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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양궁 이명구, 런던의 아쉬움 '금빛 화살'로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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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양궁 이명구, 런던의 아쉬움 '금빛 화살'로 날린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0.1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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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아시안게임 D-6] 추락 사고로 하반신 마비 "체력 다할때까지 활 당기고 싶다"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장애인아시안게임 첫 출전이라 기대도 되고 부담도 됩니다. 국민들에게 금빛 화살 날려 드릴게요.”

이명구(46·광주시청)가 처음으로 출전하는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 개인전에서 금메달 획득을 약속했다.

이명구는 2012 런던 패럴림픽에서 정영주(44), 김석호(50)와 팀을 이뤄 나간 단체전에서 러시아에 200-206으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 생애 처음으로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이명구가 "2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아쉬웠던 기억을 개인전 금메달로 만회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인천APG조직위원회 제공]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한국은 런던에서 3연패를 노렸지만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이명구는 그 때의 아쉬움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날릴 것을 다짐했다.

이명구는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장애인이 됐다.

아파트 5층에서 텔레비전 안테나를 설치하다가 추락한 그는 하반신이 마비되는 장애 판정을 받았다. 전도유망한 20대, 군에서 제대한 지 얼마 안됐을 때 일이었다.

이후 이명구는 병원과 복지관에서 재활치료를 받은 뒤 직업 전문학교를 마치고 컴퓨터그래픽 분야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장애를 겪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딱 10년이 걸렸다. 그리고 그 시간이 지난 뒤 운명처럼 양궁을 만났다.

2004년 복지관에서 체력단련을 하고 있었던 이명구에게 양궁을 먼저 시작한 선배들이 양궁을 배워볼 것을 권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워낙 차분한 성격이라 양궁과 잘 맞았던 것 같다”며 “당시 안정적인 직장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생활체육으로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 이명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가 없음을 강조하며 대중들의 올바른 시선과 의식을 부탁했다. [사진=인천APG조직위원회 제공]

하지만 이제는 양궁이 이명구의 삶의 전부이자 그의 삶을 움직이는 중심이 됐다.

“양궁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 항상 아쉬워요. ‘조금 더 빨리 시작했다면 얼마나 더 많은 걸 이룰 수 있었을까’하고 생각하면 설레요. 양궁은 나이 제한이 없으니 체력이 될 때까지 평생 즐기고 싶습니다.”

그는 양궁의 가장 큰 매력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기 규정이 똑같은 것을 꼽았다.

“양궁은 한국이 세계 최고입니다. 이 때문에 더욱 자부심을 갖고 있지요. 실력을 더 쌓아서 언젠가는 비장애인 선수와 같이 경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이어 그는 “양궁과 같이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할 수 있는 경기가 많은 만큼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장애인이니까 못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눈초리가 두렵지만 장애인은 단지 휠체어를 탔을 뿐 다를 것이 없다”고 올바른 시선과 인식을 당부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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