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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유연성' 선언한 슈틸리케, 첫 훈련 키워드는 '수비 조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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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유연성' 선언한 슈틸리케, 첫 훈련 키워드는 '수비 조직력'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07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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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 "새로운 여행의 시작이다"...신태용 코치, "단기간 조직력 올리려는 의도 보여"

[파주=스포츠Q 민기홍 기자] 레알 마드리드 수비 전설다웠다.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사령탑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전술의 유연성’을 강조하며 일정한 포메이션에 구애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첫 훈련부터 수비 조직력을 다지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슈틸리케호 1기' 한국 축구대표선수들은 7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돼 슈틸리케 감독과 상견례를 가졌다. 정오 소집을 완료한 대표팀은 청룡구장에 모여 새로운 수장의 지휘 아래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첫 훈련에 나섰다.

▲ [파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슈틸리케 감독은 수비수들을 향해 끊임없는 주문을 했다.

녹색 매트 위에서 스트레칭을 끝낸 선수들은 제자리에서 뛰면서 쇼트패스를 주고받는 것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카를로스 아르무아 수석코치는 스탠드에서도 들릴만큼 큰 목소리로 보다 낮고 강한 패스, 정확한 볼 컨트롤을 주문했다.

낮은 패스를 주고받던 선수들은 점차 공의 높이를 올리며 공중볼을 주고받았다. 이어 3인이 1조를 이뤄 무작위 방향으로 세고 정확한 패스를 주고받았다. 이 사이 슈틸리케 감독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신중하게 고깔을 놓았다.

그가 신경써서 고깔을 놓은 위치는 오른쪽, 왼쪽 풀백이 움직여야 할 곳이었다.

▲ [파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슈틸리케호 1기 대표팀 선수들이 스트레칭으로 훈련에 돌입하고 있다.

화두는 수비수들의 간격 유지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훈련 내내 수비수들 8명이 모인 그룹에서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는 통역을 통해 8명의 선수들에게 여러 가지 주문을 했다. 낯설어하던 선수들은 차두리의 지휘 아래 이내 서로 소통하며 감독의 요청을 따랐다.

장현수, 김영권, 곽태휘, 홍철, 김기희, 김주영, 이용, 차두리 등 8명의 수비수들은 2조로 나뉘어 각자 포지션에 맞게 정렬했다. 4명의 선수들은 슈틸리케 감독의 구령에 맞춰 재빠르게 오른쪽, 왼쪽으로 간격을 유지하며 한몸처럼 움직여야 했다.

▲ [파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이청용(오른쪽)은 힌 조끼를 입고 박주호(가운데), 기성용과 짝을 이뤄 4명의 수비수들과 상대했다.

눈에 띄는 것은 센터백 1명이 앞으로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것이었다. 곽태휘가 수비형 미드필더쪽으로 올라가는 순간 3명의 수비수들이 중앙으로 한데 모이는 훈련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훈련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대 축구에서 중요한 것은 전술의 유연성”이라고 강조하며 “경기마다 전술을 다르게 함으로써 대표팀이 성장한 것을 보여주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는 축구팬들의 관심과 이목이 집중된 첫 훈련에서 포백과 스리백 어떤 전술을 쓰더라도 전력을 유지하려는 강한 의지가 보여준 것이다.

나머지 12명의 선수들은 6명씩 나뉘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 조는 족구를 하며 웃음꽃을 피웠고 또 다른 한 조는 원을 그려 미니게임을 했다. 4명의 선수들은 빠른 패스를 주고받았고 2명은 이를 뺏기 위해 달려들었다.

▲ [파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은 족구 훈련을 하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족구와 미니게임을 한 공격수와 미드필더 조에선 웃음소리가 터져나온 반면 수비수들의 훈련에서는 진지함이 묻어나왔다. 슈틸리케 감독은 12명의 선수들을 수비수들 쪽으로 불러모으더니 4인 1조로 3팀을 만들어 2개 수비조와 경합을 시키기도 했다.

신태용 코치는 첫 번째 훈련 후 인터뷰에서 “감독님께서 수비수 출신이셔서 그런지 수비의 중요성을 무척 강조하셨다. 조직력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며 “시간이 많이 없는 와중에 수비 조직력을 다지는 의도가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슈틸리케 감독께서 선수들이 많이 피곤할 것이기 때문에 가벼운 훈련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면서 “편하고 즐겁게 훈련에 임하되 집중해줄 것을 끊임없이 강조했다”고 밝혔다.

▲ [파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슈틸리케(오른쪽) 감독이 턱에 손을 올린 채 무언가를 고심하고 있다.

이날 훈련은 오후 7시10분경이 돼서야 끝났다. 해는 떨어지고 기온은 내려간 상황에서도 코너킥을 클리어링하는 훈련까지 더했다. 신 코치는 2시간의 훈련 시간이 다소 길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통역을 거치다보니 아무래도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오늘이 대표팀의 새로운 여행의 시작"이라며 닻을 올린 슈틸리케호의 수비는 훈련한 만큼 얼마나 탄탄한 조직력을 보여줄까.

오는 10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파라과이전과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코스타리카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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