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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민 없이 개막전 치른 KT '첫 경기는 무사히 넘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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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민 없이 개막전 치른 KT '첫 경기는 무사히 넘겼는데'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11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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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풍 20득점·로드 18득점, KGC와 개막전 완승…전창진 감독 "아직 한 경기로는 몰라"

[사직=스포츠Q 박상현 기자] "뭐 좀 해보려고 했는데 (조)성민이가 다쳐버렸으니…."

부산 KT의 전창진(51) 감독이 2014~2015 KCC 프로농구 개막전 직전 기자들과 만나 한숨을 내쉬었다. 팀내 주포인 조성민(31)이 연골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시즌 구상에 큰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전창진 감독은 1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와 개막전에서 "오늘 경기에서 망신이나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허탈하게 웃었다.

KT에 조성민은 단순한 한 선수가 아니다. 조성민은 지난 시즌 54경기에 모두 나와 경기 평균 32분17초를 뛰면서 평균 15.02득점을 올렸다. KT가 지난 시즌 72.3득점을 올렸으니 팀 득점의 21%를 책임졌다는 계산이다.

KT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조성민은 득점 부문에서도 7위에 올랐다. 국내 선수 가운데에서는 10개팀 가운데 단연 1위였다. 또 3점슛도 경기당 평균 2.19개로 변기훈(25·서울 SK, 2.22개)에 이어 2위였다.

▲ [사직=스포츠Q 최대성 기자] 부산 KT 전창진 감독이 1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와 홈 개막전에서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고 있다.

당연히 전 감독은 조성민을 중심으로 시즌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비시즌 동안 국가대표팀에 차출되어 있었던 조성민은 '만신창이'의 모습으로 소속팀에 돌아왔다.

조성민은 비시즌에 국가대표에 차출돼 스페인 농구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에 뛰었다. 거의 휴식없이 3개월 가까이 대표팀을 위해 뛰었다. 그는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탈구된 상황에서도 이란과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16득점을 넣었다.

그러나 조성민은 오른쪽 새끼손가락만 탈구된 것이 아니었다. 지난 10일 정밀검진을 받은 조성민의 진단 결과는 오른쪽 무릎 연골 손상이었다. 전창진 감독의 설명에 의하면 연골 파열이다. 조성민은 12일 병원에 입원한 뒤 13일에 수술을 받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 감독은 "지금 계획으로는 2개월 빠지는 것인데 부상이라는 것이 어디 계획대로 되는 것이냐"며 "완전히 다 낫고 재활하고 경기에 뛸 수 있을 정도로 몸이 만들어져야 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후반기에나 제대로 뛸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예 없다고 생각하고 시즌을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창진 감독은 조성민을 아예 전력 외로 생각하고 시즌을 재구상한다고 하지만 조성민이 KT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너무나 뼈아프다.

전창진 감독은 "이광재(30)나 찰스 로드(29) 모두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몸이 만들어져있지 않다"며 "아시안게임 끝나고 성민이가 들어와 뭔가 해보려고 했는데 일이 틀어져 선수들도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 [사직=스포츠Q 최대성 기자] 부산 KT 전태풍이 1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와 홈 개막전에서 드리블하며 공격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어 전창진 감독은 대표팀 트레이너에 대한 불만을 속사포처럼 늘어놓았다.

전창진 감독은 "농구 대표팀이 뉴질랜드 훈련 원정을 간 지난 7월부터 무릎이 아팠다고 했다더라"며 "그런 상황에서 주사만 맞게했다는 것이 말이 안된다. 그런 트레이너는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또 전 감독은 "유재학(51) 감독이 전화를 걸어와 미안하다고 했는데 그건 유 감독이 미안한 일이 아니다. 유 감독도 몰랐다고 하던데"라며 "트레이너가 제대로 감독에게 보고도 안했다는 뜻"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래도 다행히 전창진 감독에게는 조성민 말고 다른 외곽슈터가 있다.

지난 시즌까지 원주 동부에서 뛰다가 자유계약선수(FA)로 온 이광재가 있다. 아직 몸이 완전하진 않지만 전창진 감독은 쿼터당 3~4분 정도 뛰게 하며 조성민의 공백을 최대한 메운다는 계획이다.

또 KT에는 오용준(34)도 있다. 지난 시즌 경기 평균 1.33개의 3점슛을 넣는 등 나름 외곽슛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전창진 감독은 "조성민은 외곽슛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경기를 풀어나가는 선수인데 비해 오용준은 슈터의 역할로 제한된다. 그래도 믿고 기용할 수밖에 없다"며 "조성민이 돌아올 때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 [사직=스포츠Q 최대성 기자] 부산 KT 찰스 로드(가운데)가 1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와 홈 개막전에서 골밑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전창진 감독의 말과 달리 정반대였다.

이날 KT는 전태풍이 3점슛 3개를 포함해 20득점을 올리고 새로 온 외국인 선수 마커스 루이스도 11득점으로 나름 활약을 해주며 87-68, 19점차 완승을 거뒀다.

특히 전창진 감독과 30개월만에 다시 KT에서 조우한 로드도 출전 시간 20분 동안 18득점을 올렸다. 로드는 4쿼터 막판 호쾌한 덩크슛 2개를 넣으며 홈코트로 다시 찾은 사직체육관에서 포효했다. 로드의 활약에 4000여 관중들도 환호성을 보냈다.

하지만 전창진 감독은 "오늘은 운이 좋았다. KGC로서는 잘 안됐고 우리 선수들에게 조금씩만 더 뛰어달라고 했는데 그대로 이뤄진 경기였다"고 말했다. 한 경기만으로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10개팀이 상향 평준화가 돼 '춘추전국시대'가 된 상황에서 특정팀이 주전의 부상 때문에 개막부터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점은 시즌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조성민의 부상으로 인한 나비효과가 어느 정도가 될지는 아직 더 두고봐야 한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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