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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두번째 배구일기 쓰는 김은섭, '언더독' 우리카드에 불어넣는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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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두번째 배구일기 쓰는 김은섭, '언더독' 우리카드에 불어넣는 투혼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0.27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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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3경기 연속 맹활약, 코트에서 파이팅 외치며 팀 패배의식 걷어내

[스포츠(큐) 이세영 기자] “제가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더라고요.”

자의든 타의든 선수 생활을 그만 둔 뒤 다시 유니폼을 입는 선수들이 흔히 꺼내는 말이다.

올 시즌 V리그에도 배구의 소중함을 알고 돌아온 선수가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한 번 코트를 떠난 뒤 방황하다 현역 복귀를 선언하고 재도약을 노리고 있는 서울 우리카드 김은섭(27‧센터)이 두 번째 배구일기를 활기차게 쓰고 있다.

▲ 김은섭(9번)이 26일 현대캐피탈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김은섭은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천안 현대캐피탈과 2016~2017 V리그 홈경기서 블로킹 2개를 포함해 5득점, 공격성공률 75%를 기록했다. 비록 팀은 세트스코어 2-3으로 졌지만 김은섭은 3경기 연속 중앙에서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국내 최장신인 211㎝의 키를 자랑하는 김은섭은 인하대 시절부터 주목을 받아왔고 2012~2013시즌을 앞두고 인천 대한항공(1라운드 5순위)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프로 생활이 잘 풀리지 않았다. 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배구공을 놓아버린 그는 일반인으로 돌아가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택배 등 아르바이트를 하며 마음을 잡아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지난해 10월에 상무에서 제대한 후 소속팀인 대한항공으로 돌아가지 않은 김은섭은 은퇴를 선언한 뒤 휴식기를 가졌고 우리카드에 입단하며 다시 프로 선수가 됐다.

그는 KOVO(한국배구연맹)컵에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린 뒤 V리그 정규시즌에 돌입했고 이내 코트를 휘저었다. 머리를 짧게 깎았지만 코트를 거침없이 뛰는 모습이 마치 야생마 같았다.

지난 19일 우리카드 홈 개막전이자 안산 OK저축은행과 경기에서 블로킹 4개를 포함해 6점(공격성공률 50%)을 뽑은 김은섭은 3일 후 구미 KB손해보험전에서도 블로킹 2개, 서브에이스 1개를 곁들이며 7점(공격성공률 66.66%)을 뽑아 김상우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 김은섭(가운데)은 센터진이 다소 약하다고 평가받는 우리카드에서 든든하게 한 자리를 메워주고 있다. [사진=서울 우리카드 위비 제공]

신영석이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로 떠나고 주축 센터인 박상하마저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기에 중앙이 고민인 우리카드로선 김은섭의 활약이 매우 고무적이다.

득점할 때마다 목에 핏대를 세우며 파이팅을 외치는 퍼포먼스도 인상적이다. 과하지 않은 동작으로 팀 사기를 끌어올리는 김은섭의 ‘액션’은 그간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던 우리카드의 패배의식을 걷어내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한 번 코트를 떠난 뒤 세상의 차가운 현실을 경험했기에 배구가 더 절실한 김은섭이다. 그가 팀에 이식하는 승리의 기운이 지난 시즌과는 다른 우리카드를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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