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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PG 화제의 자원봉사자들도 '열정의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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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PG 화제의 자원봉사자들도 '열정의 물결'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11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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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AG D-7] 최연소, 최고령, 타국적 봉사자들의 지원 결의

[스포츠Q 민기홍 기자] 45억 아시아인의 축제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은 막을 내렸지만 다음주부터는 또 하나의 축제가 스포츠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이 오는 18일 개막해 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장애인아시안게임에는 15세부터 84세까지 봉사를 자처한 이들이 있다.

“어리다고 놀리지 말라”며 ‘근성’으로 승부하겠다는 최연소 학생부터 유창한 일본어 실력으로 통역 봉사자로 일하게 될 최고령 할아버지까지. 자원봉사자들은 하루 빨리 대회가 시작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 최연소 자원봉사자, "근성을 보여줄 것"

▲ 중학교 2학년 주이현 양은 '근성'을 강조하며 막내로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사진=인천APG조직위원회 제공]

“어리다고 놀리지 마세요. 저도 떳떳한 자원봉사자랍니다.”

자원봉사자 주이현(15·청라달튼외국어학교) 양은 아직도 봉사자로 선정된 것이 꿈만 같다. 45억 아시아인이 함께 하는 국제 행사에서 자신에게 임무가 주어졌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 양처럼 어린 학생이 국제대회 자원봉사자에 선정되는 일은 매우 특별한 경우다.

그는 부모의 사정으로 6세 때 미국에 건너가 생활하다 11세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현재 한국에서는 중학교 2학년으로 인천 청라에 위치한 외국인 학교에 다니고 있다.

주 양은 선배들에게 먼저 자원봉사자 신청기회가 주어지는 바람에 기회가 오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담당선생님을 찾아가 상담하고 신청해 최종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그는 “평소에도 장애인 돕는 일을 좋아하는데 작년에 선배들이 다른 장애인 행사에 도움을 주러 가는 모습을 보고 멋져 보여서 더욱 참여하고 싶었다”며 “봉사를 하려는 마음을 가지니 대회의 의미가 더 잘 느껴지고 많이 생각해 보게 됐다. 이번 대회는 살펴볼수록 그 의미가 깊은 대회다. 막내로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할 계획이니 지켜봐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주 양은 매주 금요일 저녁 특별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장애인 연극수업 보조교사로 참여하고 있는 것. 장애인의 감정치료에 대해 더 공부를 하고 싶을 정도로 평소에도 장애인에 관심이 깊다.

주 양은 ‘나이가 어린데 어떻게 하느냐’, ‘작은 체구로 어떻게 할 거냐’는 주위의 걱정에 “근성을 보여주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 나이는 숫자일 뿐, “제가 하는 일을 봐주세요” 

▲ 최고령 자원봉사자 한용석 씨는 일본어 통역을 맡았다. [사진=인천APG조직위원회 제공]

인천 부평구에 거주하는 한용석(84) 씨는 봉사자 중 가장 나이가 많다.

한 씨는 적극적으로 이번 대회 자원봉사에 지원했다. 인터넷으로 직접 지원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면접까지 완벽하게 통과했다. 한국전력 근무 당시 일본 바이어를 응대하던 실력으로 이번 대회에서 당당히 VIP 일본 통역을 맡았다.

자원봉사자 교육 현장에서도 한 씨는 유명스타가 됐다. 사회자가 “여기 84세 봉사자분이 계시다”라며 그를 특별히 소개했고 자리에 참석한 동료들이 큰 박수를 보내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 씨의 도전은 이례적이고 스스로에게도 자신의 열정과 도전 정신을 겨루는 뜻깊은 자리다.

그는 평소 국제봉사기구인 키와니스 한국지구 원로대표로 꾸준히 봉사를 해왔다. 인천 아시안게임 테니스와 정구 경기에서도 일본어 통역으로 활약했다.

그는 “며느리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아버님 최고’라고 응원을 한다”며 “아침마다 파이팅이라는 문자를 보내줘 더욱 기운이 나 기쁜 마음으로 봉사를 할 수 있었다”고 가족에 대한 각별한 정을 표현했다.

한 씨는 그동안의 봉사 경험을 살려 이번 대회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에 또 다시 가슴이 설렌다. 하지만 가끔은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나이가 많다고 지나치게 배려를 해주는 것에 오히려 미안함을 느낀다.

그는 “나이가 많아도 열정만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 이번 대회는 몸이 불편한 선수들이 참여하는 만큼 더 큰 감동과 도전 정신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며 “내가 나이라는 벽을 넘고 싶은 것처럼 선수들도 장애라는 벽을 넘어 최고가 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시민 여러분이 와서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 대만인 강리청 씨는 장애인을 돕고 싶다는 열의만으로 이번 대회 자원봉사에 지원했다. [사진=인천APG조직위원회 제공]

◆ 열혈 봉사소녀, 대회 1주일 전부터 동분서주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대만 사람이지만 인천에서 큰 행사를 한다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어요. 정말 설레고 가슴 뛰어요.”

올해로 열아홉 살인 강리청(19) 씨는 장애인을 돕고 싶다는 열의만으로 이번 대회 자원봉사에 지원했다.

강 씨는 아버지가 대만인으로, 지난달 인천화교중산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도 아버지를 따라 대만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고향인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각별하다.

그는 이번 대회가 인천에서 열리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고 학교를 졸업하기 직전 자원 봉사자 모집을 하자 누구보다 앞장서서 지원을 했다. 주변에서 뜻을 함께하는 친구들이 많아 이번 대회에 같이 참여했다.

강 씨는 평소에도 지역 공부방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의 공부를 도와주며 재능기부를 하는 열혈 봉사 소녀다. 이번 대회 왕산 요트경기장 통역을 맡은 그는 경기장에 미리 나가 전문용어 공부를 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또 그는 대회를 앞두고 진행된 자원봉사자 교육에서 장애인 봉사를 맡을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다시 한 번 새겼다. 장애인들을 배려하되 그들이 불쾌감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도와야 한다는 것.

강 씨는 대회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남겼다. 또 오직 이 순간을 위해 땀흘려온 장애인 선수들에게 많은 관심과 응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을 사랑하는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게 돼 기쁘다. 개인적으로는 장애인 봉사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고 애정도 많아졌다”며 “무엇보다 이번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바란다. 작은 힘이지만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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