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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함서희-축구대표팀 공통 교훈,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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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함서희-축구대표팀 공통 교훈,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냐'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1.27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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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의 전설 요기 베라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는 다른 스포츠에도 마찬가지다. 심판이 휘슬을 불거나 어떠한 사인을 내리기 전까지는 경기가 중단되지 않는다.

이런 점을 간과한 사례가 또 발생했다. 경기 도중 상대 선수 손가락에 눈이 찔려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키길 바라만 봤던 UFC 파이터 함서희(29‧팀 매드)가 패배와 직결된 카운터펀치를 맞고 말았다.

▲ 함서희가 27일 UFC 경기에서 1-2 심판판정 패배를 당했다. [사진=UFC 공식 페이스북 캡처]

함서희는 27일 호주 멜버른서 열린 다니엘 테일러(27‧미국)와 UFC 파이트 나이트 101 메인카드 제1경기(스트로급)에서 1-2로 판정패를 당했다.

문제의 장면은 마지막 3라운드에 나왔다.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겨둔 상황에서 함서희가 심판에게 눈이 찔렸다는 어필을 하며 가드를 올리지 않고 있자 테일러가 함서희에게 다가가 인정사정없이 펀치를 퍼부었다. 함서희의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대로 무차별 폭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함서희의 UFC 경기를 본 팬들은 “닥터체크를 하지 않은 심판에게 잘못이 있다”고 했지만 그 전에 함서희가 방어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경기 중단이 선언되지 않았기 때문에 플레이를 끝까지 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었다. 여기서 맞은 카운터펀치로 함서희는 얼굴에 큰 상처를 입었고 끝내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함서희의 이날 UFC 경기 패배는 논란의 상황에서 심판만 물끄러미 쳐다본 축구대표팀의 전철을 떠올리게 한다.

시계를 10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스위스와 2006년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닉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석연찮은 심판 판정으로 2번째 골을 내줬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수비수들이 끝까지 골을 넣은 알렉산더 프라이를 마크하지 않았고 이것이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졌다.

UFC 함서희가 되새겨야할 장면은 또 있다. 

2014년에도 축구대표팀에선 비슷한 장면이 되풀이됐다. 당시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가나와 평가전을 치른 축구대표팀 홍명보호는 0-1로 뒤진 가운데 2번째 골을 내주는 상황에서 매끄럽지 못한 장면을 연출했다.

전반 44분 가나의 아사모아 기안이 중앙선 부근에서 수비수 곽태휘와 경합을 벌인 끝에 공을 따냈다. 이때 곽태휘가 넘어졌고 그는 넘어진 채로 심판을 바라보며 항의의 뜻이 담긴 눈빛을 보냈다.

그 순간 대표팀 동료들은 곽태휘의 행동을 보며 심판이 반칙을 선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곽태휘 주위에 있던 선수들이 동시에 멈춰 섰다. 그러나 심판의 휘슬은 불리지 않았다.

이미 탄력을 받은 기안은 그대로 골문을 향해 질주, 여유 있게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결국 한국은 가나에 0-4로 무너졌다.

심판이 경기를 지켜보는 스포츠 경기에서 통용되는 말이 있다. 심판의 선언이 있기 전까지는 절대로 하던 플레이를 멈춰서는 안 된다. 반칙 여부를 선수가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UFC 패배를 당한 함서희와 과거 축구대표팀은 이를 잊고 심판만 바라봤다. 이것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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