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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영의 그곳에 가고 싶다]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닥터 스트레인지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티베트 사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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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영의 그곳에 가고 싶다]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닥터 스트레인지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티베트 사원들
  • 이두영 편집위원
  • 승인 2016.11.2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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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티베트 공히 티베트 불교 신봉..히말라야 고원의 신비로운 삶 엿보기

[스포츠Q 글 사진 이두영 편집위원]이동통신이 발달한 요즘 운전 중 휴대전화를 만지다 곤혹스러운 지경에 처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도, 주인공으로 나오는 베네딕트 컴버배치도 그런 실수를 저질러 손 신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낙담 속에 닥터 스트레인지가 찾아간 곳은 히말라야의 네팔이더군요.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신비한 능력을 얻게 되는 과정을 더욱 신비롭게 포장하기 위해 불탑이 즐비한 고산지대 네팔을 배경으로 삼은 것 같습니다.

히말라야의 여름

네팔, 부탄, 티베트 등 고원지대는 만년설 봉우리가 즐비하고 산소가 부족해 인간생존 환경으로서는 지극히 열악합니다. 히말라야에서 인간이 한없이 겸손해지는 것은 자연이 심히 척박하고 웅혼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신심이 가득한 나라 네팔에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가 촬영됐습니다. 작품 속에 투영된 카트만두의 불탑과 승려들의 일상적 단편들이 매우 신비롭더군요. 영화 속 이색 장면들이 떠올라 네팔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네팔 여행 적기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쉽게도 네팔은 아직 가본 적이 없어서, 네팔과 삶의 환경이 비슷하고 동일한 불교를 믿는 티베트를 간단히 소개할까 합니다.

티베트는 산소가 희박한 고산지대이기 때문에 미리 최소한의 체력관리를 해 놓고 여행일정도 수개월 전에 계획할 필요가 있습니다.

티베트
히말라야 고원

티베트 여행 적기는 봄이 시작되는 5월부터 가을(10월)까지입니다. 한겨울에는 평균기온이 영하에 머물고 눈이 내려 아무래도 이동에 제약이 많습니다.

티베트는 중국이 강제로 합병한 중국 내 소수민족 자치주입니다.  ‘시짱 자치주’로 부르지요.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는 중국 공산당이 1959년 티베트를 지배하기 시작하자 인도로 망명했습니다.

티베트 서쪽 국경과 카슈미르 고원에 가까운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웠지요.

닥터 스트레인지의 한 장면.
라싸에 있는 세라 사원. 학승들이 날마다  시끄럽게 문답식 교리 공부를 하는 광경이 이채롭습니다.

티베트 불교는 7세기 초 송찬감포가 주변국을 제압해 ‘토번’을 통일한 후 시작됐습니다. 당나라와 네팔 출신의 두 왕비가 각각 중국과 인도에서 들여온 불교가 토착종교와 접목된 것이 티베트 불교입니다.

티베트 문화의 중심지는 해발 3650m 고지에 위치한 라싸입니다.  ‘신의 땅’을 뜻하지요. 제14대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쫓겨 가기 전까지는 티베트의 수도로 불렸지요.

티베트 불교는 크게 겔룩파, 까규파, 닝마파, 사꺄파 등 4개의 종파로 나뉩니다. 라싸는 현재의 달라이 라마가 속한 최대 종파인 '겔룩파'의 본거지입니다. 겔룩파는 노란 색 모자를 쓰고 다녔기에 ‘황모파’라고도 합니다.

 ‘라마’는 전생을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최고의 스승을, 달라이 라마는 ‘환생을 거듭하는 법왕’을 의미합니다. 현재 인도 망명정부에 있는 달라이라마는 14대 법왕입니다.

포탈라궁
조캉 사원 지붕

라싸에서 가장 두드러져 보이는 장소는 달라이 라마가 기거했던 포탈라궁입니다. 달라이라마의 겨울 궁전이라고도 합니다. 17세기 중반에 지어진 이 건물은 홍산 기슭에 요새처럼 우뚝 서 있어서 위용이 대단합니다. 높이 117m, 동서 길이 360m의 규모입니다.

건물 꼭대기에 황금빛 궁전 3채가 얹혀 있습니다. 포탈라궁에서 외벽이 붉은 색으로 칠해진 건물은 달라이 라마가 종교의식을 집행하던 홍궁이며, 하얀 색으로 칠해진 건물은 정무를 보던 백궁입니다.

포탈라궁은 1994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으며 일반인도 내부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야경도 멋집니다.

장체 쿰붐

티베트인들의 정신적 고향은 라싸의 ‘조캉 사원(다이조사)’입니다. 세련된 황금빛 지붕이 유난히 돋보이는 건물로 티베트 불교의 영적 중심지이지요.

티베트인 중에는 조캉사원에 오체투지로 순례 가는 것을 평생소원으로 꼽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이 사원은 문성공주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석가모니 불상을 봉안할 용도로 지어졌기에 매우 화려합니다.

 조캉사원 내부에는 티베트 불교에 관련된 신화와 전설 등을 묘사한 벽화가 가득합니다. 이곳에 가면 닥터 스트레인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법당 꼭대기로 올라가면 포탈라궁이 건너다보이고, 관광객과 순례자들이 오가는 바코르 광장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사원 주변을 따라 순례하는 행렬도 시선을 끕니다. 성지 주변을 돌며 순례하는 것을 ‘코라’라고 합니다.  이승에서 지은 카르마(업)를 정화시켜서 내세에 깨끗한 몸으로 태어나고 싶기 때문에 코라를 행합니다. 조캉사원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하나입니다.

라싸 도심의 북쪽 언저리에는 겔룩파 사원의 하나인 세라사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승가대학처럼 교리를 가르치는 곳으로 유명하지요. 드레풍 사원, 간덴 사원과 함께 티베트 3대 승가대학 역할을 합니다.

 중국이 티베트를 지배하기 전에는 수천 명이 몰려들어 승려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지만 지금은 명맥만 남은 상태랍니다. 지금도 오후에는 사원 뜰 땅바닥 아무 데나 모여 앉아, 그날 배운 교리에 대해 즉문즉답 토론을 하는 광경이 눈에 띕니다.

스승에게 묻기도 하고 학승끼리 난상토의를 벌이기도 합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곳입니다.

티베트 제2의 도시는 르카쩌(시가체)입니다. 라싸에서 서쪽으로 240km가량 떨어진 곡창지대로 여름에 펼쳐진 유채밭과 밀밭은 목가적 향취를 진하게 풍깁니다. 해발 3700m에 있는 도시라서 라싸와 마찬가지로 산소부족을 겪을 우려가 있으므로 이동할 때 절대로 뛰면 안 됩니다.

시가체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타쉬룬포 사원입니다. 달라이 라마에 이어 제2의 지도자로 꼽히는 ‘판첸라마’가 수장으로 있는 곳이지요.  달라이라마는 관음의 화신이, 판첸라마는 아미타불 화신이 전생을 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판첸라마는 달라이라마의 어린 후임이 성인이 될 때까지 최고 지도자 역할을 합니다. 보조 지도자이지요.

현재의 달라이라마는 1995년 당시 여섯 살이던 게둔 초에키 리마를 판첸라마로 임명했지만, 중국 정부가 공산당원 집안의 기알첸 노로부를 임명해 현재 판첸라마는 두 명이 병존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티베트인들은 초에키를 진정한 지도자로 인정합니다. 초에키와 그의 가족은 행방이 오리무중이며 중국 정부에 의해 감금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타쉬룬포 사원은 중국 정부가 지정한 지도자가 수장 노릇을 하는 만큼 매우 화려합니다. 높이 30m의 대미륵전과 역대 판첸라마를 모신 영탑전 등이 있습니다.

 금 6,700돈쭝과 구리 12만kg으로 만든 미륵상도 큰 구경거리입니다. 온갖 보석으로 치장돼 있어서 눈이 호강합니다. 그러나 실내에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려면 입장료 외에 사진 찍는 비용을 따로 지불해야 합니다.

남초 호수.  만국기처럼 걸어놓은 천을 '타르초'라고 합니다. 불경을 적어 놓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긴 장대에 깃발 형태로 걸어놓은 것은 '룽다'라고 합니다. 티베트에서는 타르초와 룽다를 도시든 시골이든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바람이 불경을 외워준다는 믿음이 강합니다.

펠코르 최데 사원에  오르면 뾰족하게 솟은 산에 건설된 '드종 요새'가 훤히 보입니다.

티베트 제3의 도시는 해발 3950m에 있는 장쯔(장체, 간체)입니다. 장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삭막한 산에 지어진 ‘드종 요새’입니다. 1903년 영국이 침략했을 때 포로가 되는 대신 투신을 택했던 병사들을 기리는 뜻에서 영웅성으로 불립니다.

건너편에는 티베트 불교의 여러 종파를 아우르는 펠코르 최데 사원이 있습니다. 하얀 색 큰 탑이 있어서 백거사로도 불리는 이 사원의 명물은 ‘쿰붐 초르텐’입니다. 쿰붐은 10만을, 초르텐은 불상을 뜻합니다. 탑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사찰이며 예술품입니다.

라싸 주변에는 하늘호수라는 예쁜 별칭을 가진 남초호수(4,718m)와 얌드록초 호수(4,441m) 등 신성한 호수들이 있습니다.

티베트는 개별여행이 실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달라이라마가 명명정부에서 독립투쟁을 벌이기 때문에 티베트 전역은 중국 경찰의 경비가 심합니다. 대도시 위주로 개방되고 중국 정부에서 주는 여행허가증도 소지해야 합니다. 따라서 국내여행사 등을 통해 단체로 여행하는 것이 속편합니다. 여행 중 정치적으로 민감한 얘기나, 달라이라마를 입에 올리는 행위는 삼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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