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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홍성흔 은퇴, 갖가지 병살타 기록은 명예로운 훈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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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홍성흔 은퇴, 갖가지 병살타 기록은 명예로운 훈장이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11.23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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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PS-연속 경기 등 병살타 관련 기록 모두 보유, 공격적 배팅의 흔적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홍성흔(39)이 은퇴했다. 두산 베어스에서, 롯데 자이언츠에서, 그리고 국가대표에서 방망이로, 또 목소리로 팬들을 웃게 했던 그가 18년의 프로 생활을 마치고 인생 2막을 연다.

홍성흔은 1999년 신인왕을 시작으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우타자 최초 통산 2000안타, 두산 최다 안타, 최다 타점, 최다 2루타 등 숱한 업적을 남기고 은퇴한다.

▲ 홍성흔은 갖가지 병살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얼마나 오랜 시간 주전으로 활약했는지, 공격적인 배팅 스타일을 유지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스포츠Q DB]

홍성흔 은퇴로 여러 빛나는 위업들이 기려지는 가운데 눈여겨볼 또 하나의 ‘훈장’이 있다. 바로 병살타다. 홍성흔은 통산 병살타 부문에서 230개로 1위다. 한번에 아웃카운트 2개를 당하는 분야에서 독보적인 건 불명예스럽지만 이는 홍성흔이 오래 꾸준하게 주전으로 활약했다는 걸, 타석에서 공격적이었다는 걸 의미한다.

2위 정성훈(LG)과 격차는 23개. 정성훈이 올해 기록한 병살타가 9개이니 홍성흔의 선두 자리를 빼앗으려면(?) 적어도 3시즌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새해 37세가 되는 정성훈도 은퇴가 머지 않았다. 양석환에 밀려 출전 시간도 점차 줄어들고 있어 홍성흔이 은퇴하고도 타이틀을 내놓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3위 김동주(186개), 6위 안경현(172개), 공동 7위 양준혁, 장성호(이상 166개), 9위 마해영(157개)은 은퇴했다. 4위 김태균(한화)은 185개, 5위 이호준(NC)은 182개, 10위 이범호(KIA)는 154개의 병살타를 각각 때렸다. 이호준은 은퇴가 다가오고 있으니 제쳐두자. 김태균이 그나마 가능성이 있지만 홍성흔을 따라잡으려면 한참 멀었다.

홍성흔은 포스트시즌에서도 11개의 병살타를 때려 손시헌(NC)과 함께 가을야구 병살타 공동 선두에 자리해 있다. 더 아픈 기록은 또 있다. 홍성흔은 롯데 소속이던 2011년 8월 30일부터 9월 9일까지 무려 7경기 연속 병살타를 기록해 이 부문 기록까지 보유하고 있다.

그나마 은퇴하는 홍성흥에게 위안인 것은 단일시즌 병살타 기록에서는 1위가 아니라는 점이다. 홍성흔은 7경기 연속 병살타로 마음고생을 했던 2011년 22개의 병살타를 때렸다. 이는 2003년 마해영, 2011년 이대호와 함께 한 시즌 개인 최다 병살타 순위 공동 2위다. 1위는 삼성 라이온즈 지휘봉을 잡은 김한수 감독으로 2004년 23개를 때렸다.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는 714번의 아치를 그리는 동안 1330번의 삼진을 당했다. 그렇지만 누구도 루스를 삼진왕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병살타가 두려워 스윙폭을 줄였다면 지금의 홍성흔이 존재했을까.

은퇴하는 레전드 홍성흔의 갖가지 병살타 기록은 결코 부끄러운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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