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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Q] 쿡방·먹방·결혼·육아예능도 지고 … 딜레마에 빠진 예능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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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Q] 쿡방·먹방·결혼·육아예능도 지고 … 딜레마에 빠진 예능의 미래?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6.12.06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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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윤정 기자] ‘새로운 소재와 형식의 예능을 찾아라!’

요즘 예능프로그램 PD들의 고민이 크다. 방송사마다 한 방을 터뜨리는 예능을 꿈꾸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엇비슷한 예능이 무한 ‘카피’되는 현실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고 온갖 아이디어를 동원하지만 안착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때 인기를 모았던 예능의 입지도 예전 같지 않다. 특히 맛깔난 음식을 요리하거나 맛있게 먹는 장면을 보여주던 ‘쿡방’, ‘먹방’과 남녀연예인이 짝을 이뤄 알콩달콩 데이트를 하는 신이 등장했던 ‘결혼 예능’도 한 풀 꺾인 모습이다. ‘스테디셀러’로 통하던 ‘육아 예능’ 또한 ‘황금기’를 벗어나 시청자에게 더 이상 신선한 매력을 전해주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SBS ‘일요일이 좋다 런닝맨’과 KBS 2TV ‘해피선데이 1박 2일’, MBC ‘무한도전’ 등 장수 예능의 성적도 그리 화려한 것은 아니다. 또 SBS ‘일요일이 좋다 꽃놀이패’와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등 새롭게 선보인 예능 또한 저조한 시청률에 머물고 있어 일각에선 예능의 총체적 난국은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현재 ‘황금기’를 벗어나나 ‘먹방’과 ‘쿡방’, ‘결혼 예능’과 ‘육아 예능’은 시청자들에게 더 이상 신선한 매력을 전해주지 못하고 있다. [사진 = tvN 예능 ‘먹고 자고 먹고’,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화면 캡처, jtbc ‘님과 함께 최고의 사랑’ 제공]

일각에서는 최순실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가 큰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가 크게 떨어졌다고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물론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까?   

◆ 지고 있는 쿡방·먹방·결혼·육아예능

현재 방송되고 있는 예능 중 음식을 소재로 다루는 프로그램으론, jtbc ‘냉장고를 부탁해’와 SBS ‘토요일이 좋다 백종원의 3대 천왕’,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 tvN ‘수요미식회’, ‘집밥 백선생 2’, ‘삼시세끼’, ‘먹고 자고 먹고’ 등이 있다.

음식과 요리 소재를 모두 똑같이 썼다고 해도 해당 프로그램들의 성격은 조금씩 다르다. ‘3대 천왕’과 ‘맛있는 녀석들’, ‘수요미식회’는 맛집 음식을 맛보는 형태고, ‘냉장고를 부탁해’와 ‘삼시세끼’는 먹방과 쿡방에 각각 요리대결과 버라이어티의 성격을 더한 프로다. ‘집밥 백선생’과 ‘먹고 자고 먹고’는 백종원을 중심으로 레시피를 전달하거나 여행이란 요소를 집어넣어 스토리가 있는 ‘쿡방’을 연출하는 식이다.

결혼과 육아 예능도 여전히 방송 중이다. MBC의 대표적인 커플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와 시즌2를 진행하고 있는 jtbc의 ‘님과 함께 최고의 사랑’, 그리고 KBS 2TV의 육아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이 현재까지 방송되고 있는 대표적인 결혼, 육아예능이다. 

[사진 = ‘스포츠Q’ DB]

◆ 쿡방·먹방에 식상해 하는 이유?

‘냉장고를 부탁해’와 jtbc ‘집밥의 여왕’, ‘수요미식회’ 등의 방송이 한창 나오던 시기는 2014년 즈음이었다. 이후 점차 포화상태가 되면서 신선함을 잃어버렸다. 지난해 트렌드모니터에서 2,000명을 대상으로 한 ‘2015 먹방, 쿡방 TV프로그램 시청경험 평가’에서 ‘요리 관련 TV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많다’는 의견을 답한 사람도 78.7%에 달한 것은 이를 잘 말해준다.  

매번 예쁜 연예인들이 ‘음~’이란 감탄사를 내뱉으며 음식을 먹는 그림은 점차 식상해졌고, 언제나 비슷한 장면을 보여주는 ‘먹방’과 ‘쿡방’의 범람으로 프로그램 다양성까지 줄어들게 됐다. 더 이상 ‘쿡방’과 ‘먹방’이 주는 매력이 시청자에게 새롭게 다가가지 못했다. 

◆ 리얼 아닌 결혼예능이 예전 같지 못한 이유? 

결혼예능은 2008년 황금기를 맞았다. 그 해는 결혼예능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우리 결혼했어요’가 등장한 때다. 당시 서인영과 크라운제이, 알렉스와 신애 커플이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결혼예능은 단숨에 신흥 포맷으로 떠올랐다. 

[사진 = MBC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 화면 캡처]

그러나 잦은 출연진 교체와 결혼예능에 출연하고 있는 연예인들의 스캔들 문제, 또한 대본이 있다는 증거들이 인터넷상에서 퍼지면서 진정성 논란이 일어났다. 

여기서 결혼예능의 한계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과거 서인영과 크라운제이 커플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우리 결혼했어요’의 인기를 견인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 결혼했어요’는 예쁜 이벤트와 소꿉놀이에 지나지 않는 남녀연예인들의 ‘가짜 결혼생활’로 공감과 진실성을 잃어갔다.

◆ 육아예능, 공감보다는 위화감을?

육아예능에도 더 이상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과거의 ‘호황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육아예능의 호황기는 2013년 방송된 MBC ‘일밤 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아빠! 어디가?’는 연예인 아빠들과 이들의 자녀들이 함께 오지 탐험을 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프로그램은 아빠들이 아닌 아이들에 집중했고, 아이들의 개성을 캐릭터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난 아이들의 순진무구한 매력이 좋은 반응을 이끌었고, 부자지간에 일어나는 재밌는 에피소드들은 시청자들에게 맑고 건강한 웃음을 선사했다. 

[사진 = MBC ‘일밤 아빠! 어디가?’ 시즌1 화면 캡처]

그러나 2014년 1월 시즌1이 종영되며 프로그램의 인기가 시들해졌고, 뒤이어 시작된 시즌2는 2015년 1월 끝을 맺었다. 이후 비슷한 포맷의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SBS ‘토요일이 좋다 오! 마이 베이비(이하 오! 마이 베이비)’ 등이 새로운 육아 예능으로 등장했지만 ‘아빠! 어디가?’가 일으킨 화제성에 비하면 그 성적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그 이유는 ‘오! 마이 베이비’와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조금 달랐기 때문이다. 기본 배경은 연예인의 초호화 집이 됐고, 연예인을 부모로 둔 아이들이 비싼 음식을 먹고 좋은 ‘키즈 카페’로 향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그려졌다. 서민에게는 ‘공감’보다는 ‘위화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던 구조였다. 

실제로 국공립유치원에 재직 중인 한 유치원교사는 “부모들과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같은 육아예능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면,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로서의 마음을 공감한다기보다는 ‘내 자식은 저렇게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든다’는 반응이 더 많다”고 말했다. 

◆ 예능의 미래는 어디로? 

시청자들은 이미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진짜’가 아님을 알고 있다. 과거엔 슬랩스틱과 같은 콩트가 인기를 끌었다가 요즘 그렇지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단지 ‘리얼 표방’이 아닌 ‘진짜 리얼’이 예능의 진정성 면에서 어필할 수 있다고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진 = SBS 시사교양 ‘그것이 알고 싶다’ 제공]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썰전’ 등과 같은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이 요새 예능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혼미한 정국이 한몫 거드는 것도 있지만,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은 국민들이 살아가는 ‘진짜 얘기’를 담아내기 때문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박진홍 CP는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고자하는 시청자들의 열망이 커졌고, 마음 편히 재미를 찾기에는 여유가 없어졌다. 드라마보다 더 놀라운 실제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도 프로그램이 인기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물론 요즘 예능의 부진 이유를 한두 가지 이유로 진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어떤 예능이냐에 따라 그 이유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대한민국의 ‘예능 시계’는 지금도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공감 송을 제작하는 JTBC 새 음악예능 ‘싱포유’는 지난 3일, 신개념 몰래카메라를 표방한 MBC ‘일밤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지난 4일 첫 선을 보였고, SBS ‘씬 스틸러 드라마 전쟁’은 지난 5일 밤 첫 방영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의 미래로 시간 여행을 떠나 가상의 하루를 살아보는 MBC ‘미래일기’가 지난 1일 8부작으로 아쉽게 종영한 가운데 가상의 죽음과 마주보는 tvN ‘내게 남은 48시간’도 지난달 30일 첫 방영돼 흥미를 돋운다.  

단지 시청률에 의해 성패를 결정짓는 적자생존의 정글 같은 예능 시장, 더욱이 정치 상황까지 겹쳐 오리무중으로 빠진 가운데 시대의 트렌드에 맞는 소재와 독창적인 형식, 거기에 새 얼굴의 스타까지 부상하는 새 예능이 머잖아 등장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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