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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표팀 총감독 '무자격 논란', 둘로 쪼개진 우슈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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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표팀 총감독 '무자격 논란', 둘로 쪼개진 우슈계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1.24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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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도 대구시청 감독 맡았을 당시 논란 가열…해묵은 반목과 갈등으로 3년째 지리한 싸움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현재 한국 우슈대표팀 총감독이 지도자를 맡을 자격이 없는 사실상 '무자격 지도자'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대한우슈협회는 현재 대표팀 총감독은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일부의 주장일 뿐이라며 반박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한국 우슈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구본문 총감독의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구본문 총감독을 반대하는 측은 "처음부터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 되지 않으며 그나마 각종 제출한 자료도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한우슈협회는 "구본문 총감독은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표팀 감독을 수행하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구본문 총감독 역시 "자료가 날조됐다거나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 안된다는 것은 이미 예전에 오해가 풀린 일"이라며 "이미 모든 것이 종료된 사안을 두고 왜 다시 들고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우슈발전을 위한 모임 측, 구본문 총감독 '허위 경력' 주장

구본문 총감독의 지도자 자격 논란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구본문 총감독은 대구시청 감독을 맡고 있었다.

2013년 대구지역 우슈 선수와 학부모 등 150여명으로 구성된 '우슈발전을 위한 모임'은 "2급 경기지도자 자격증이 있어야만 맡을 수 있는 우슈 실업팀 대구시청 감독직을 구본문 감독이 허위 경력으로 자격증을 부정 발급받아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당시 이 모임은 대구시체육회 앞에서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구본문 감독은 3년 이상 경기지도 경력 요건을 허위로 제출해 2급 경기지도자 자격증을 받았다. 결국 2013년 12월 20일 체육지도자연수원에서 구본문 감독의 허위 경력을 조사, 확인한 끝에 2급 경기지도자 자격을 취소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본문 감독은 자신의 자격이 취소된 후 우슈계에서 퇴출될 것을 예상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임기가 3년이나 남은 대구우슈협회 회장을 사퇴시키고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을 회장으로 앉혔다"며 "신임 대구우슈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자는 대한우슈협회 상임부회장으로 재임했을 당시 구본문 감독과 더불어 온갖 비리를 저질러 대한우슈협회를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되게 만든 장본인"이라고 설명했다.

▲ 구본문 총감독을 무자격 지도자로 규정하는 우슈발전을 위한 모임 측은 지도자 자격증을 발급받았을 때 영천시 우슈팀을 이끌지 않고도 이를 허위 경력으로 게재했다고 주장한다. 모임 측이 내놓은 자료에는 구본문 총감독이 영천시 우슈팀을 이끌지 않았다는 경북우슈협회 공문과 영천시 우슈지도자 명단이 들어있다. [사진=우슈발전을 위한 모임 제공]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우슈 대표팀을 맡았던 정용만 전 감독은 "구본문 감독은 우슈를 수련하지 않고 부정으로 4단증을 받았다"며 "경기지도자 2급 자격 부여 신청 자격요건인 코치 및 지도자 3년 경력이 없는데도 허위문서를 만들어 불법으로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후에도 대구시우슈쿵푸협회 전무를 맡아 편파적으로 운영하면서 지도자 교육과 심판 교육, 자격 교육, 고등부 전국체전 선발대회 공문 등을 발송해주지 않아 대구지역 우슈인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며 "이런 이유로 우슈를 떠난 선수들도 있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주장했던 구본문 감독의 허위 경력은 영천시 우슈팀 감독직이었다. 구본문 감독이 2002년부터 2005년까지 경북도민체전에 참가한 영천시 우슈팀 감독으로 재직했다는 경력을 내놨지만 이것이 허위라는 것. 경북우슈쿵푸협회도 이 기간에 구본문 감독이 영천시 우슈팀 감독으로 재직한 적이 없다는 확인 공문을 발급하기도 했다.

체육지도자연수원 측에서 구본문 감독의 지도자 자격 취소를 나중에 없던 일로 하면서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구본문 감독이 지도자 자격을 회복하면서 다시 지도자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정용만 전 감독을 비롯해 '우슈발전을 위한 모임'은 체육지도자연수원이 구본문 감독의 지도자 자격을 복권시켜준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주장한다.

▲ 체육지도자 자격검정연수원은 2013년 12월 구본문 감독의 경기지도자 자격취소를 결정했다(사진). 그러나 이후 구본문 감독 측의 요구로 이뤄진 청문회를 통해 다시 자격이 회복됐다. [사진=우슈발전을 위한 모임 제공]

◆ 구본문 감독 "모든 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 자격증 회복으로 논란은 끝났다?

이에 대해 구본문 감독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허위 경력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오해가 풀렸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자신이 자격이 있음을 확인시켜줬는데 계속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구본문 감독은 "체육지도자연수원의 자격취소 건과 관련해 청문회를 가져 내게 자격이 있음을 확인시켜줬기 때문에 복권이 된 것"이라며 "또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지도자 경력이 허위라는 부분은 경북협회 전무로부터 확인서를 받아 허위가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고 말했다.

이어 "1주일에 4~5회에 걸쳐 선수들에게 태극권을 가르치는 등 지도자를 수행하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도장에서 선수들을 가르친 것 역시 지도자 경력에 들어가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문체부 역시 구본문 감독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이 문제를 담당했던 문체부 관계자는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에는 경기지도경력의 요건으로 지도한 장소를 '학교, 직장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를 법제처에 해석을 문의한 결과 '등'을 사용했기 때문에 학교, 직장과 유사한 장소도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체육시설도 포함된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도장에서 선수를 지도한 경력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 우슈발전을 위한 모임은 2013년부터 당시 대구시청 팀을 맡았던 구본문 감독에 대한 무자격 주장과 해임을 요구해왔다. 3년 이상 이어진 갈등은 구본문 감독이 우슈대표팀을 맡은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당시 영남일보에 나온 기사.  사진은 기사내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우슈발전을 위한 모임 제공]

또 대한우슈협회 관계자는 정용만 전 감독이 예전에도 협회의 행정과 관련해 첨예하게 대립한 적이 있다며 구본문 감독을 걸고 넘어지는 것 역시 그 일환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관계자는 "2007년 당시에도 정용만 전 감독이 협회 행정에 대해 반감을 갖고 사무국장에 대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법원에 진정서를 제출한 적이 있다"며 "이후에도 우슈계가 하나로 합쳐지지 못하고 계속 반목만 거듭하고 있다. 구본문 감독 자격과 관련해서도 이런 일환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을 지켜보는 우슈 관계자는 "내가 몸담고 있는 우슈계가 계속 반목과 갈등을 거듭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구본문 총감독의 자격에 대한 의혹제기와 관련해서도 협회에서 자꾸 근거가 없다고만 하지 말고 처음부터 조사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모든 오해를 털고 가지 않고서는 반목과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각종 농단으로 한국 스포츠가 위기에 빠져 있는데 우슈협회가 내외부적으로 쪼개져 있다면 결국은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우슈대표팀 총감독 자격을 둘러싼 지리한 논란으로 반목과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경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금 2-은 2-동메달 3개을 획득, 종주국 중국에서 이어 사상 처음으로 종합 2위에 올라 모처럼 경기력 면에서는 도약 가능성을 찾은 한국 우슈계는 더욱 흔들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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