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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보그' 김강화 대표에게 듣는 '동아시아 패션시장 진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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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보그' 김강화 대표에게 듣는 '동아시아 패션시장 진출 방법'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10.07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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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노민규 기자] ‘인터보그 인터내셔널’의 김강화 대표는 매장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파악해 해결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제일모직, 신원, 톰보이 등을 거쳐 현재 인터보그의 대표를 맡고 있다.

특히 김 대표는 ‘일본패션기업과 유통의 벤치마킹, 일본 진출전략’ 등 저서를 낸 만큼 동아시아 시장 진출에 대한 조언을 줄 수 있는 전문가다.

 

◆ 제품보다 '브랜드 철학'이 중요한 시대 

- 현재 한국 패션 시장의 상황은.

▲ 정체기다. 한국 패션 기업은 ‘옷만 잘 만들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직도 다수의 CEO와 임원들이 제품이 나빠서 안 팔린다고 생각하고 디자인 실장을 교체하는 등 해결책을 찾는다.

그러나 이제 제품들의 질은 모두 비슷비슷하다. 판매 방식에서 판매량의 차이가 생긴다. 과거에는 제품 자체가 중요했다면 요즘은 브랜드가 만드는 철학이나 정신세계, 혼이 우선이다. ‘패스트 패션’으로 옷을 잠깐씩 입는 상황이기 때문에 브랜드의 철학을 소비자에게 보여주지 않으면 제품은 그저 싸구려 옷으로 남는다.

‘자라(ZARA)’나 ‘유니클로’의 경우를 보면 제품이 아닌 파는 방법과 상품 구성을 혁신화한 거다. 업태를 바꾼 거다. 이런 변화를 우리가 먼저 시작했다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다.

- 옷을 잘 팔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 판매 방식에서의 변화가 필요한데, 기업 차원에서도 중요하지만 각 매장에서의 역할 또한 필요하다. 기업 CEO, 임원들이 매장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거기까지 연구하지 않아도 팔렸던 시대를 지나왔으니 그에 대한 분석이 없는 상태다.

- 각 매장을 들여다 보는 이유는.

▲ 예를 들어 코오롱의 경우 매장이 전국에 1000개가 넘는다. 따라서 천 명 이상의 점주가 필요하다. 이 인력들을 모두 키우는 건 힘든 일이다. 고객이 제품을 직접적으로 대하게 되는 것은 매장에서다. 고객 분석, 입지 상권, VM(비주얼 머천다이징, Visual Merchandising)으로서 제품 진열과 연출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고객의 시선을 끈다면 이는 매출로 이어진다.

매장도 하나의 ‘경영’이란 마음가짐을 갖춰야 한다. 경영기법, 분석기법, 수치관리, VM, 접객 서비스, 점장으로서의 리더십 등 다양한 요소들이 조화돼야 한다.

- 고객 분석에서 주가 돼야 할 부분은.

▲ 지금의 데이터 분석은 제품의 생산, 가격, 매장에서의 판매율 중심이다. 기업들은 고객을 분석하는 CRM 부서를 가지고 있지만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없어 매장에 큰 도움은 안 된다. 매장 차원에서의 고객 데이터 분석 기술이 개발돼야 한다.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데이터는 너무 규모가 크다. 상권 내 데이터 분석만 해도 충분하다. 행정구역으로 치면 8~15개 정도의 동이 묶인 정보망 정도다.

 

◆ 한국은 대륙과 섬의 기질 모두를 지닌 나라… 일본, 중국 시장 진출에 유리 

- 한국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 중국과 일본 대신 유럽이나 미국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건 넌센스다. 우리와 체형과 얼굴이 비슷한 국가에 진출하는 것이 성공확률이 높다.

한국은 위치적으로 좋다. 대륙과 섬의 기질을 모두 가지고 있는 나라다. 지금 '인터보그 인터내셔널'은 한중일 3국을 대상으로 하는 기획 프로젝트 중에 있다. 각 나라의 강점을 살렸다. 일본의 소재를 쓰고 상품기획부는 한국에 두고, 생산은 중국에서 하는 식이다.

-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우리가 갖춰야 할 자세는.

▲ 현재 일본에서는 일본 브랜드들도 장사가 안 되는 상황이라 새로운 브랜드를 필요로 한다. 그동안 한국 패션기업들은 일본 시장의 수준이 높다고 생각해 진출에 꺼렸던 측면이 있다. 현지에 맞춰 입지와 상권, 고객 분석, 운영해서 팔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후 진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장사를 하려면 일본 접객 서비스를 해야 한다. 웃는 표정과 친절함이 배어 있는 일본 시장과 달리 그러한 인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가니 잘 안 되는 것이다.

- 중국의 경우는 어떤가.

▲ 일본 또한 중국 시장을 노리고 있는데 워낙 두 나라 간 감정이 좋지 않다. 그에 비해 한국은 일본보다 부정적인 인식이 덜하다. 그 점에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중국 시장의 경우는 일본과 달리 얕잡아 보고 들어갔다가 망한 기업들이 많다. 중국이나 일본으로의 진출이 실패한 이유는 현지화 과정 없이 상품과 브랜드만 믿고 진출했기 때문이다.

- 해외 진출을 하기 위해 정책적으로는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 대구, 경북 지역에 ‘밀라노 프로젝트’ 정책으로 수천억이 쓰인 적이 있다. 각종 패션 관련 센터를 지었는데, 이 혜택은 패션업계 사람들이 아니라 건설업체에 갔다. 이 대신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를 만들었다면 센터 건립비용보다 훨씬 적게 들면서 패션적으로 더욱 발전했을 거다. 패션계에 실질적으로 발전될 수 있는 지원을 해 줘야 한다.

 

<'인터보그 인터내셔널' 김강화 대표는?>

- 서울공대 섬유공학과 졸업, UEDA YASUKO 학원 (日本) 수료.

- 경력: 제일모직 상품기획부장, 경남모직 비비엔폴 사업본부장 이사, 신원 남성복사업 본부장 이사, 톰보이 총괄 전무, 現 인터보그 인터내셔널 대표 컨설턴트, 에리트베이직 사외이사,  DMC(대구 마케팅 센터) 자문위원, FCK(한국패션센터) 자문위원, FIK(코오롱산업연구원) 교수, KFA(한국패션협회) 특별회원, KVM(한국VM연구회) 자문위원, Korea Fashion Store clinic 위원장

- 연구 활동(저서): SPA의 실전과 성공사례, 패션슈퍼바이저의 업무, Visual Merchandising 전략(한국백화점협회), 매출과 Display, POP 기획, 숫자에 강해지는 법, 매장의 효율 향상법, 점포의 진단과 대응 전략, SPA기업의 핵심 기술, Retail Merchandising, 일본패션기업과 유통의 벤치마킹, 일본 진출전략 마케팅의 기본과 상식, 실전패션마케팅, 상품기획의 구체적인 단계, 매장 매뉴얼, In-Store Merchandising, Category Management 등.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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