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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아이스 탑스', 서울시 우승팀을 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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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아이스 탑스', 서울시 우승팀을 이기다
  • 김종빈 편집위원
  • 승인 2014.10.10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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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U9 전국 아이스하키 대회① 첫 번째 경기

[스포츠Q 김종빈 편집위원] 제1회 U9 전국 아이스하키 대회가 지난달 수원 탑동아이스링크에서 열렸다.  U9은 초등학교 3학년까지의 경기로, 토너먼트 방식이다.

우리 팀은 작년보다 저학년부의 전력이 강하지 않았지만, 여름합숙을 비롯해 열심히 훈련을 했으니 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여 참가를 결정했다.

대진추첨 결과, 첫 상대는 경희초등학교로 올해 저학년부 서울시대회 우승팀이었다. 전국 대회는 이름에 걸맞게 한 팀도 쉬운 팀이 없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대회준비를 하며 시합 당일 오전 운동을 하고 수원으로 향했다.

 

앞서 열리는 경기의 승자는 우리가 이길 경우 맞붙게 될 팀이어서 나는 전력분석을 하고, 코치들은 선수들을 데리고 스트레칭을 하도록 했다.

이번 대회는 우리 팀에서 전국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선수들이 다수 포함이 되어 있어, 선수기용에 어려움이 많았다. 다행히 3학년들은 많은 경험이 있어, 3학년을 중심으로 모든 선수들이 골고루 뛸 수 있도록 조편성을 하고 경기에 임했다.

1피리어드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팀이 첫 골을 넣었다. 상대도 우리 팀의 1학년 두 명이 포워드로 나갔을 때 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다시 우리 팀이 한 골을 더 넣자, 상대팀은 또 다시 우리 팀의 1학년 두 명이 나갔을 때 동점을 만들었다. 1피리어드를 2-2 동점으로 끝내고는 1학년 학생들은 앉혀두고, 2, 3학년을 중심으로 2피리어드부터 경기를 풀어나갔다.

상대팀의 약점은 원맨(One man)팀이란 것이었다. 따라서 2피리어드부터는 1피리어드보다 강력한 밀착마크를 붙여 경기를 풀어나갔다.  앞서 나가긴 했지만 상대팀의 주장이 워낙 잘해서 동점 상황을 계속 내주게 되었다.

 

우리 팀의 골리는 시작한지 한 달이 채 안된 선수라 쉬운 슛도 계속 허용하였다. 반면 상대팀의 골리는 진로를 엘리트 선수로 정하고 1학년 때부터 팀운동 및 개인레슨을 해서 저학년부 최고의 골리란 평을 듣고 있어 경기가 쉽게 기울어지지 않았다.

한 점 앞선 상태로 2피리어드를 마쳤다. 쉬는 시간에 조금 더 힘을 내라고 독려를 하고, 3피리어드에 들어갔다.

이번 경기에서 칭찬을 해주고 싶은 선수는 우리 팀보다 상대팀의 선수들이었다. 서울시 우승팀이라 여태껏 대부분의 경기를 이기면서 풀어나갔을 텐데 뒤지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끈임 없이 우리 팀을 괴롭혔다. 체력도 고갈됐을 것 같은데 계속 동점을 만들어냈다.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결국 상대팀 주장선수에게 7-7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1분 만에 다시 역전에 성공하여 8-7로 경기가 종료됐다.

8-7이란 점수는 감독, 코치들에게는 너무나 잔인한 점수다. 한 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태로 한 시간 동안의 경기를 마치니 선수, 학부모, 코치들 모두 탈진상태가 됐다.

 

경기 후 선수들은 미리 준비한 간식을 먹었고, 코치진은 계속 이겨 올라가면 4강에서 만나게 될 팀의 경기가 다음이라 전력분석을 하고 집으로 향했다.

16강에서 만나는 팀은 작년에 고양시대회에서 상대해 본 팀인데, 급격한 전력상승이 있지 않았다면 우리에게는 쉬운 경기가 될 수 있는 경기여서 8강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잠자리에 들었다.

우리 팀은 창단한지 만 4년이 되지 않아 전국대회 출전도 두 번째이고 해서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고양 '아이스 탑스'라는 팀명을 모른다. 심판들도 모르는 팀이 서울시 우승팀을 이겼으니 대회 최대의 이변이었고, 모든 경기를 보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 최고의 명승부였을 것이다. <계속>

무명팀의 반란은 8강서 끝, 그러나 "정말 많이 배웠다" 도 함께 보세요^^

 

jongbin.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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