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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허탈감과 자괴감, 김종 전 차관 농단에 위기 맞은 스포츠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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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허탈감과 자괴감, 김종 전 차관 농단에 위기 맞은 스포츠산업계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1.25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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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산업 융성이라는 대의가 개인 부정부패에 유린당한 것…올바른 정책까지 부정말아야" 우려 목소리

[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최대성 기자] "요즘 스포츠산업계를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을 보며 '내가 이러려고 스포츠산업을 했나'하는 자괴감이 들어요."

스포츠산업포럼에 패널로 참석한 심찬구 스포티즌 대표의 한마디에 참석자들은 쓴웃음을 지었다. 분위기가 좋았다면 심 대표의 재치있는 패러디에 폭소가 터질 수도 있었겠지만 최근 개인의 스포츠 농단에 스포츠산업계가 유린당한 상황에서 그 누구도 기분좋게 웃을 수 없었던 것이다.

▲ 한남희 고려대 교수가 24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스포츠산업포럼에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캐도캐도 계속 나오는 최순실 게이트의 실체가 점점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중심으로 이뤄진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과 함께 그 이권이 스포츠계로 미쳤다는 사실에 스포츠 현장은 경악했다.

여기에 10년 넘게 스포츠산업 정책에 대해 연구하고 조언했던 학자 스포츠산업 스페셜리스트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 차관이 연루된 것을 넘어 전횡의 주체였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는 상황에서 스포츠산업계는 경악을 넘어 자괴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스포츠산업, 어떻게 될 것인가?'란 주제의 스포츠산업 포럼을 통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모인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김종 전 차관에 대해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포럼을 듣기 위해 천안에서 올라왔다는 한 대학생은 "그동안 박근혜 정부의 스포츠산업 융성정책을 보면서 대통령은 지지하지 않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스포츠 분야를 발전시킨다고 하니 기대를 걸었다"며 "그런데 그 모든 것이 개인의 이익 창출을 위해 만들어졌던 시나리오였다고 생각하니 허탈했다"고 밝혔다.

▲ 이용규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 사무국장이 24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스포츠산업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포럼에 참석한 8명의 패널들도 속앓이를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김종 전 차관이 한때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일해왔던 '동료'였고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진두지휘하는 '컨트롤 타워'였기에 더욱 그랬다. 이 가운데 박진경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부터 김종 전 차관 등과 함께 스포츠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연구하고 수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종 전 차관을 중심으로 문체부가 집행하고 시행했던 모든 스포츠정책이 부정당하는 현실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정부 주도로 스포츠산업 정책이 만들어지면서 민간의 목소리는 외면당하는 측면도 있었지만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 스포츠의 통합이라든가 민간 중심의 스포츠산업 발전, 체육시설의 민간 위탁 같은 방향은 분명 옳은 것이라는 얘기다.

김도균 경희대 교수는 "스포츠산업을 핵심 산업으로 규정했던 박근혜 정부의 정책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되어 나갈지는 미지수지만 국민 복지와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스포츠 기본법의 내용처럼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한 국가과 기업들의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며 "김종 전 차관, 한 개인의 정책 추진이 스포츠산업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 시대적인 상황과 국가 경쟁력을 위해 만들어진 스포츠산업 정책이 계속 추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영재 중앙일보 선임기자는 "최순실 씨와 김종 전 차관 라인은 '비정상의 정상화', '체육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을 밀어붙였다. '왜 이렇게 급하게 밀어붙이나'라는 불만이 나왔지만 문체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며 "결국 통합체육회가 만들어졌지만 알고 보니 체육 통합은 최순실 일파가 체육계를 장악하고 손쉽게 착복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이 와중에 엘리트 스포츠와 생활 스포츠 사이에 앙금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24일 열린 스포츠산업포럼의 참석자들이 패널들의 토론을 청취하고 있다.

심찬구 대표는 "K스포츠재단이 최순실 씨의 사리사욕을 위한 창구로 악용되어서 그렇지, 정부 중심이 아닌 민간 중심으로 스포츠정책을 추진한다는 방향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었다"며 "최순실 씨와 김종 전 차관의 전횡과 농단으로 통해 옳았던 방향까지 전부 부정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 씨가 중심이 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을 존치시켜 이권 사업을 하려고 했던 시도 역시 스포츠시설의 민간위탁이라는 올바른 방향을 부정하는 계기가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있었다.

계은영 고양시 전문위원은 "지방자치단체의 스포츠시설을 민간에 위탁한다고 하면 당장 공무원이 자신의 일이 없어질까 두려워 지자체와 공무원 모두 반대하거나 부정적인 입장이었다"며 "이제 막 민간 위탁을 통한 경기장 활용 방언에 대한 논의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최순실 게이트로 후퇴하거나 원점으로 회귀할까 걱정스럽다"는 의견을 내놨다.

▲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24일 열린 스포츠산업포럼의 패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한국스포츠산업협회 제공]

김종 전 차관의 스포츠농단으로 2000년 5월 스포츠산업육성 기본계획 수립으로 시작한 스포츠산업 발전 16년 역사가 한꺼번에 부정당할 위기에 몰렸다. 16년 동안 진행됐고 연구됐던 모든 것이 한꺼번에 평가절하되는 것에 대해 스포츠산업 종사자들은 가슴을 친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올바른 스포츠산업 정책은 계속 끌고 나가고 그렇지 못한 정책은 수정하는 것은 모두 스포츠산업 종사자들의 몫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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