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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스포츠영웅 김연아, 찍혔다면 박근혜 대선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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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스포츠영웅 김연아, 찍혔다면 박근혜 대선 때부터?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11.23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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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 대표 "미운털 박혔다면 2012년 박근혜 대선후보 행사 불참 이후부터일 것" 추측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 의혹 하나. 김연아(26)는 2014년 11월 정부의 지원 속에 만들어진 늘품체조 시연회에 불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자리였지만 다른 스케줄이 있어 빠졌고 정부로부터 미움을 사 지난해 스포츠영웅 최종심사에서 나이 제한을 이유로 탈락되는 등 불이익을 받았다.

# 의혹 둘. 정부에 미운털이 박힌 김연아는 지난해 광복절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잡은 손을 뿌리쳤다.

최근 화제의 중심에 있는 김연아를 둘러 싼 의혹들이다. 김연아와 구동회 올댓스포츠 대표는 23일 2016 스포츠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 참석해 이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사실과는 달랐다.

김연아는 지난해 스포츠영웅 최종심사에서 나이가 어리다는, 규정에도 없는 조건을 이유로 후보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올해에는 고(故) 김일 선생, 차범근, 박찬호, 박세리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스포츠영웅으로 선정됐다.

드디어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은 김연아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그보다 더 관심을 끈 것은 김연아가 정부로부터 불이익을 받았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스포츠영웅 헌액식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연아는 “여러 가지 말이 있는데 나는 최근 보도를 통해서야 들었다. 불이익을 당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동회 올댓스포츠 대표의 발언은 조금 더 구체적이었다. 구 대표는 “당시 김연아는 평창 올림픽 홍보대사 일정 등이 잡혀 있었기 때문에 참석이 불가능했다”며 “지금도 그렇지만 하루에도 3, 4건의 행사 참석 요청 전화가 온다. 늘품체조 관련해서도 김연아에게 요청이 왔었다고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시연회 불참이 김연아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었다는 것.

하지만 김연아가 평창 올림픽, 동계 스포츠 관련 행사, 유니세프의 국제 친선대사 활동,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유스 올림픽, 스페셜 올림픽 글로벌 홍보대사로서 행사, 그동안 지원해준 후원사 행사에만 집중하게 일정을 조율해달라고 부탁했고 이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또 김연아의 불이익에 관해서는 크게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지난해 스포츠영웅 심사에서 탈락했는데 선정기준에 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다”며 “대한체육회 체육대상 관련해서도 그저 ‘상복이 조금 없구나’라고만 느꼈을 뿐이다. 2009년이었나,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뒤 최우수상을 받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미 널리 알려진 것처럼 김연아가 정부에 미움을 샀다는 것은 거의 공식화되고 있다. 지난 19일 KBS 보도에 따르면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의 측근은 “김연아는 문체부에 찍혔다”고 말했다. 또 21일 SBS 보도에 따르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박태환을 만난 자리에서 “난 참 김연아를 안 좋아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구 대표는 “미운털이 박힌 이유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여러 정부 관련, 정치적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됐을 것”이라며 “무슨 행사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였을 때 행사 초청이 왔는데 참석하지 못했다. 미운털이 박혔다면 이때부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늘품체조 관련해서도 구 대표는 “체조 시연회라고만 하면서 참석이 가능한지 물어왔다”면서 “일정이 됐다고 하더라도 참석했을지는 모르겠다. 스포츠 스타는 국가 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의무가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는 행사라면 거절할 수 있는 권리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복절 행사에서 박 대통령의 손을 뿌리쳤다는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김연아는 “당시 생방송이었고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 영상으로만 보면 오해할 수 있어 보인다”며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제가 아무리 버릇이 없다고 하더라도 어른의 손을 그렇게 뿌리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구동회 대표도 “당시 박 대통령이 무대에 섰을 때 김연아가 인사를 드렸다. 마무리하는 상황이었는데 정리가 잘 안돼 스태프도 애를 먹었다”며 “김연아도 어떻게 서 있어야 할지 몰랐고 당시 벌어졌던 부분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 의도가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연아와 구 대표는 입장을 밝히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시상식 관련된 부분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 이번 일로 인해 더 이상 논란을 키우고 싶지 않아보였다.

스포츠영웅으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김연아는 “나도 그렇고 다른 선수들도 일이 커지는 것에 대해 걱정된다”고 말했다. 구 대표도 “이번 일은 국정 농단 세력이 스포츠를 정치 도구로 이용하려는 데서 나왔다. 논란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데 억울한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는 만큼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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