 도래하자 대학농구판은 자줏빛으로 물들었다. 최부영 감독의 지도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대학농구리그 원년이었던 2010년 준우승을 차지하며 도약을 시작한 경희대는 김종규-김민구-두경민 삼각편대를 앞세워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대학농구리그 3연패를 차지하는 등 대학농구 최강자로 군림했다.

그사이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과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하는 등 이미 국내에서는 지도력을 인정 받은지 오래다.

그의 제자들 역시 농구판을 활발히 누비고 있다. 그가 언급한 신인 삼각편대 외에도 김민수(29·서울SK), 박찬희(24·KGC인삼공사)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비롯해 이창수(서울 삼성 코치), 최명도(구리 KDB 코치), 김성철(KGC인삼공사 코치) 등이 현재 코치로 활약 중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오늘이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나를 보게 될테니 너무 아쉬워 하지 마세요”라고 웃으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iversoon@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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