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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Q] '불어라 미풍아' 핏줄 조작-불구까지 만들며 가족극이 한순간에 막장극이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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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Q] '불어라 미풍아' 핏줄 조작-불구까지 만들며 가족극이 한순간에 막장극이 된 이유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6.11.14 0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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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박영웅 기자] '불어라 미풍아'가 '막장 본색'을 드러냈다. 이 드라마는 초반 탈북자의 애환과 가족드라마로 비(非)막장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체된 시청률로 인해 이런 심각한 막장 소재를 꺼내 든 게 아닌가 의문이 든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막장 내용의 수위가 올라가면서 시청자들로서는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13일 방송된 MBC 주말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에서는 박신애(임수향 분)가 김덕천(변희봉 분)의 재산을 노리고 가까운 손녀 행세를 하는 모습과 이장고(손호준 분)를 짝사랑하는 장하연(한혜린 분)이 교통사고를 당하고 불구가 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공개된 두 장면은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것들이었다. 우선 임수향이 변희봉의 가짜 손녀가 되는 과정은 일반인들의 상식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김덕천(변희봉 분)의 가짜 손녀가 된 박신애(임수향 분).  [사진=MBC '불아라 미풍아' 방송 캡처]

임지연 가족이 변희봉이 찾던 가족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임수향은 (변희봉의 진짜 며느리이자 임지연의 엄마) 이일화(주영애 역)의 반지(변희봉 친가족이라는 증거물)를 강탈하기 위해 남자로 위장해 뒤에서 각목을 휘두르는 폭력을 저질렀다. 반지를 손에 넣은 임수향은 뻔뻔스럽게 손녀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특히 변희봉의 주변 가족들은 임수향의 이 어설픈 거짓말을 별다른 조사 없이 사실로 받아들였다.

각목을 휘두르는 폭력적 장면은 물론 별다른 조사 없이 임수향이 변희봉의 손녀가 되는 과정은 개연성은 커녕 시청자들의 분통만 터뜨리게 하는 소재들이었다.

더 황당한 내용은 한혜린의 느닷없는 교통사고다. 그동안 한혜린은 손호준을 짝사랑해 왔다. 하지만 손호준이 임지연(김미풍 역)을 사랑하고 두 사람이 사귀는 단계에 돌입하자 온갖 방해를 해 왔고 이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다리를 쓸 수 없는 불구가 됐다.

제작진은 예기치 못한 한혜진의 교통사고를 담아내 임지연과 손호준의 러브라인에 또 다른 장애를 넣으려고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은 할아버지 찾기도 시작하지 못한 '김미풍'이라는 캐릭터 자체를 이중 고통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는 무리한 소재일 뿐이다.

이처럼 '불어라 미풍아'는 임수향의 상식을 넘는 악행과 한혜린의 뜬금없는 교통사고를 내용에 삽입하며 극을 자극적으로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이런 상식 밖의 자극적 막장 소재들은 시청률 정체 현상에 빠져 있던 드라마에는 '자극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돌연 교통사고를 당한 하연(한혜린 분). [사진= MBC '불어라 미풍아' 방송 캡처]

하지만 이런 막장 소재들은 자칫 극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정통 형식의 가족극을 원했던 시청자들의 반감을 사게 할 수도 있다. 그동안 '불어라 미풍아'가 보여준 내용 자체가 잔잔하면서도 슬로우한 전개, 특별한 악인을 등장시키지 않고 변희봉의 가족 찾기를 중심으로 극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극이 중반을 넘었지만, 시청률 정체 현상을 이어가고 있는 제작진의 다급한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극의 완성도를 나 몰라라 하는 듯한 시청률 중심의 이런 극적인 내용변화는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다. '불어라 미풍아'는 애초부터 막장 드라마임을 선언하고 방송된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을 제작진은 꼭 기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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