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07:51 (목)
[뷰포인트] '옥중화' 결국 50부작도 모자랐다…윤원형 몰락, 결국 마지막회에서야 겨우 이뤄진다
상태바
[뷰포인트] '옥중화' 결국 50부작도 모자랐다…윤원형 몰락, 결국 마지막회에서야 겨우 이뤄진다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11.06 07: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허준'부터 시작해 '이산', '대장금', '동의' 등 역대급 사극을 연출해온 사극의 거장 이병훈 PD가 야심차게 선보인 '옥중화'가 드디어 마지막회 한 회만을 남겨두게 됐다. 그리고 이병훈 PD는 마지막회 직전까지도 펼쳐놓은 이야기들을 채 수습하지 못하면서 모든 이야기를 최종회에 몰아서 끝내야 하는 버거운 상황에 이르고야 말았다.

5일 방송된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극본 최완규·연출 이병훈 최정규) 50회에서는 명종(서하준 분)이 쓰러진 틈을 타 윤원형(정준호 분)이 대윤 일파를 뿌리뽑기 위해 강선호(임호 분)와 성지헌(최태준 분) 등 조정 내부의 대윤 일파에게 역모죄를 뒤집어 씌우는 모습이 그려졌다.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에서 옥녀(진세연 분)는 마지막회를 앞두고 비로소 윤원형(정준호 분) 일파에 맞서 사병들을 일으키게 된다. [사진 = MBC '옥중화' 방송화면 캡처]

윤원형은 명종이 쓰러진 사이 대윤 일파를 역모죄로 몰아가며 강선호와 성지헌 등을 의금부로 압송해 고문을 하기 시작했고, 아직 체포되지 않은 옥녀(진세연 분)와 윤태원(고수 분)을 방을 붙여 수배했다. 

윤원형과 정난정(박주미 분) 일파가 전가의 보도인 '역모죄'를 끄집어내며 옥녀와 윤태원과의 승부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하필 이 순간 윤원형의 누이이자 소윤 일파의 중심인 문정왕후(김미숙 분)가 세상을 떠나게 됐다. 

'옥중화'가 비록 실제 역사와 상당부분 다른 팩션이긴 하지만, 실제 역사에서도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윤원형의 몰락이 문정왕후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옥녀와 윤태원이 현재의 열세를 뒤집을 절호의 기회를 얻은 셈이 됐다.

문제는 '옥중화'가 마지막회를 앞둔 시점에서야 겨우 윤원형이 몰락할 징조를 보여주는 것에 그쳤다는 점이다. 총 50부작으로 기획된 '옥중화'는 2016 리우올림픽으로 인한 결방이 몇 차례 있었고, 편성을 맞추기 위해 1회 연장을 해서 6일 총 51회로 막을 내릴 예정이다. 하지만 마지막회를 앞둔 지금 시점까지도 아직 윤원형 일파는 건재하고, 이제야 겨우 옥녀와 윤태원이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가 갖춰졌다.

역모죄를 뒤집어쓴 옥녀와 윤태원은 상단의 호위무사들과 저잣거리의 왈패들, 그리고 강선호가 키운 무사들을 모두 긁어모아 윤원형 일파와의 마지막 승부에 나서게 됐다. 반년 넘게 방송되는 동안 이야기가 핵심을 찌르지 못하고 계속 변죽만 울린다는 평가를 받던 '옥중화'는 그 평가처럼 실제로 마지막회 직전까지 펼쳐놓은 이야기들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했고, 결국 마지막회에서 옥녀와 윤태원의 연합이 윤원형 일파와 힘 대 힘으로 맞붙는 다소 우악스런 결말을 선택하는 악수를 두게 만들었다.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 [사진 = MBC '옥중화' 방송화면 캡처]

뿐만 아니라 '옥중화'는 예고된 이야기를 제대로 펼쳐내지도 못하며 사극의 거장 이병훈 PD의 자존심을 톡톡히 상하게 만들었다. 당초 '옥중화'는 옥녀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궁궐 최고의 어의인 대장금과 조선 최고의 기생 황진이, 의적 임꺽정 등을 만나 이들과의 기연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낸다고 했다. 하지만, 옥녀와 명종의 삼각관계 등 중반부에 흐지부지 펼쳐진 이야기들로 인해 결국 옥녀의 성장에 큰 비중을 차지했어야 할 세 명의 특별출연은 아예 등장도 하지 못한 채 사라지게 됐다.

'옥중화'는 팩션 사극으로서 그동안 사극에서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전옥서나 외지부 등 신선한 소재를 다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정작 드라마는 신선한 소재에 지나치게 매달리다보니 중요한 사건과 인간관계의 표현에서는 진부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결국 밀린 숙제를 개학식 전날 몰아서 하는 것처럼, 마지막 회에서야 비로소 윤원형과 정난정 일파를 몰락시키기 위한 싸움이 벌어지는 다급한 결말로 이어지게 됐다.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이라는 이름값에 분명 못 미치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관련기사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