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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수목드라마 시청률 경쟁 왜 '그들만의 리그'로 추락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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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수목드라마 시청률 경쟁 왜 '그들만의 리그'로 추락했나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0.1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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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수목드라마 시청률 전쟁이 '절대 강자도 약자도 없는'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현재 지상파 3사 수목드라마들은 선두와 꼴찌의 차이가 5% 내외의 시청률로 역대 어느 시절에도 없던 기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도대체 이유가 뭔지 원인을 짚어 봤다.

▲ '내 생애 봄날' 포스터. [사진=MBC '내 생애 봄날' 제공]

9일 방송된 지상파 3사 수목드라마 MBC '내 생애 봄날'(이하 '내봄날')과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이하 '내그녀'), 그리고 KBS 2TV '아이언맨'의 시청률은 각각 9.1%(이하 닐슨 제공, 전국기준), 6.4%, 4.3%를 기록 중이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하면 선두와 꼴찌가 고작 4.8%에 불과하다. 더욱 주목할 점은 세 드라마 모두 방송 이래로 시청률 두 자릿수를 기록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월화드라마들 역시 수목드라마들과 마찬가지로 박빙의 시청률 차이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하지만 월화드라마들은 시청률 한 자리로 선두와 꼴찌 경쟁을 벌이고 있지는 않다.

▲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주연배우 정수정, 정지훈. [사진=스포츠Q DB]

그렇다면 원인이 무엇일까? 방송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모바일의 발전과 케이블, 종합편성채널의 선전을 주된 이유로 설명하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것은 모바일 다운로드 시청자의 증가로 수목드라마 시청률이 시원치 않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종편과 캐이블이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지상파 드라마 시청자들이 이탈하고 있다는 것을 원인으로 들고 있다.

관계자들의 주장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최근 지상파 TV 시청률 추이를 보면 하락추세가 뚜렷하다. 모바일 다운로드나 케이블, 종편으로의 시청자 이탈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 KBS 2TV '아이언맨' 주연배우 신세경, 이동욱. [사진=스포츠Q DB]

그러나 이런 원인이 현재 수목드라마들이 펼치고 있는 '약자들의 이상한 싸움'을 100%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상대적으로 월화, 주말 드라마 라인업들의 경쟁 추세는 예전과는 별반 다르지 않은 두 자릿수 시청률 전쟁을 펼치고 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생성되는 드라마 관련 이슈도 뚜렷하다. 심지어 주말드라마에서는 MBC '왔다! 장보리'가 37%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결국 수목드라마 '약자들의 싸움'은 시청자들을 휘어잡지 못하고 있는 작품 자체의 내적 문제도 큰 몫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포스터. [사진=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제공]

현재 세 개의 작품 모두 시청자들로부터 큰 이슈를 끌지 못하고 있고 작품적인 호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수목드라마 1위를 달리고 있는 '내봄날'의 경우 감우성과 수영의 좋은 연기력은 인정받는 분위기지만 내용 자체가 그동안 앞선 드라마들이 많이 다루던 심장 이식 소재를 다루며 강한 흡입력은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2위인 '내그녀'의 경우는 일부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이 있었고 '내봄날'과 마찬가지로 식상한 로맨스 소재를 사용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아이언맨'의 경우는 연기적인 부분이나 소재의 참신성에서는 인정받는 분위기지만 너무 소재가 생소한 나머지 대중성을 잃어버린 '복잡한 작품'이라는 혹평을 얻고 있다.

이처럼 현재 지상파 수목드라마들은 작품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어필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각자의 단점을 지니고 당혹스러운 싸움을 펼치고 있다.

▲ KBS 2TV '아이언맨' 포스터. [사진=KBS '아이언맨' 제공]

'맥빠지는 시청률 경쟁'이 일부 관계자들의 주장처럼 지상파 시청률의 전체적인 하락에서 비롯된 한 원인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시청자는 냉혹하다. 지상파의 전체적인 시청률 하락이니 케이블과 종편으로의 이탈이니 하는 현상 속에서도 재미있고 참신한 드라마라면 분명 본방 시청면에서도 큰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만 해도 '별에서 온 그대', '왔다! 장보리' 등과 같이 30%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올렸던 작품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것은 이를 잘 입증해 준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 시청자 이탈이라는 핑계가 아닌 참신한 소재와 재대로된 연기력을 갖춘 드라마 제작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소리다.

수목드라마들이 포진한 시간대는 최고의 프라임 시간대다. 이런 프라임 시간대에서 시청자들이 바라는 욕구를 제대로 채워주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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