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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D-1, 오스카 품을 유력 후보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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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D-1, 오스카 품을 유력 후보작은?
  • 이희승 기자
  • 승인 2014.03.01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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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이희승기자] 아카데미 시상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2일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릴 제 86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그 어느때보다 쟁쟁한 후보들이 각 부문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그래비티'와 '아메리칸 허슬', 9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노예 12년'의 3파전은 최고의 관전 포인트다. 작품상, 감독상, 남녀 주조연상 등 올 아카데미 주요 부문에서 트로피를 거머쥘 유력 후보작들을 꼽아봤다.

◆ 작품상과 감독상

‘그래비티’는 작품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하지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공상 과학영화가 작품상을 탄 적이 없다는 점에서 감독상 수상이 유력하다. '아메리칸 허슬'은 배우들의 화려한 연기와 남다른 연출력이 더해져 최다 부문 후보에 오르긴 했지만 감동 면에서 아카데미 작품상감은 아니라는 게 영화계의 중론이다.

 

문제는 연출을 맡은 데이빗 O. 러셀 감독이 '파이터'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 이어 '아메리칸 허슬'로 3년 연속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아카데미가 외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인 셈. 전문가들은 ‘노예 12년’의 작품상 수상을 점치고 있다. 아카데미에서 흑인 감독이 감독상, 작품상을 수상한 전례가 없어 스태브 맥퀸 감독이 '노예 12년'으로 아카데미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수상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남우주연상

브래드 피트가 제작자로 나선 ‘노예12년’은 이미 전세계 영화제에서 20개가 넘는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주연을 맡은 흑인 배우 치웨텔 에지오프는 지난달 27일 제67회 영국 아카데미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기에 이번 아카데미에서는 다른 배우가 받을 가능성이 높다.

▲ 매튜 매커너히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사진 왼쪽부터)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댈러스 바이어스 클럽'의 매튜 매커너히가 거론되고 있다. 실화를 소재로 죽어가는 에이즈 환자를 연기하기 위해 근육질 몸매를 버리고 20㎏을 감량하면서 캐릭터에 빙의된 듯한 신들린 연기력을 보인 만큼 그의 수상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2007년 ‘블러드 다이아몬드’이후 7년 만에 오스카에 도전하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만만치 않은 복병이다. 마틴 스콜시지 감독과 다섯 번째로 만난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로 후보에 오른 그는 현지 언론마저 “이제는 받을 때가 됐다”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지난 1월 아카데미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코미디·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기에 그 결과가 기대된다.

◆ 여우주연상

상이란 받아도 또 받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아카데미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을 가진 연기파 메릴 스트립은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으로 생애 네 번째 아카데미상을 노린다. 메릴 스트립은 1983년 ‘소피의 선택’과 2012년 ‘철의 여인’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1980년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로 여우조연상을 획득한 대기록 보유자다. 만약 그가 올해 ‘어거스트: 가족의 초상’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경우 역대 4회 수상자 캐서린 햅번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블루 재스민'의 케이트 블란쳇

관록의 영국 여배우 주디 덴치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아카데미 문을 두드린 것만 올해로 7번째다. 지난 1999년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 엘리자베스 여왕 역할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 때문에 입양된 자식을 찾아나서는 유쾌발랄한 할머니 역을 맡은 ‘필로미나의 기적’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거머쥘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드라 불럭은 지난 2010년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경험’했기에 수상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그는 불의의 사고 탓에 동료마저 잃고 우주에 홀로 남겨진 뒤 지구 귀환을 시도하는 우주비행사 역을 연기한 ‘그래비티’로 출연료와 판권 등을 포함해 700억원이 넘는 돈을 챙겼다. 여우주연상까지 받는다면 여배우로서 최고 경험을 하는 셈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어떤 캐릭터라도 완벽하게 스며드는 연기파 케이트 블란쳇이다. 이미 골든 글로브, 영국 아카데미, 베니스 영화제를 석권한 그에게 유일하게 없는 트로피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뿐이다. 우디 앨런의 영화 '블루 재스민'에서 보여준 신경쇠약증 환자 캐릭터는 귀족적 외모의 블란쳇이 보여준 생애 최고의 연기로 평가받고 있다.

◆ 남녀조연상

올해 남녀조연상에 대한 의견은 대부분 두 명으로 압축된다. 남자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서 주인공 맥커너히를 돕는 여장남자 역의 자레드 레토와 ‘아메리칸 허슬’에서 남편에 대한 광기어린 집착을 보이는 억척녀 제니퍼 로렌스다.

자레드 레토가 맡은 라이언은 에이즈 환자에게 밀수한 치료제를 판매하는 '댈러스 바이어스 클럽' 운영자. 그는 3주 동안 하루에 300~400 칼로리만 섭취하며 몸무게를 53kg까지 줄이는가 하면 외모에 관심 많은 트렌스젠더 역할을 위해 여성스러운 몸짓까지 소화하며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 자레드 레토와 제니퍼 로렌스 (사진 왼쪽부터)

지난해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제니퍼 로런스는 올해는 '아메리칸 허슬'로 여우조연상을 노린다. 이번 노미네이트를 통해 로렌스는 ‘윈터스본’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아메리칸 허슬’ 3편의 영화로 최연소 3회 노미네이트라는 아카데미 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아메리칸 허슬'에서 그가 열연한 로잘린은 우울증, 조울증, 대인기피증, 애정결핍을 겸비한 여자다. 남편의 사업 파트너의 머리채를 잡는가 하면, 파티장에서 웃다가 의자에서 떨어지는 등 로런스는 망가짐을 불사한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실수로 넘어진 뒤 아랑곳 하지 않고, 취재진을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들었던 당당함이 겹쳐진 캐릭터라 이번 조연상 수상 후 세레모니가 기대된다.

ilove@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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