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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LPGA 세대교체, 리디아 고-전인지-쭈타누깐 '신트로이카'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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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LPGA 세대교체, 리디아 고-전인지-쭈타누깐 '신트로이카' 재편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1.22 1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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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루이스는 부상-부진 등으로 순위 하락…김세영-장하나-유소연까지 한국 선수 5명 톱10 포진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는 세대교체가 두드러졌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 한국명 고보경)는 시즌 막판 부진으로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베어 트로피 등 그 어떤 것도 가져오지 못했지만 57주째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치고 올라왔다.

반면 한동안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잡고 있던 박인비(28·KB금융그룹)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부상과 부진으로 순위가 하락했다. 

박인비는 세계랭킹 7위로 떨어지며 밀려났고 루이스는 아예 1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리디아 고와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다투던 선수였지만 단 한 시즌으로 위치가 크게 바뀌었다.

◆ 리디아 고를 무관으로 밀어낸 쭈타누깐과 전인지, 톱3가 되다

리디아 고의 올 시즌 초반 행보는 왜 세계랭킹 1위인가를 보여줬다. 기아 클래식과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을 통해 2주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주가를 높였다. 이 때까지만 해도 '태국의 박세리' 쭈타누깐은 데뷔 첫 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쭈타누깐이 5월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부터 LPGA 볼빅 챔피언십까지 3주 연속 우승컵을 가져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리디아 고도 리우 올림픽이 벌어지기 전까지 시즌 4승을 챙겼지만 쭈타누깐이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정상에 오르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쭈타누간은 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LPGA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쭈타누깐은 샷 난조로 올림픽을 중간에 포기하긴 했지만 이어 벌어진 캐나디언 퍼시픽 위민스 오픈을 통해 시즌 5승을 챙기며 리디아 고를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그 사이 리디아 고는 계속된 샷 난조로 자신과 함께 했던 캐디까지 경질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끝내 리디아 고는 쭈타누깐을 이겨내지 못했다. 레이스 투 CME 글로브에서 쭈타누깐에 선두를 내줬던 리디아 고는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도 성적이 뒤처지면서 100만 달러 보너스 상금까지 쭈타누깐에게 내줬다. 시즌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까지 모두 쭈타누깐이 가져갔다.

리디아 고에게 하나 남은 것은 최소평균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베어 트로피였다. 그러나 시즌 내내 꾸준한 기록을 남겼던 전인지에게 마지막 순간에 내주고 말았다. 전인지가 마지막날 18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면서 베어 트로피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전인지는 올 시즌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외에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지만 꾸준한 성적을 올리면서 상위랭커의 힘을 보여줬다. 시즌 초반 불의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 여부도 불투명했지만 지금은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세계 3위에 올라있어 쭈타누깐과 함께 리디아 고를 위협할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전인지는 LPGA 역사에서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신인왕과 베어 트로피를 동시에 석권한 두번째 슈퍼루키가 됐다. 그만큼 전인지의 미래는 밝다.

◆ 박인비 없이도 강력한 태극 낭자군, LPGA 9승 합작

LPGA가 미국의 무대라는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올 시즌 미국 선수가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은 지난 2월 혼다 LPGA 태국 대회의 렉시 톰슨과 US 여자오픈의 브리타니 랭밖에 없다. 미국 선수가 단 2승에 그치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에 비해 한국 선수는 박인비 없이도 9승을 합작했다. 박인비는 부상 때문에 투혼의 리우 올림픽 금메달 외에는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김효주(21·롯데)가 시즌 개막전인 퓨어 실크-바하마 LPGA 클래식에서 통산 3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장하나(24·비씨카드), 김세영(23·미래에셋), 신지은(24·한화), 전인지, 김인경(28·한화) 등이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장하나는 올 시즌 3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김세영도 2승을 챙기며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이한 멀티 우승을 기록했다.

한국 선수가 올 시즌 벌어진 34개 대회에서 9승을 챙겨가면서 세계 랭킹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인왕 전인지(3위), 김세영(6위), 박인비(7위), 장하나(9위)와 함께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샷 감각을 되찾은 유소연(26·하나금융그룹)이 10위로 시즌을 마감하면서 톱10에 합류했다. 10위권에 무려 절반, 5명의 태극낭자가 자리했다.

여기에 내년 LPGA 무대 도전을 선언한 '대세' 박성현(23·넵스)가 11위로 벌써부터 전인지의 바통을 이을 슈퍼루키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양희영(27·PNS, 12위)을 비롯해 2년 연속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이보미(28·노부타그룹, 15위)까지 포함하면 20위권 내에도 한국 선수 8명이 포진했다. LPGA에서 '코리안 슈퍼파워'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입증한 2016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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