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09:41 (금)
'장갑작가' 정경연 초대 개인전 '정경연 전(展)' 연다…'섬유공예와 회화의 접맥 40년의 축적’
상태바
'장갑작가' 정경연 초대 개인전 '정경연 전(展)' 연다…'섬유공예와 회화의 접맥 40년의 축적’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6.10.29 10: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류수근 기자] 40여 년의 세월동안 오로지 장갑만을 모티브로 작업을 해온 작가가 있다. ‘장갑의 작가’로 유명한 정경연이다.

정경연(홍익대 미술대학 교수) 작가 초대 개인전 ‘정경연 전(展)’이 오는 11월 2일부터 29일까지 현대화랑에서 열려 주목을 끌고 있다.

미술평론가 윤진섭 씨는 평론에서 “그가 그동안 해 온 작업의 내용을 검토해 보면 그의 작업이 단순히 ‘장갑’이라는 특정의 소재적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장갑을 둘러싼 다양한 기법과 다원적 표현 방법의 축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전모를 알 때, 비로소 우리는 감탄을 하게 되며, 창작의 역사가 40년에 이른 한 작가의 내면의 세계가 이렇게 다채로울 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정경연의 작품세계를 개괄했다.

정경연 작가 [사진= 현대화랑 제공] 

윤진섭 평론가는 또 “정경연의 경우에 있어서 그를 가리켜 단순히 장갑이라는 기성 사물의 축적에 의한 아상블라주 작가 정도로 치부하게 되면, 우리는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보다 온당한 가치의 부여는 그보다는 오히려 그가 오랫동안 추구해 온 회화적 기법의 세계에 대해 주목할 때 비로소 적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며 섬유공예와 회화의 접맥을 높게 평가했다.

이와 함께 윤진섭 평론가는 “정경연은 검정과 흰색, 그리고 그 사이에 존재하는 미세한 중간색들이 보여주는 색의 스펙트럼을 통해 불교에서 말하는 원융무애(圓融無礙)의 사상을 도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그의 작품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서 앞으로의 활동이 주목된다”고 전망했다.

어울림2016-07, Mixed media and various Techniques on canvas 162.2x130.3cm, 2016 [사진= 현대화랑 제공]

1970년대 중반 유학 시절의 소중한 경험은 정경연 작가가 평생 장갑을 오브제로 선택한 계기가 되었다. 대학 2학년 때 결혼해서 유학을 갔는데 한국에서 어머니가 보낸 소포 안에 허드렛일을 할 때 쓰라고 보낸 한 뭉텅이의 면장갑이 들어 있었다. “그때 기도하는 사람들의 손, 어머니의 따뜻한 손 등이 한꺼번에 떠올랐다”는 것이다.

이후 정경연 작가는 디자인적 개념에서 주로 해석했던 섬유미술을 조형미술 영역으로 확장시킨 점을 인정받아 미술기자상(1988), 제1회 석주미술상(1989)도 수상했다.

어울림 2016-23, 91x73cm, Cotton gloves and acrylic on canvas, 2016 [사진= 현대화랑 제공]

이번 현대화랑에서 열리는 정경연 개인전에는 새로 제작한 평면 작품들이 주로 출품될 예정이다. 화려한 색채로 이루어진 신작들은 아크릴 컬러로 장갑을 그린 뒤, 그 위에 염색한 실을 잘라 붙인 것이다. 염색된 장갑을 직접 붙인 기존의 작업과 반대의 콘셉트로 이루어진 것이 이번에 공개되는 신작의 특징이다.

이번 ‘정경연 전’에서는 섬유, 회화, 조각, 판화, 비디오설치 등 다양한 매체와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의 작품 50여 점이 선보인다. 정경연 작가가 오랜 침묵을 깨고 이루어진 전시여서 그간에 축적된 또 다른 조형적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