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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진짜' 무색해진 '진짜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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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진짜' 무색해진 '진짜 사나이'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0.08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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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리얼 입대 프로젝트로 인기리에 방영 중인 MBC TV ‘진짜 사나이’의 ‘리얼’과 ‘진짜’가 무색해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7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진짜 사나이’에 나오는 침대 등은 실제로 군 시설에는 없는 세트장이다. 장병들은 실제로 방바닥에서 생활한다. 생활관에 20명씩 자는데 방송은 9명이 잔다. 이렇게 생활하는 군인은 없다. 계급이나 직책, 업무도 바꿔서 연기하고 있다. 실제 군대 모습을 연예인들이 체험하듯 쇼로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복지회관 장병은 국직부대 보직이 있지만 사단 예하 복지회관의 장병들을 데려다 쓰고 있다"며 "장병들은 거의 노동자들이 생활하는 시설 같은 막사에서 생활한다"고 지적했다.

▲ '진짜 사나이'[사진=MBC 제공]

논란이 일자 제작진은 "대부분의 촬영은 실제 생활관에서 진행했다. 촬영 장비의 설치와 반입이 어려운 비좁은 공간이 있을 때는 해당 부대 내 다른 공간에서 촬영했다"고 밝힌데 이어 “실제 기준에 준하는 시설로 꾸몄기 때문에 군대를 왜곡하거나 비하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 역시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김광진 의원의 문제제기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진짜 사나이’와 관련해 군은 기본적으로 진솔한 모습 보여줘야 한다는 방향으로 협조하겠다"며 "장병은 누구나 똑같은 국민의 기본적인 의식주 여건이 구비돼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잘못된 것은 고치겠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실제 국방부가 김광진 의원에게 제출한 ‘진짜 사나이’ 지원현황에 따르면 2013년 3월 육군훈련소를 시작으로 1년6개월 동안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육군 18개 부대, 해군 3개 부대에서 촬영했다. 부대 당 약 5일간 촬영하고 있고 군은 출연인원과 생활관, 훈련장, 개인화기 등 장비를 지원했다.

문제가 된 세트장 촬영도 확인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육군 7공병여단, 27사단 등 7개 부대에서 촬영장비 설치 등을 이유로 실제 생활관이 아닌 다목적실, 간부연구실 등을 실제생활관인 것처럼 꾸며 촬영한 것이다. 해군 2함대 참수리 327정 촬영 당시에도 생활관 공간부족을 이유로 생활관 건물 내 방송국 제작 침실에서 생활관인 것처럼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생활관 촬영에서도 대부분 9~12명이나 재실 인원이 차이가 났다.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들이 군부대를 찾아 군인들의 훈련과 일상을 직접 체험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로 군대를 경험한 남성 시청자의 향수를 자극하고, 청소년 및 여성 시청자들에게는 호기심과 재미를 충족시키며 큰 인기를 얻어왔다. 톱스타들이 군이라는 엄격한 계급사회에서 새파란 장병들과 어울려 낑낑대며 군사훈련을 받고, 혹독하게 혼나는 모습 등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만끽했다. 특히 ‘뜨거운 전우애’는 점점 개인화되어가는 현실에서 집단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했다. 군에 대한 이미지 개선과 군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군대 내 총기사건, 구타와 가혹행위가 잇따르는 상항에서 화기애애한 군의 모습만 카메라에 담아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가’를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현실은 열악한 장병 복지와 생활관인데 ‘꾸며가면서까지’ 촬영한 것도 마뜩치 않다. ‘진짜 사나이’를 보며 흘렸던 웃음과 눈물이 허탈해지기까지 한다.

예능을 등에 업은 홍보, 군을 이용한 시청률 올리기라는 목적으로 군과 제작진이 어깨동무를 했다면 이젠 군의 아픈 곳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데 머리를 맞대야하지 않을까. 시청자는 ‘진짜’를 보고 싶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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