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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슈퍼스타K 2016' 생방송 아닌 TOP 10 무대, 도대체 왜 이런 선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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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슈퍼스타K 2016' 생방송 아닌 TOP 10 무대, 도대체 왜 이런 선택을?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11.18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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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국내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격이자 그래도 아직 가장 높은 인지도를 지니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 2016'이 첫 본선 TOP 10  경연을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으로 처리하고 만 것이다.

17일 방송된 엠넷 '슈퍼스타K 2016'에서는 치열한 예선을 뚫고 최종 TOP 10에 합류한 김영근, 김예성, 동우석, 박혜원, 유다빈, 이세라, 이지은, 조민욱, 진원, 코로나 등 10팀의 참가자들이 첫 본선 경연무대를 가졌다.

엠넷(Mnet) '슈퍼스타K 2016' TOP 10 참가자들 (좌측부터) 진원, 이세라, 동우석, 조민욱, 김예성, 유다빈, 이지은, 김영근, 코로나,박혜원 [사진 = 엠넷(Mnet) '슈퍼스타K 2016'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슈퍼스타K 2016'의 첫 본선 무대는 뜻밖에도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으로 진행됐다. '슈스케' 뿐 아니라 이런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본선 무대를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으로 진행한 것은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사건이었다.

'슈퍼스타K 2016'이 첫 본선무대를 녹화방송으로 진행한 가장 큰 이유는 1시간 2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내에 10팀의 참가자들 무대를 모두 보여주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전 '슈스케'에서는 TOP 10이나 TOP 12 등 참가자 수가 제일 많은 첫 생방송에서는 특별편성으로 두 시간 분량을 확보하곤 했지만, 방송시간도 앞당겨졌고 인기도 과거같지 않은 상황 속에서 특별편성이 무리라고 판단한 것 아닐까?

녹화방송으로 진행된 TOP 10 무대에도 장점은 있었다. 예선에서 주목받던 참가자들이 처음 본선 생방송 무대에 섰을 때 드러나는 불안한 음정이나 아쉬운 가창력 등의 문제가 적절한 후보정으로 가려져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퀄리티의 TOP 10 무대를 만들어냈다는 점은 분명 장점이다. 

하지만 이 장점은 어차피 마지막 결승전까지 모두 녹화방송으로 진행하지 않는 한 어차피 본선을 생방송으로 전환하는 시점에서 언젠가는 불거질 수 밖에 없는 문제이니 장점이라고 말하기에는 애매한 요소가 다분하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슈퍼스타K 2016'가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을 하며 생긴 단점은 그 이외의 모든 것이었다. 참가자들의 무대는 시청자들이 숨을 돌릴 여력도 없이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빠른 스피드로 이어졌고, 심사위원들의 심사평도 두 명만 대표로 심사평을 공개하고 나머지는 그냥 일괄적으로 점수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빈축을 샀다. 그동안 '슈스케'를 봐온 사람이라면 알지 않나? '슈스케'의 진짜 백미는 바로 심사위원들의 독설 섞인 심사평이란 것을.

TOP 7의 선정과정에 대해서도 공정성에 대한 의심이 어느 정도 들 수 있는 요소가 있었다. 일단 본선 무대의 향방을 좌우하는 생방송 문자투표를 진행할 수 없는 대신, 관객평가단을 도입해 10개의 무대가 끝난 후 단 한 표를 선사하는 방식으로 40%의 점수가 반영됐다. 하지만 관객평가단을 어떤 기준에서 섭외했는지, 그리고 관객평가단의 투표결과도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엠넷(Mnet) '슈퍼스타K 2016' TOP 7 진출자들 박혜원, 이지은, 조민욱, 동우석, 김영근, 코로나 [사진 = 엠넷(Mnet) '슈퍼스타K 2016' 방송화면 캡처]

그나마 공정성 논란이 크게 불거지지 않았다면 그것은 10명의 TOP 10 참가자 중 세 명의 탈락자인 진원(평균 77점)과 김예성(평균 78점), 그리고 유다빈(평균 82점)이 그나마 심사위원 점수 최하위 3인방이었던 덕분이다. 하지만 이세라와 동우석도 평균 83점으로 탈락자 중 한 명인 유다빈과 점수 차이가 거의 없어 사전투표나 관객평가단의 투표에 따라 갈릴 수 있는 요소가 있었지만 이에 대한 결과는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심사위원들의 점수 역시 심하게 들쭉날쭉해 객관성에 대한 의문을 자아냈다. 김범수, 김연우, 거미, 에일리, 길, 용감한 형제, 한성호 대표 등 일곱 명의 심사위원 중 특히 길은 전 참가자들에게 홀로 70점대, 심할 경우 60점대의 낮은 점수를 매기며 삐딱한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그 외에도 심사위원들의 점수 편차가 너무나 커 차라리 체조나 다이빙과 같이 스포츠 채점 종목처럼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하고 남은 다섯 심사위원의 점수만 합산해 평균을 내는 것이 좀 더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본선 첫 번째 무대는 향후 생방송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낼 중요한 무대다. '슈퍼스타K3'의 첫 생방송에서 예리밴드의 숙소 무단이탈사건으로 인해 겨우 본선무대에 합류한 버스커 버스커가 김광진의 '동경소녀'로 화제를 모으며 흥행을 주도한 것이 좋은 예다. 하지만 '슈퍼스타K 2016'의 첫 생방송 무대는 너무나 빠른 진행과 전체적으로 평이한 선곡과 무대로 인해 음향 후보정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남는 무대가 없었다.

'슈퍼스타K 2016'은 자칫하면 엠넷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인 '슈스케'가 이번에 막을 내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속에 시작했기에 반드시 성공을 거둘 필요가 있었다. '슈퍼스타K 2016'은 예선부터 김영근, 코로나, 박혜원, 조민욱 등 인상적인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실력에서는 지난해의 '슈퍼스타K7'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흥행이라는 측면에서는 방송시간 이동 등으로 인해 역대 '슈스케' 중 최악이라고 할 정도로 주목을 못 받고 있다. 

여기에 흥행열기에 불을 붙여야할 본선 첫 무대까지 문자투표 없는 녹화방송으로 진행한 것은 앞으로도 두고두고 '슈퍼스타K 2016'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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