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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손연재-김연아 논란이 갈라놓은 '네편내편', 누구의 책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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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손연재-김연아 논란이 갈라놓은 '네편내편', 누구의 책임인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1.21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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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네편내편으로 체육계 반목 조장…손연재측 "체조협회 협조요청, 거부할 명분 있나" 억울함 토로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손연재와 김연아의 늘품체조 시연회 참석 논란을 놓고 스포츠계가 둘로 갈라졌다. 스포츠계를 하나로 통합해도 모자랄 문화체육관광부가 오히려 '네편내편'으로 갈라놓으면서 스포츠 현장에 반목만 조장했다. 모두가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스포츠 농단에서 비롯된 일이다.

박태환에 대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포기 협박에 이어 새로운 국민체조로 만들어진 늘품체조 시연회 참석 요청을 놓고 김연아와 손연재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참석 요청을 거절한 김연아에 대해서는 '역시 피겨 여왕'이라는 찬사가 이어지는 반면 손연재는 참석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손연재의 소속사인 갤럭시아SM도 갑작스러운 비난 여론과 함께 홈페이지까지 마비되자 당황스럽다는 분위기다.

▲ 김연아(오른쪽)는 2014년 늘품체조 행사 참석 요청을 거절한 것에 스케줄이 맞지 않은데다 다른 종목의 행사이기 때문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최순실 게이트를 피한 모양새가 돼 팬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사진은 청와대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환영식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하고 있는 김연아. [사진=뉴시스]

김연아가 2014년 11월 26일 늘품체조 시연회 참석에 대한 대한체조협회의 협조 요청을 거절한 것을 놓고 불이익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손연재와 달리 김연아가 늘품체조 시연회 참석 요청을 거절한 것은 사실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체조가 자신의 종목도 아니거니와 스케줄을 맞출 수도 없었다.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김연아는 피겨스케이팅 종목이기 때문에 체조 시연회 참석 요청은 뜬금없는 것으로 봤다"며 "게다가 당시 유스올림픽 등 김연아의 스케줄이 너무 꽉 차 있었기 때문에 참석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구태여 박근혜 정부에 반기를 들 이유도 없었고 늘품체조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질 명분도 없었다는 뜻이다.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김연아나 우리 모두 시연회 참석 요청 때문에 불이익을 당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오히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과 8.15 행사에 함께 하지 않았느냐"고 전했다.

반면 손연재는 참석한 것 때문에 비난을 받고 있다. 김연아는 스케줄은 물론이고 같은 종목이 아니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당시 손연재에게는 이를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손연재의 소속사인 갤럭시아SM은 "늘품체조 시연회 기간이 마침 손연재가 러시아 훈련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와 훈련을 취하고 있었던 때여서 스케줄 문제가 없었다"며 "선수가 몸담고 있는 종목의 단체가 협조요청을 해오는데 거절할 명분이 어디 있겠나. 게다가 국가 차원의 일이라는데 거절한다면 더 그림이 이상해지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손연재 김연아가 아니더라도 사실 스타선수들이 각종 행사에서 '들러리' 또는 '얼굴 마담'으로 활용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박정희 정부 등 군사정권 시절에는 세계 대회에서 우승을 하거나 좋은 성적을 하고 온 스타들의 카퍼레이드 행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국위를 선양한 국가대표선수들의 금의환향 환영행사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것은 아니다.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거나 심지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정상에 올랐을 때 무개차를 타고 수십만이 모인 거리와 광장을 카퍼레이드를 하는 것은 너무나 보편적인 광경이다.

손연재 김연아의 참석 논란과 관련해 체육계 관계자는 "카퍼레이드 등 개선행사는 개인 또는 팀에 영광이지만 실상 놓고 보면 정권의 홍보 수단이다. 국가 행사 참석 요청도 같은 맥락"이라며 "스케줄 문제만 없다면 참석않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국민 혈세로 훈련하는 대표 선수들이 국가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국민들부터 예쁜 시선으로 보겠느냐. 김연아 역시 스케줄이나 다른 종목이기 때문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지 피겨 행사였는데도 과연 거절했겠느냐"고 주장했다.

▲ 손연재(왼쪽)는 김연아와 달리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한 것을 놓고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손연재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체조 종목 행사인데다 대한체조협회의 요청을 받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토로하고 있다. 사진은 시연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하고 있는 손연재. [사진=뉴시스]

또 체육계 현장에서는 김연아를 추켜세우고 손연재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쏘는 것을 경계한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문체부가 네편내편으로 체육계를 반으로 갈라놓은 격이 됐다"며 "사실 김연아가 참석하지 않았다고 '찍혔다'고 말하는 문체부나, 손연재가 참석했다고 비난하는 일부 팬이나 똑같이 유치하다. 그러나 손연재 김연아 논란과 같은 사태를 만든 것은 스포츠 농단을 일삼아왔던 문체부"라고 비판했다.

박태환과 김연아는 박근혜 정부에 밉보이고, 손연재는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친(親) 박근혜'로 몰린 것에 대해 체육계 현장에서는 "모두가 김종 전 차관을 비롯해 문체부가 일삼았던 스포츠 농단의 피해자일 뿐"이라고 아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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