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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박태환 미스터리 풀리나, 김종 전 차관의 '은밀한 스폰서 거래' 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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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박태환 미스터리 풀리나, 김종 전 차관의 '은밀한 스폰서 거래' 뿌리쳤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11.19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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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마린보이’ 박태환(27)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SBS는 19일 "김종 전 차관이 권력을 이용해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 포기를 종용했다"며 "박태환이 올림픽 출전을 강행할 경우 불이익이 있겠지만 포기한다면 기업 스폰서 등 전폭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박태환 미스터리를 풀 열쇠가 되기에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김종 전 차관이 제의했다는 기업 스폰서 지원은 사실 박태환에게는 절실한 것이었기에 그런 어려운 상황을 이용해 박태환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고위공직작의 전형적인 갑질로 질타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김종 전 차관이 '반대급부'로 제시했다는 기업 스폰서는 박태환에게는 얼마나 절실했던 것일까.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 사상 최초의 금메달 신화를 쓰면서 인기가 급상승, 한때 최대 20건 이상의 광고모델 요청을 받았을 정도로 광고계에서 상종가를 쳤다.

'마린보이' 박태환은 ‘피겨퀸’ 김연아와 함께 KB국민은행,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와 함께 LG 에어컨 광고를 찍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항공권을 지원하는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업 스폰서의 지원을 받았다. SK텔레콤은 박태환 전담지원팀을 꾸려 외국인 코치를 붙여 해외전훈 등에 집중 투자했다. 박태환은 그런 후원 덕에 기록 단축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기점으로 박태환의 수난시대가 시작됐다. 런던 올림픽에서 은메달 2개를 목에 걸었지만 기량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기업 스폰서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2012년 10월 계약 만료 뒤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박태환은 9개월 가량 스폰서 없이 훈련을 해야 했다. 이에 박태환 팬들은 7000만 원을 모금해 외로운 박태환을 응원했다. 2013년 7월 유명 수학강사 우형철 SJR 기획 대표가 2년간 10억 원을 지원한 덕에 박태환은 그나마 훈련 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박태환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병원에서 주사를 통해 금지약물을 투여받은 것이 밝혀져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간 선수자격을 정지당했다. 박태환은 이후 스폰서는 사실상 없다시피 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체육회는 이미 한 차례 징계를 받은 박태환에게 이중 징계에 해당하는 규정으로 리우 올림픽 출전을 제한하려고 했다. 박태환 측은 대한체육회에 이의를 제기하며 법정싸움까지 갔다.

SBS는 이러한 논란이 지속되던 지난 5월 25일 박태환 측과 김종 전 차관이 직접 만났다고 전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김종 전 차관은 “기업들도 소개해줘서 같이 훈련하게 하고 예를 들어 수영 클럽 만들겠다고 그러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서로가 시너지가 날 수 있다”며 “부담없이 도와주고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거야”라고 말했다.

기업 스폰서가 없어 사실상 자비로 훈련해야만 했던 박태환에게 기업 스폰서 적극 지원을 조건으로 내세워 일종의 거래를 제의한 셈이다. 이는 단순한 제의가 아니라 김종 전 차관은 자신의 뜻을 따르지 않을 경우 겪을 불이익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태환 측은 이 모든 제의를 거절했다는 게 보도내용이다. 

박태환 측은 리우 올림픽이 다가오자 스스로 자구책을 찾은 끝에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했고 CAS는 박태환의 손을 들어줬다. 대한체육회도 더이상 반대할 근거가 없어 박태환의 올림픽행을 결정했다.

박태환은 리우에서 제대로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지난달 전국체전 2관왕에 이어 17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고 있는 2016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에서도 이미 2관왕을 차지했다. 자신의 올림픽 부진이 기량 저하가 아닌 훈련 부족에 의한 것임이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SBS 보도 내용으로 본다면 김종 전 차관은 기업 스폰서를 무기로 대한체육회에서도 스스로 잘못됐다고 인정하는 이중처벌 규정으로 박태환을 희생시키려고 했다. 이제 철저한 검찰 수사를 통해 박태환 회유와 협박의 진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체육계 농단을 명명백백히 밝힐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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