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8:29 (토)
[SQ포커스] NC다이노스 한국시리즈 구경하는 롯데자이언츠, 더는 지역라이벌 아니다?
상태바
[SQ포커스] NC다이노스 한국시리즈 구경하는 롯데자이언츠, 더는 지역라이벌 아니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0.27 08: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C, 1군 진입 3년만에 KS행…롯데는 최근 4년 연속 가을야구 들러리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한다.

남이 잘되는 것을 마냥 기뻐해 주는 건 어렵다. 특히나 지역 라이벌로 엮인 관계라면 더 그럴 것이다.

2016년 가을, 같은 경남 지역을 연고로 하고 있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표정이 극명하게 갈린다.

NC는 2013년 1군에 처음으로 진입한 뒤 가을야구 3수 끝에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지만 롯데는 2013년부터 4년간 ‘가을 구경꾼’ 신세로 전락했다.

▲ 롯데는 2013년부터 4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2008년부터 2012년까지 가을야구를 경험한 롯데는 그간 옥죄었던 패배 의식을 걷어냈지만 한국시리즈 무대까지는 올라가지 못했다.

롯데가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건 20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검은 갈매기’ 펠릭스 호세가 좌우 타석에서 맹활약했던 1999년이 롯데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참가한 년도다.

롯데가 17년이 지나도록 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NC는 1군 참가 3년 만에 해냈다.

롯데는 2013시즌 순위에서만 NC에 앞설 뿐(롯데 5위, NC 7위), 이후에는 NC에 크게 뒤졌다. 올해도 NC와 롯데의 정규시즌 순위는 6계단이나 차이가 난다. 무려 승률 0.131의 격차다. 이젠 객관적으로도 롯데는 NC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 25일 LG전을 승리하며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NC 선수들이 마운드에 모여 기뻐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일단 공‧수 지표에서 모두 차이가 있다.

NC는 롯데보다 42개 많은 169홈런을 때려냈고 76개가 많은 808타점을 뽑았다. 홈런은 10개 구단 중 4위, 타점은 2위다. 투수 평균자책점 역시 NC가 2위(4.48)인 반면, 롯데는 7위(5.63)다.

타선과 마운드에서 수준차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NC가 빠른 시간에 신생팀 티를 벗고 강팀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반면, 롯데는 5년간 아름다운 시절을 보낸 뒤 다시 2000년대 초반의 암흑기로 접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객관적인 실력의 차이가 양 팀 맞대결에서도 나타났다. 롯데는 올 시즌 NC에 14연패를 당하며 1승 15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NC 상대 연패 기록은 아직 유효하다.

영건 육성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NC가 올 시즌 장현식, 구창모, 배재환, 김준완 등 투타에서 어린 선수들을 주전급으로 성장시킨 반면, 롯데는 박진형 정도만 잠재력이 터졌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유망주들의 성장이 더뎠다.

▲ 김성욱(왼쪽)이 25일 LG전에서 투런 홈런을 친 뒤 팔을 번쩍 들며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두 팀의 성적이 극명하게 갈리다보니 관중 동원에서도 차이가 나고 있다. NC가 2014년을 기점으로 올해까지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롯데는 2012년 마지막으로 100만 관중(137만여 명)을 돌파한 뒤 70~80만 명대로 급격하게 줄었다. 팀 성적과 맞물려 롯데에서 NC로 갈아탄 팬들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사령탑의 차이도 있다. NC는 가을야구 단골손님인 김경문 감독을 선임한 뒤 지금까지 그 체제를 유지해 오고 있지만, 롯데는 최근 3년 동안 감독이 두 번이나 바뀔 정도로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올 시즌에도 조원우 감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았다.

4년 전 NC가 1군 합류를 준비할 때 이를 마지막까지 반대했던 구단이 바로 롯데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4년째 ‘무색무취 야구’를 보여주고 있는 롯데가 1군에서 뛰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할 처지다.

막내 구단 이미지를 벗고 강호로 거듭난 NC와 ‘8888577’ 비밀번호를 찍었던 시절로 돌아가고 있는 롯데의 냉정한 현주소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