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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한국, 잉글랜드에 '남자축구 불패신화' 믿어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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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한국, 잉글랜드에 '남자축구 불패신화' 믿어지나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11.10 2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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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각급 남자 대표팀 총 2승 6무...축구종가도 태극전사엔 무력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잉글랜드 통산전적 2승 6무.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우세라고 봐도 전혀 이상할 게 없지만 엄연히 한국의 불패신화다.

A대표팀부터 올림픽, 청소년대표팀을 통틀어 한국 남자축구가 잉글랜드를 상대로 거둔 무패 성적인 것이다. 

축구종가로 세계 축구계에서 위상을 인정받고 있는 삼사자군단 잉글랜드를 상대로도 태극전사들은 전혀 기죽지 않았다.

10일 수원 컨티넨탈컵 U-19 4개국 친선대회 2차전에서 잉글랜드를 만난 한국 U-19 대표팀은 선제골을 내주고도 바르셀로나 이승우의 전방위 활약 속에 이유현의 프리킥 동점골과 강지훈의 감아차기 역전골을 묶어 2-1로 승리했다. 한국은 2연승으로 우승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이날 집념의 역전극처럼 한국 각급 대표팀은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았다. 당대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인 마이클 오언을 필두로 한 잉글랜드 대표팀을 상대로도, 영국 연방팀으로 라이언 긱스(웨일스)를 전면에 내세운 올림픽 대표팀에도 단 1승도 내주지 않았다.

한국 축구팬들로선 영원히 잊지 못할 2002년 한일 월드컵. 국민적 축구 열기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열린 잉글랜드전에서 발화됐다. 2002년 5월 21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유일하게 격돌했던 A매치는 축구팬들에게 아직까지 회자되는 경기 중 하나다.

당시 잉글랜드의 라인업은 화려했다. 공격진에는 오언과 에밀 헤스키, 조 콜, 미드필더로는 폴 스콜스, 오언 하그리브스 등이 나섰다. 수비에는 리오 퍼디난드가 중심을 잡았다.

잉글랜드는 스콜스의 패스를 받은 오언이 선제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박지성이 이천수의 패스를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당시 우승후보로 꼽혔던 막강 스쿼드의 잉글랜드와 1-1로 비긴 한국은 자신감을 얻어 승승장구하더니 월드컵 4강 신화까지 이뤄냈다.

한국-잉글랜드 A대표팀간 통산전적이 1전 1무라면 한국 올림픽대표팀도 잉글랜드에 패배가 없었다. 2전 2무다.

특히 2012년 런던 올림픽 8강전은 인상적이었다. 당시 대표팀은 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가 연합하 영국 연방팀을 상대했다. 우승을 간절히 원했던 영국은 화려한 스쿼드로 한국의 기를 압도하고자 했다. 주장 긱스(은퇴)를 필두로 다니엘 스터리지, 조 앨런(이상 리버풀), 아론 램지(아스날), 대니 로즈(토트넘 핫스퍼), 라이언 버틀랜드(사우샘프턴) 등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맹활약하는 스타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의 활약을 앞세워 연장 후반까지 1-1로 맞섰다. 공식적으로는 무승부로 남았지만 한국은 승부차기 끝에 5-4로 이겨 올림픽 4강에 진출했고 3-4위전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 신화를 일궈냈다.

2014년 5월 U-21 대표팀이 나선 툴롱컵에서도 한국은 0-1로 뒤지던 후반 이창민(제주 유나이티드)이 동점골을 넣어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이 무승부로 대등하게 대항했다면 한국 20세 이하 대표팀은 오히려 잉글랜드를 압도했다. 통산 전적은 2승 1무.

첫 대결은 1993년 3월 호주에서 열린 U-20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로 1-1로 비겼다. 이후 13년 만에 만난 지난 6월 3일 U-18 대표팀 간 친선경기에서는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잉글랜드에 승리를 거뒀다.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와 김진야(대건고)의 연속골로 2-0 완승을 챙겼다. 안방에서 열린 경기였지만 잉글랜드가 루카스 음메차(맨체스터 시티), 앤서니 에반스(에버튼) 등 EPL 유망주들을 대거 포함시켰다는 점에서 평가절하될 이유가 전혀 없었다.

17세 이하 대표팀도 패배를 몰랐다. 한국 U-16 대표팀은 2014년 4월 프랑스 마뢰이유쉬르레에서 열린 몬디알 풋볼 몽테규대회 잉글랜드전에서 이승우의 골로 1-1로 비겼다.

최진철 감독이 지휘한 한국 U-17 대표팀은 지난해 10월 칠레에서 열린 U-17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잉글랜드와 0-0으로 비겼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무실점으로 2승 1무를 거둔 한국은 2위 브라질(승점 6), 3위 잉글랜드(승점 2)를 제치고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쾌거를 이뤘다. 반면 잉글랜드는 2무 1패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맛봤다.

여자 축구대표팀도 축구종가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A대표팀은 1무 1패를 거뒀지만 U-20 대표팀은 2무였고 U-17 대표팀은 2008년 11월 미국에서 개최된 U-17 여자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잉글랜드를 3-0으로 대파하고 8강에 진출했다.

잉글랜드를 만났던 한국 남녀 대표팀의 총 전적은 3승 9무 1패. 축구종주국 잉글랜드 축구도 태극전사 앞에만 서면 위세를 잃었다. 

이런 추세라면 한국축구로선 국제무대에서 오히려 잉글랜드와 만나기를 바라야 하는 것은 아닐까. 즐거운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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