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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내가 바로 K-1 한국 대표 이성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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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내가 바로 K-1 한국 대표 이성현이다
  • 박성환 기자
  • 승인 2014.10.14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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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 월드 맥스 2014 파이널’ 슈퍼매치서 유럽 무에타이 강자 안드레이 쿨레빈 꺾고 귀국

[인천국제공항= 스포츠Q 박성환 기자] 대한민국 입식격투계가 낳은 최고의 영웅 이성현(24. 인천무비체육관)이 또다시 일을 냈다.

이성현은 11일 태국 몬티엔 호텔에서 개최된 ‘K-1 월드 맥스 2014 파이널’ 슈퍼매치에서 유럽 무에타이의 강자 안드레이 쿨레빈(30. 벨라루스)을 맞아 승전보를 전해왔다.

쿨레빈은 아마추어 전적이 115승 6패에 달하고 프로 무대에서도 52승 12패를 거둔 노련한 베테랑이다. 또한 WMC, 맥스 무에타이 등 여러 킥복싱 단체의 챔피언을 지낸 저돌적인 파이터다.

올 초 K-1 월드 맥스 2014 그랑프리 준결승 대회에서 최강의 파이터 쁘아카오 포프라묵을 맞아 대등한 접전을 펼친 끝에 아쉽게 패배했던 이성현으로서는 한단계 성숙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쿨레빈의 공격 루트를 차단했고 효과적인 역습을 성공시킨 끝에 1승을 추가할 수 있었다.

지난 13일 아침 7시 5분 비행기로 귀국하는 이성현과 스승 김동균 관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기자가 인천국제공항으로 마중을 나갔다.

▲ "또 이기고 돌아왔습니다!" 약관 24세의 이성현은 역대 K-1 한국 진출 선수들 중에서 가장 큰 업적을 남기고 있는 중이다.

- 이번에 승리한 상대는 어떤 스타일의 선수였나.

▲ 쿨레빈은 무에타이를 베이스로 하는 유럽의 강자이며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선수다. 사전에 동영상으로 그 선수를 연구했었는데 킥 파워가 굉장히 강해 보였다. 그런데 막상 링 위에서 미들킥을 몇 대 맞아보니 생각보다 아프진 않아서 차분하게 내 전략대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 훌륭한 제자 뒤엔 훌륭한 스승이 있었다. 2000년대 한국 킥복싱의 대들보 이수환을 발굴했던 김동균 관장(무비체육관)이 이번엔 전세계를 경악시킨 월드클래스 제자를 키워냈다.

- 정통 킥복서로서 쁘아카오를 비롯한 오리지널 무에타이 강자들과 대등한 시합을 펼치거나 심지어 그들을 제압한 적이 많다. 무에타이 베이스의 상대와 싸울 땐 어떤 마음가짐을 지니는가.

▲ 무에타이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킥복서들을 자신들보다 한 단계 아래로 깔보는 경향이 짙다. 무에타이가 원류이며 킥복싱은 아류라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 특히 그들은 ‘이쉬’, ‘에이쉬’하는 소리를 크게 내며 펀치 한방 킥 한방을 세게 차는 특성이 있다. 그 기세에 눌리면 안된다. 싸움은 첫 기세를 누가 선점하느냐에 달린 것 같다. 나는 관장님과 준비해 놓은 전략을 바탕으로 그들을 서서히 무너뜨릴 뿐이다. 경기가 끝나고 심판이 내 손을 들어올리면 그들은 ‘급 겸손’해진다.

▲ "다친 상처는 찍지 마세요" 평소의 이성현은 수줍음도 타고 애교도 많은 젊은이다. 이런 평범한 학생이 세계가 주목하는 K-1 국제무대에서 강자들을 속속 물리치고 있다.

- 킥복싱과 무에타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 심플한 펀치와 킥에 파워를 최대한 입혀서 강하게 찬다. 반면에 스텝의 다양성이라든지 창의적인 전략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망치와 야구배트를 세게 휘두르는 느낌으로 공격해 온다. 반면에 킥복싱은 펀치와 킥의 콤비네이션이 무에타이보다 좀 더 발전되었다고 생각한다. 여러 플랜을 미리 만들어놓고, 플랜A가 통하지 않으면 재빨리 플랜B로 바꾸고, 플랜C로 바꾸며 다양한 공격 루트를 전개할 수 있다.

- 쁘아카오가 결승전에서 연장 판정이 나자 경기장을 이탈해 버리는 대형 사고가 났다. 쁘아카오의 경기력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 만약 리벤지한다면 100% 내가 이길 수 있다. 그저 꼭 이기겠다는 다짐이 아니라 충분히 내가 이길 수 있는 상대다. 나이가 들면서 기량이 하락하는 것이 눈에 띈다. 하지만 막상 링 주변에서 결승전을 지켜볼 땐 쁘아카오를 응원했다. 준결승에서 나를 판정으로 이기고 올라갔으니 그가 우승해야 내 체면도 서지 않겠는가?

▲ "제 공로라기 보다는 성현이가 잘해줬을 뿐입니다." 지도자로서 김동균 관장이 지닌 성실함과 넓은 인격은 이성현에게 모범이 된다.

- 이성현 선수의 경기들을 보면 패하더라도 꼭 판정으로 패한다. 넉다운 K.O 패배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인데 맷집을 원래 타고 난 것인가. 아니면 쓰러질 것 같아도 정신력으로 버티는가.

▲ 로우킥이든 미들킥이든 맞는 순간엔 당연히 나도 ‘욱!’하고 아프다. 하지만 그 순간만 꾹 참고 상대를 주시하며 스텝을 밟아나가면 이내 괜찮아 진다.

맷집이 원래부터 좋게 타고났다기 보다는, 평소 체육관 선수들과 워낙 거칠게 스파링을 하다 보니 막상 정식 시합에서 마주하는 상대들의 펀치와 킥은 겁나지 않았다. 특히 지금은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주류업계 회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수환이 형(이수환)과 스파링하던 과거에 맷집이 단련된 것 같다. 나는 주로 경기보다는 스파링할 때 아픔을 많이 느낀다.(웃음)

▲ "이 무대에서 제가 싸웁니다!" 경기를 앞둔 이성현이 [K-1 월드 맥스 파이널]이 열리는 태국 몬티엔 호텔 특설 경기장 무대 위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이성현 측 제공]

- 프로 데뷔 초와는 달리 요즘엔 웨이트 트레이닝도 열심히 한다고 들었다. 비시즌과 시즌으로 나눠 본다면 하루 훈련양이 얼마나 되는가.

▲ 우선 하루 훈련 시간은 늘 똑같다. 시합이 있건 없건 하루 2시간30분 훈련한다. 시합이 없을 땐 오전에 스트렝스, 웨이트 트레이닝을 1시간 한다. 저녁에는 선수부 후배들과 로드웍 러닝을 뛰기도 하고 기초적인 훈련을 많이 한다. 무엇보다도 기초 연습을 수없이 반복하는 게 최고다. 저녁에는 1시간30분 정도 훈련한다.

시합이 잡히면 4주 정도 시즌 훈련으로 들어간다. 오전에는 웨이트 훈련을 중지하고 컨디셔닝 훈련으로 바꾼다. 크로스핏과 케틀벨 동작 중에서 나에게 맞는 것들을 골라 연습한다. 또한 타바타, 인터벌 등 서킷 트레이닝으로 체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

저녁에도 변함없이 1시간 30분을 하는데 강도는 비시즌에 비해 훨씬 강해진다. 관장님이 잡아주시는 미트 치기 라운드 횟수도 더 늘어나고, 스파링도 정신없이 한다. 선수부 여러명이 돌아가며 날 공격해 오면 나는 끝까지 밀리지 않고 맞서 싸운다. 그렇게 훈련하고 시합 날 링에 올라가면 상대가 쉽게 느껴진다.

▲ 계체 직후 이성현과 쿨레빈이 마주 섰다. 긴장감이 흐르는 순간이지만 이성현의 표정은 침착하기만 하다. [사진= 이성현 측 제공]

- 격투 커뮤니티에서는 이제 이성현 선수가 글로리에 진출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오는데.

▲ 글로리 쪽 선수층이 좀 더 두껍긴 하다. 하지만 K-1도 몇 년 사이에 재개편되면서 다시 옛 영광을 찾기 위해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이번 대회의 스케일과 무대 퍼포먼스도 상당히 컸다. 점차 예전의 K-1 명성을 찾아가기 위해 주최 측에서 노력하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나는 아직 K-1과 계약 기간이 남아있어서 다른 단체로 진출하는 건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 무비체육관은 이성현 선수 외에도 은퇴한 이수환을 비롯해서 어네스트 후스트(K-1 헤비급 챔피언 출신의 전설적인 인물)가 극찬한 이찬형 등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킥복싱 관련 유사 단체가 너무나 많고 저마다 한국 챔피언이다, 동양 챔피언이다 하면서 경력을 자랑한다. 이 와중에 무비체육관은 구체적인 성과를 내면서 국내 입식타격 팀의 최고 명문으로 자리잡았는데 비결이 무엇인가.

▲ (김동균 관장이 대신 대답) 나는 늘 선수들에게 겸손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절대 나쁜 마음을 먹거나 어두운 세계로 빠지지 말고 성실하게 꾸준히 운동을 해야만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오른다고 가르친다. 우리 선수들이 모두 순진하고 착하다. 이 운동은 너무나 힘든 운동이다. 분명한 목표 의식과 의지 없이 호기심에 시작한다면 몇 달 만에 그만두고 만다. 성격이 삐딱하거나 못된 아이들은 선수부로 받아줘도 중간에 그만두고 나쁜 짓하기 십상이다. 선수부 인원을 구성할 때 싸움 실력보다는 인격을 더 보는 편이다.

▲ 세계적인 기량을 지닌 쿨레빈을 연장 판정승으로 이긴 이성현이 김동균 관장과 링 위에 섰다. 이성현은 "쁘아카오에게 복수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사진= 이성현 측 제공]

- 이성현 선수는 다양한 루트의 콤비네이션 공격도 뛰어나지만 하이킥 K.O와 펀치에 의한 K.O도 여러 번 연출해냈다. 강한 타격을 하려면 어떤 훈련이 필요한가.

▲ 기본적인 연습의 무한 반복이 제일 중요하다. 과거에는 도복을 입고 격투기 품새를 했었다. 다른 입식단체에서 그런 우리를 보고 비웃었지만 나는 그 때 수없이 반복한 품새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대한격투기협회에서 만들었던 도복 품새는 무척 효과적이다. 펀치의 각도를 정확하게 익힐 수 있고 수많은 콤비네이션 공격 루트가 몸에 저절로 외워진다. 이게 경기 중에도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다. 이 좋은 걸 왜 남들이 비웃었는지 모르겠다.

▲ "경기 전인데 별로 긴장되진 않네요." 승부를 앞둔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천진난만한 미소를 보이는 이성현. [사진= 이성현 측 제공]

- 1년에 정말 많은 시합을 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항상 특별한 부상 없는 것도 이성현 선수의 특징이다. 이번 시합도 눈 위가 살짝 찢어진 것 외에는 별다른 부상이 없는데.

▲ 수년 전에 안와골절 한번 당한 것 외에는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는 편이다. 미들킥을 세게 맞아도 내 갈비뼈는 부러지긴 커녕 실금도 한번 간 적 없다. 펀치를 맞아도 ‘별로 안 아픈데?’하는 생각이 들어서 자신있게 앞으로 전진하게 된다.

왜 그런지 생각해 봤는데 과거에 이수환 형과 스파링할 때 하도 많이 맞아서 뼈들이 단련된 것 같다.(웃음) 그 형의 펀치와 킥에 비하면 현재 내 체급에 속한 K-1 선수들의 펀치와 킥은 평범하다.

▲ "아... 상대 주먹보다 주사바늘이 더 아파요." 큰 부상은 없었지만 눈썹 밑이 약간 찢어졌다. 상대의 매서운 주먹에도 눈을 감지 않는 이성현이 가느다란 주사바늘 앞에서는 엄살을 부리는 모습이 이채롭다. [사진= 이성현 측 제공]

- 이수환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들을수록 젊은 나이에 은퇴한 이수환의 커리어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입식타격기에 대한 관심이 많이 작아졌다. MMA로 전환해서 UFC에 진출하고픈 생각은 없는가. 한 때 K-1 경량급의 유망주였던 권민석은 MMA로 방향을 바꿨는데.

▲ 전혀 없다. 그쪽 선수들이 부러웠던 적도 없다. 왜냐면 내가 킥복서라는 자부심이 크기 때문이다. 나마저 입식타격기를 그만둔다면 어떤 한국 선수가 K-1을 지키겠는가. 외국 선수들끼리 K-1에서 판을 치는 걸 내버려둘 순 없다.

얼마 전에 케이블 방송 격투기 오디션에서 권민석 선수를 봤다. 나와 같은 K-1 정복의 꿈을 키우던 선수였기에 유심히 봤는데 지옥의 3분 1라운드 타격 테스트가 끝나고 2라운드 MMA 테스트가 시작되자마자 바닥에 깔리더라. 주짓수 기술을 잘 모르는 그 선수가 어떻게든 일어나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이 마음 아팠다. 시청자들에게는 투지와 패기로 보였겠지만 내 마음은 다르다. 한 때 나와 같은 길을 걷던 뛰어난 선수가 다른 종목 관계자들로부터 오디션 테스트를 받으며 탈락 여부가 결정되는 게 나로선 마음이 아팠다.

▲ 경기 전, 김동균 관장이 이성현의 주먹에 핸드랩을 감아주고 있다. 스승과 제자의 신뢰와 깊은 교감이 이뤄지는 드라마틱한 장면이다. [사진= 이성현 측 제공]

- 많은 격투기 선수들이 생활고를 겪는다. 생업을 위해 헬스클럽 등 직장을 다니며 오후 시간을 이용해 선수부 훈련을 하는데.

▲ 올 봄까지 새벽에 일어나 헬스클럽 트레이너로 일하다가 그만뒀고 지금은 우리 체육관에서 P.T수업을 맡고 있다. 따로 생활비를 지원해 주는 스폰서가 있는 건 아니지만 비타민영양제와 단백질보충제를 지원해주시는 분이 있다. 나의 영양 플래너이기도 한 전영수 형이 나에게 큰 의지가 되는 분이다.

- 63kg급부터 70kg K-1 맥스급까지 체급을 넘나들며 활약 중인데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체급은 어디라고 생각하나.

▲ 66kg급이다. 61kg급은 체중 감량이 너무 힘들다(웃음) 내 컨디션이 제일 좋을 때가 66kg일 때다.

- 그럼 70kg로 증량하면 컨디션이 별로인가. 그렇다면 별로 안 좋은 컨디션으로 쁘아카오와 그렇게 잘 싸웠다는 셈인데.

▲ 다음에 좋은 컨디션으로 쁘아카오와 싸울 수 있다면 100% 내가 이길 것이다.

- 마지막 질문이다. 이성현 선수의 시합당 개런티를 궁금해 하는 팬들이 많다.

▲ 예전 k-1 전성기 때처럼 몇 천만원씩 받지는 못한다. 대기업 부장님의 한달 월급 정도?

 

amazing@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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