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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Q이슈] 사전점검 없어 우려되는 평창 올림픽 '빙속 테스트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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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SQ이슈] 사전점검 없어 우려되는 평창 올림픽 '빙속 테스트이벤트'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0.17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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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별종합선수권 태릉 이전 개최…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시험운영 없이 곧바로 테스트이벤트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평창 슬라이딩센터가 안전 문제로 경고를 받은데 이어 이번에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이 단 한 번의 시험운영 없이 곧바로 테스트 이벤트를 치르게 생겼다.

최근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내년 1월 15일부터 17일까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전국남녀 종별종합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를 태릉국제스케이트경기장에서 옮겨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단 하나,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벌어질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이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그러나 내년 2월에 예정된 테스트 이벤트에 앞서 벌어질 예정이었던 종별선수권이 태릉으로 이전 개최됨에 따라 시험 운영 없이 테스트 이벤트를 치르게 됐다. [사진=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제공]

강원도 강릉시 경포호 일원에 건설 중인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25일까지 공정률이 78.7%다. 완공에 앞서 내년 2월에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세계선수권대회가 테스트 이벤트로 열린다.

◆ 닷새 의견차 좁히지 못하고 전국종별선수권 강릉개최 포기

대한빙상경기연맹과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테스트 이벤트에 앞서 1월 종별종합스피드선수권대회를 열어 시험 운영을 하기로 했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사용하는 기록 측정 전산 시설이 태릉국제스케이트경기장과 다르기 때문에 시험 운영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최근 빙상연맹과 조직위원회가 대회 시기를 놓고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위원회는 "1월 20일 이후에 경기를 열자"고 요청했지만 연맹은 "기존대로 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열겠다"고 하면서 틀어졌다. 닷새의 의견차를 끝내 좁히지 못한 것이다.

그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이유는 바로 전산시설 때문이다. 기록 측정 전산시설을 경기장 바닥에 먼저 설치한 뒤 그 위에 얼음을 덮어 얼리게 된다. 그러나 조직위원회는 전산시설 설치를 연맹이 요구하는 날짜에 맞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그동안 계속 연맹 쪽에 1월 20일 개장하자는 입장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1월 20일 이전에 전산시설을 모두 설치하고 얼음을 얼릴 수 있다"며 "그러나 연맹에서 계속 1월 15일에 경기를 하겠다는 입장이 변하지 않아 경기를 열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당초 전국남녀 종별종합 스피드선수권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기로 계획했으나(위) 최근 태릉 국제스케이트경기장으로 경기장소를 변경했다. [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제공]

하지만 연맹 입장은 또 다르다. 연맹은 이미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종별선수권 개최를 결정했을 때부터 1월 15일을 개막일로 잡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연맹의 2016~2017 시즌 일정표에도 종별선수권의 일정이 1월 15일부터 17일까지로 잡혀있다.

연맹 관계자는 "조직위원회에서 경기일까지 전산 시설을 설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내옴에 따라 경기장을 어쩔 수 없이 태릉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며 "기록 경기이기 때문에 전산시설 테스트를 제대로 해보지 않고 종별선수권을 열기는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 전혀 사용해보지 않은 기록측정장비로 테스트 이벤트 진행, 망신 우려

연맹과 조직위원회의 갈등을 지켜보는 빙상인의 마음은 씁쓸하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빙상인은 "지금 빙상계에서는 조직위원회가 '그렇게 강릉에서 열기를 원하면 태릉에 있는 전산시설을 강릉으로 옮겨서 치르는 것이 어떠냐'고 연맹 측에 말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태릉에 있는 전산시설을 강릉에 옮겨서 경기를 치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의 시설을 점검하고 미리 운영하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인데"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또 다른 빙상인 역시 "연맹과 조직위원회의 갈등 때문에 선수들이 미리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의 빙판을 밟아볼 기회를 잃어버렸다"며 "우리나라 선수들이 한 번이라도 경기장 빙판을 경험하면 그만큼 유리할텐데 아쉽다"는 의견을 내놨다.

▲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시험 운영 없이 테스트 이벤트를 열게 됨에 따라 ISU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에서 전산시설 오류 문제 등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조감도. [사진=평창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제공]

가장 큰 문제는 테스트 이벤트다. 만약 종별선수권이 강릉에서 열린다면 연맹과 조직위원회 모두 미리 전산시설 등을 점검하고 미비한 점을 보완할 수 있다. 그러나 곧바로 ISU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별세계선수권대회를 치름으로써 자칫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연맹이 전산 시설 테스트를 해보지 않고 종별선수권을 열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한 것처럼 곧바로 국제대회를 여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연맹이나 조직위원회 모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연맹 관계자는 "테스트 이벤트를 열기 전에 미리 경기장을 가동해서 전산시설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고, 조직위원회 역시 "테스트 이벤트가 순조롭게 열리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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