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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훈 신인왕이로소이다, 남자골프 '제3지대론'의 새 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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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훈 신인왕이로소이다, 남자골프 '제3지대론'의 새 기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1.24 1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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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2승 거두며 5월의 선수상까지 수상…PGA 신인왕 아쉽게 놓친 김시우와 영건 급부상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왕정훈 신인왕이로소이다' 

왕정훈(21·아이에스엠아시아)이 유러피언 투어 신인상을 품었다. 지난 5월 2연승을 거둔 데 이어 시즌 최종전에서는 준우승까지 차지하는 등 으뜸 활약을 펼친 그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영예였다.

유러피언 투어 사무국은 24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왕정훈이 지난해 안병훈(25·CJ)에 이어 신인상 수상자가 됐다"고 공표했다.

유러피언 투어답게 그동안 대부분 신인상은 유럽 선수의 몫이었다. 2013년 피터 윌라인(미국)이 처음으로 신인왕에 오른 비유럽파였으니 말이다. 이어 지난해 한중 핑퐁커플 안재형-자오즈민의 아들 안병훈이 처음으로 슈퍼루키 환호를 외친 아시아선수가 됐으며 1년 뒤 왕정훈이 그 바통을 이어 받은 것이다.

같은 국적의 선수가 2년 연속 최고 신인 타이틀을 차지한 것은 윌라인과 브룩스 코에프카가 2013, 2014년에 연속 수상해 '아메리칸 습격'을 한데 이어 2년 만이다. 그만큼 2명의 코리안 루키가 유럽 골프를 지배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5월의 선수' 수상까지 승승장구한 왕정훈의 신인왕 타이틀은 새로운 분기점이 될 수 있다.

그동안 한국 남자골프는 올해 '덤보' 전인지가 한국 여자선수로는 10번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최고 루키에 오르는 등 위세를 떨치고 있는 여자골프에 비해 위축돼 있었다. '탱크' 최경주 등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 지평을 넓히고 위상도 높였지만 태극낭자들과 달리 세계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 

LPGA 투어에서 한국인 최초로 명예의 전당까지 오른 '골프여제' 박세리와 달리 한국 남자골프 개척자 최경주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채 통산 8승을 쌓았다. 최경주의 업적을 결코 낮게 볼 수 없지만 금세기 들어 태극낭자들이 주도해온 '골프한류'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어떻게 보면 한국 남자골프의 미래는 왕정훈이나 안병훈, 김시우(21·CJ대한통운) 등 영건에 달려 있다. 김시우는 아쉽게 올 시즌 PGA 투어 신인왕을 놓쳤지만 성적이 떨어져서가 아니었다. 선수들의 투표로 뽑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름값에서 밀렸다고 봐야 한다. 김시우는 이미 한국 남자골프의 대표적인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아직까지 세계 남자골프에서 '코리안 파워'는 미미하지만 이들의 나이가 젊고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최경주가 고군분투했을 때보다 분명 한국 남자골프의 세계 도전은 힘차다. 유럽 대륙에서 신인왕 연속 수상에 성공한 안병훈과 왕정훈, 그리고 PGA 그린에서 인생역전 드라마를 쓴 김시우 등 '영건 트로이카'가 침체돼 있던 한국 남자골프를 세계 정상 클래스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일본과 미국무대에서 도약과 성장을 모색했던 한국 남자골프가 유럽이라는 '제3지대'를 통해 최고 무대 PGA를 겨냥한 경쟁력을 확보해나가는 지렛대 효과를 거둔 것은 큰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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