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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우사인 볼트 축구 도전, 스포츠스타 '외도' 얼마나 성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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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우사인 볼트 축구 도전, 스포츠스타 '외도' 얼마나 성공했을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11.13 2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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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황제 조던-NFL 출신 티보 야구도전 실패, 육상스타 봅슬레이 전업은 성공적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축구광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열혈 팬으로 알려진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가 축구선수 도전의 꿈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과거 수차례 맨유 입단을 통해 축구선수로 뛰어보겠다는 희망을 피력해왔던 우사인 볼트지만 이번에는 뜬구름만 잡는 헛된 이야기로 끝날 것 같지 않다. 우사인 볼트는 13일(한국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인터뷰를 통해 육상선수 은퇴 후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훈련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우사인 볼트가 축구선수로 변신에 성공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축구선수가 될 것임은 분명하지만 과연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유명 선수들의 ‘종목 외도’를 통해 우사인 볼트의 축구 전향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다. 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에 3연패를 안긴 조던은 1993년 돌연 농구계를 떠난다. 아버지가 총격으로 사망한 충격을 이기지 못한 것. 평소 야구를 좋아하기로 유명했던 조던은 돌연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는다.

코트를 떠난 조던은 야구장에도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지만 성적은 초라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더블A 버밍엄에서 주로 선수 생활을 한 조던은 127경기에 출전해 홈런 3개, 51타점, 30도루를 기록했다. 타율 0.202(436타수 88안타), 출루율 0.289, 장타율 0.266에 그쳤다. 야구선수 조던은 낙제점을 받았다.

1995년 다시 시카고 불스로 복귀한 조던은 다시 팀의 3연속 우승을 이끌며 2번째 전성기를 구가했다. 조던의 경우만 놓고 보면 우사인 볼트의 축구선수 전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에는 미식축구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쿼터백 출신 팀 티보도 MLB에 노크를 했다. 티보는 고교 2학년 때까지 야구를 했지만 이후 미식축구에 전념하며 2010년 덴베 브롱코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여러 팀을 전전한 끝에 방출됐고 11년 만에 방망이를 다시 잡은 것.

▲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1993년 돌연 농구계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야구선수로 활약했다. [사진=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캡처]

티보는 MLB스카우트가 지켜보는 가운데 쇼케이스를 통해 빠른 주력과 준수한 타구 비거리를 자랑했다. 결국 티보는 뉴욕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애리조나 가을리그에서 1할 대의 타율에 그쳤다.

하지만 우사인 볼트 축구 전향을 자극하는 반대 케이스도 있다. 육상 스타들의 봅슬레이 도전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 단거리 선수들의 폭발적인 힘과 스피드가 봅슬레이의 스타트 과정에 적절하게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로도 잘 나타났다.

2016 리우 하계올림픽 육상 여자 멀리뛰기 금메달리스트 티아나 바톨레타(미국)의 사례. 2005년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멀리뛰기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2009년 무릎 부상으로 멀리뛰기를 접었다. 이후 단거리 달리기와 전혀 다른 종목인 봅슬레이에 도전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 계주 400m에서 세계신기록 수립에 일조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바톨레타. 그 해 10월 봅슬레이 월드컵에서는 2인승 종목에서 푸시맨으로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하지만 바톨레타는 2013년 무릎이 완전 회복됐다는 판정을 받고는 다시 멀리뛰기 트랙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에서 10년 만에 우승 감격을 누린 바톨레타는 올 여름 리우에서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했다.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에서 육상 여자 1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로린 윌리엄스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봅슬레이 여자 2인승에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축구선수에 도전하려는 우사인 볼트의 경쟁자이자 100m 세계 2위 기록(9초69) 보유자인 타이슨 게이(미국)도 지난 9월 캐나타 캘거리에서 열린 미국 봅슬레이 챔피언십에 출전하려고 했지만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포기했다. 반면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육상 남자 계주 400m 미국대표팀 라이언 베일리는 이 봅슬레이 대회에서 4인승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했다.

우사인 볼트의 축구선수 변신은 직접 경험해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지만 여러 사례를 통해 유추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두 종목 간의 연관성이다. 기존 종목과 야구 사이에 큰 공통점이 존재하지 않았던 조던과 티보의 경우는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미국 단거리 육상스타들의 봅슬레이 전환은 상당한 유사점이 있다는 것이 변신의 성공 비결이 됐을 공산이 크다.

우사인 볼트는 스프린터다. 축구선수는 전력질주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상당 부분 빠른 스피드가 도움이 된다고도 볼 수 있지만 스피드만 가지고서는 절대 할 수 없는 것 또한 축구다. 우사인 볼트가 세밀한 볼 컨트롤 등 기량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축구선수로서 성공 가능성이 좌우될 것이다.

다만 우사인 볼트의 축구 전향 성공 여부와는 무관하게 도전 자체만으로도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을 즐겁게 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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