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23:17 (목)
[한국시리즈] 그 재밌던 두산 김태형이 달라졌다, 상대가 NC 김경문이니까!
상태바
[한국시리즈] 그 재밌던 두산 김태형이 달라졌다, 상대가 NC 김경문이니까!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10.28 15: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S 미디어데이, 대선배 앞 '어록제조기' 면모 접고 시종일관 겸손

[잠실=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그렇게 재밌던 김태형(두산 베어스) 감독이 입을 다물었다.

개막·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때마다 화려한 언변으로 팬들을 열광시켰던 그는 이번에는 한껏 자세를 낮췄다. 이유가 있다. 상대가 대선배 김경문(NC 다이노스) 감독이기 때문이다.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를 하루 앞둔 28일 잠실구장. 김태형 감독은 김재호, 유희관과 함께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태형(오른쪽) 두산 감독은 대선배인 김경문 NC 감독 앞에 서자 화려한 입담을 잠시 접어뒀다. 

김태형 감독은 “올해도 기대가 크다”는 사회자의 말에 “이렇게 해야 될 것 같다”고 옅은 미소만 띠었다. 취재진의 질문에도 화끈한 입담을 뽐내지 않았다. 시종일관 진지하게 답변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류중일 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향해 “골프는 지고 야구는 이기겠습니다”, 넥센 조상우에게는 “미래가 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죽어라 던지면 후회한다” 등의 어록을 남겼다.

상대는 말로 으름장을 놓기엔 너무도 큰 ‘어른’이다. 둘은 1991년 두산의 전신인 OB 베어스에서 현역 시절을 함께 보냈다. 선수생활 마지막 해를 보낸 김경문 감독이 57경기를, 프로 입문 2년차였던 김태형 감독이 88경기를 뛰었다.

김경문 감독이 두산에서 배터리코치를 지낼 때 김태형 감독은 팀내 최고참으로 선수단을 통솔했다. 지도자로서도 연을 맺었다. 김경문 감독이 2004년부터 두산 지휘봉을 잡았을 때 김태형 감독은 배터리코치로 일했다.

김태형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김경문) 감독님과 생활했다. 겸손하시고 많이 참으시고 선수들을 잘 믿어주신다. 그게 쉬운 게 아니더라”며 “보이지 않는 카리스마, 선수 장악력, 경기 할 때 과감함 등 옆에서 많이 보고 배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빼어난 지도력으로 감독 부임 첫 해 패권을, 정규리그서도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차지했음에도 그는 “저의 장점은 별로 없다”고 겸손해 했다. 9번째 가을야구를 치르는 대선배를 자극하는 멘트는 한 마디도 없었다.

김경문 감독은 “작년 우승팀 감독님이 저를 너무 칭찬해주셨다. 후배 감독이지만 배울 게 많다. 사람을 잘 아우른다. 유머, 재능이 많다”며 “선배로서 배우려 노력한다. 우리도 작년보다는 발톱이 좀 자랐다. 좋은 경기를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준우승 경력만 3회인 김경문 감독의 4번째 한국시리즈 도전이다. 한국시리즈는 2008년 이후 8년 만, 상대는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쓰라린 패배를 안긴 친정 두산인 점이 흥미롭다. 

김경문 감독은 “작년 마지막 경기가 생각났다. 두산에 설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가 많이 간절하다. 2등은 가슴이 많이 아프다. 이번에는 2등 타이틀을 벗겨보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조용한 '김의 전쟁'이다. 한국시리즈 1차전은 29일 오후 2시 열린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