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09:04 (수)
[분석Q] 박보검 공유 김고은 조진웅 서현진이 케이블 드라마로 온 이유 (박영웅의 드라마Q)
상태바
[분석Q] 박보검 공유 김고은 조진웅 서현진이 케이블 드라마로 온 이유 (박영웅의 드라마Q)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6.12.07 1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박영웅 기자]  공유는 2012년 KBS 2TV ‘빅’에 이어 4년 만에 드라마로 컴백했는데 그 무대는 요즘 한창 인기몰이 중인 케이블채널 tvN의 금 토 드라마 ‘도깨비’다. 

공유의 상대배우 김고은 역시 지난 2012년 영화 ‘은교’로 데뷔한 이후 현재는 ‘도깨비’를 포함해 올해에만 케이블 드라마 2편에 출연했다.

2014년 KBS2TV ‘태양은 가득히’에 이어 2년 만에 tvN ‘시그널’에 출연, 빅히트를 친  조진웅은 그 여세를 몰아 같은 방송사 ‘안투라지’에서 현재 고군분투 중이다. 요즘 SBS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의사로 열연을 펼치고 있는 서현진도 지난 5~6월 tvN ‘또 오해영’에서 큰 인기를 끈 뒤 지상파 드라마까지 접수한 경우다.

박보검 또한 서현진과 비슷한 행보를 거쳤다. 올초 방영된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천재바둑기사로 큰 사랑을 받은 박보검은 지난 10월 종영한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김유정과 함께 멋진 호흡을 보이며 큰 성공을 거둬 한류스타로 발돋움했다.

공유 김고은 조진웅 서현진 박보검처럼 케이블 드라마를 선택하거나 또는 그 드라마를 통해 튼실한 인기의 발판을 마련한 이들은 부지기수다. 많은 배우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작용하고 있는 케이블 드라마, 거기에는 분명 뭔가가 있는 것일까?

[사진=tvN '응답하라1988' 방송 캡처]

지난 2012년 tvN '응답하라 1997'이 국내 드라마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키면서 케이블드라마들은 빠른 속도로 국내 드라마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tvN의 경우 '응답하라 1997'이 인기를 얻은 이후 5년간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 '미생', '또 오해영', '시그널', '식샤하셨어요', '혼술남녀', '로맨스가 필요해' 등등 히트작을 꾸준히 만들어 냈다. 이 가운데 박보검을 스타덤에 오르게 한 '응답하라 1988'의 경우 케이블드라마 인기의 정점을 찍은 작품으로 '국민적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했다.

이제 케이블드라마는 지상파 드라마를 위협하는 시청률과 이슈를 잡는 '거인'으로 성장했다.  지상파와 케이블드라마의 경쟁 구도는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 아닌 '골리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됐다. 그렇다면 케이블드라마가 이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 케이블드라마, 지상파와는 다른 혁신적 소재를 가지고 있다

먼저 장르적 차별성과 소재의 다양화를 들 수 있다. '응답하라 1997' 이후 지난 5년간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케이블드라마의 면면을 살펴보면 웹툰, 판타지, 스릴러, 음식,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휴먼드라마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심지어 지상파 드라마들이 흔하게 사용하는 멜로소재 역시 케이블로 넘어오면 기존과는 다른 형식의 드라마로 탄생했다. 대표적  사례가 음식과 멜로소재를 결합한 '식샤하셨어요' 같은 작품이다.

시청률을 의식해 의학과 멜로, 가족극 등 한정된 장르와 소재만을 고집하는 지상파 드라마들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지상파 드라마들의 한정된 장르에 식상함을 느껴왔던 시청자들은 다양한 소재를 활용 중인 케이블드라마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기존 방식대로 코드를 답습하고 드라마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예전에도 이렇게 해서 안정적인 시청률이 나왔다는 믿음이 깊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케이블 채널들은 지상파 방송사가 시도하던 장르들과는 다른 해방된 드라마 구조를 시도하면서 신선함이라는 무기가 생겼다. ‘미드’ 같은 다양한 드라마 장르에 익숙한 젊은 시청자 층은 케이블드라마에 더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응답하라 1988에 출연했던 주연 배우 류준열-이동휘-혜리-안재홍-고경표 [사진=스포츠Q DB]

◆ 케이블 채널 영화 제작시스템과 드라마 제작시스템을 혼합하다

두 번째는 새로운 제작 시스템의 구축이다. 케이블 방송사들은 영화 제작시스템을 드라마 제작환경에 접목하면서 '영화 수준의 드라마'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적 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 같은 능력을 통해 케이블드라마는 지상파 드라마와는 다르게 영화와 같은 영상미와 잘 짜인 각본, 완성도 높은 마무리를 갖춘 작품들을 꾸준히 생산해냈다. 조진웅이 열연을 펼친 '시그널' 같은 작품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영화에서 활약 중인 배우를 활용했다는 사실보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영상미와 각본 등에서 찬사를 받았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청률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수시로 내용을 바꾸고 빠르게 드라마를 찍어내는 것에 최적화된 지상파 방송사들의 제작환경 시스템과는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준다.

다수의 인기작품을 만들어낸 지상파 방송사 출신 A 감독은 "지상파와 케이블 드라마 간의 제작 시스템의 차이를 한 번에 설명해 주는 것이 영상미"라며 "기본적으로 드라마를 제작할 때 지상파 방송사는 자기 방송국 출신 카메라 감독들을 80% 이상 활용한다. 반면 케이블 채널은 대부분 외주 인력을 활용하는 시스템이 정착돼 있는데 이것은 많은 차이점을 만들어 낸다. 영화 출신 카메라 감독들의 기술이 활용되면서 케이블드라마들은 더욱 특이하고 신선한 영상을 뽑을 수 있다. 다른 제작 영역에서도 이런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후속 취재결과에 따르면 실제 SBS 새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측은 SBS 출신 카메라 감독들이 아닌 외주 인력을 영입해 촬영 중이다. 이런 현상은 지상파 방송사들 역시 현실을 인지하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배우들의 차이, 돈이 아닌 시스템

그밖에 지상파 드라마들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참신한 배우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케이블 채널들은 드라마 첫 제작을 하던 시절에만 해도 거액의 출연료를 책정하고 지상파 드라마와 함께 거물 배우 영입전쟁을 벌여왔다.

'또오해영' 배우들과 제작진의 단체컷 [사진=tvN 제공]

하지만 '케이블드라마와 지상파 드라마는 급이 다르다'는 일부 배우들의 편견으로 인해 공격적인 '스타영입 전략'은 크게 먹히지 않았다. 결국 케이블 채널들은 배우들이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노력을 기울였고, 지상파에서는 볼 수 없는 신예 혹은 한물간 스타 배우들을 적극 활용하는 노선을 택했다. 

이 전략이 맞아떨어진 것일까? 배우들은 영화 촬영장 수준의 시스템을 자랑하는 케이블드라마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케이블 채널에서 발굴한 신예 배우들과 한물간 스타들은 예상외의 활약을 선보이며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을 통해 케이블드라마는 배우들이 반드시 도전해야 하는 주요콘텐츠로 자리를 잡게 됐다. 그리고 현재는 케이블드라마와 지상파 드라마가 배우 영입을 위해 쏟아 붓는 금액이 얼추 비슷한 수준이어도 가능하게 됐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예전에는 지상파 드라마가 급이 높았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젊은 층에게 케이블드라마는 가장 핫한 콘텐츠가 됐다. 케이블드라마를 우선으로 시청하는 젊은 층이 늘어난 이상 배우들의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비록 그것이 100% 무조건 성공은 아닐지라도 케이블드라마의 성장과 발전은 배우와 시청자들에게 드라마 콘텐츠의 다양성 차원에서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박영웅 드라마/밴드 전문기자의 드라마와 관련한 소식은 '박영웅의 드라마Q' 분석Q, 초점Q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