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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상화 은메달, '어색한 추격자' 결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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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상화 은메달, '어색한 추격자' 결코 나쁘지 않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11.2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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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3회 6위-2위-2위 "오히려 지금이 편해, 즐길 수 있다"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월드컵 2차 대회가 끝났는데 은메달 소식만 있다. ‘빙속여제’ 이상화(27·스포츠토토)답지 않아 보이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상화는 차분히 자신의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을 뿐이다.

이상화는 2016~2017 시즌 출발 무대였던 지난주 중국 하얼빈 월드컵스피드스케이팅 1차 대회 여자 500m 1차 레이스에서 6위, 2차 레이스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20일 일본 나가노에서 막을 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도 이상화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세 차례 모두 고다이라 나오(30·일본)에 뒤진 게 심상치 않다. 2014년 소치 올림픽 5위인 고다이라의 커리어는 올림픽 여자 500m를 2연패(2010 밴쿠버, 2014 소치)를 달서한 이상화의 그것에 비할 바가 안 되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양상이 다소 달라 보인다.

그래도 긍정적인 요소들이 있다. 이상화가 1차 월드컵 1차 레이스 38초47에서 2차 레이스 38초11로, 2차 월드컵 37초93으로 점차 페이스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고다이라와 시즌 첫 대회 격차는 0초47였지만 이후 0초07, 0초18로 크게 줄었다.

이상화는 지난 시즌에도 12월 대회부터 피치를 올렸다. 2015년 11월 캘거리 월드컵 1차 레이스에서 1위에 오르고선 이후 은메달, 4위, 은메달로 주춤했지만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치러진 4회의 월드컵 레이스에서 모두 포디엄 꼭대기에 섰다.

여자 빙속 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이고 왼쪽 무릎 통증을 늘 달고 살기에 체력을 안배해야 한다. 이상화에게 월드컵이나 세계선수권은 비중이 떨어진다. 평창에서 개최되는 2018 동계올림픽 500m에서 대회 3연패를 달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상화로선 월드컵 2연속 은메달이라고 아쉬워 할 필요가 없다.

이상화는 1차 대회에서 은메달에 그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상위권의 자리를 매번 지키기 진짜 너무 힘들었는데 오히려 지금이 너무나 편하다”며 “이제야 즐길 수 있겠군. 천천히 천천히 따라갈게”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지난달 26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종목별 선수권대회 500m에서 정상에 오르고도 “솔직히 1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고 힘들었지만 이제 부담감은 내려놨다”며 "이제 강박관념을 내려놓고 스케이팅을 즐기고 싶다"고 했던 이상화다.

오직 수성을 외치며 살아온 이상화에겐 은메달도 결코 나쁘지 않다. 쫓기는 쪽은 고다이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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