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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우규민 65억 삼성 이적이 의미하는 것, 잠수함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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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우규민 65억 삼성 이적이 의미하는 것, 잠수함도 할 수 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12.06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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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언더핸드-사이드암 FA 최고액 가볍게 경신, 옆구리 투수들의 희망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우규민(31)이 삼성 라이온즈에 둥지를 틀었다. 14년 만에 LG 트윈스를 떠난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고민 끝에 힘든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저를 더 필요로 하고 제 가치를 더 인정해주는 곳에서 뛰는 것도 중요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4년 총액 65억원. 최형우(KIA)가 ‘100억 시대’를 열어젖힌 터라 다소 적어(?)보이지만 이는 연평균 16억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투수로는 윤석민(KIA, 4년 90억), 김광현(SK, 4년 85억), 장원준(두산), 정우람(한화, 이상 4년 84억원), 윤성환(삼성, 4년 80억원) 다음 가는 대형 계약이다.

▲ 우규민의 65억원 삼성행은 '잠수함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사진=스포츠Q DB]

우규민의 삼성행은 ‘잠수함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사이드암, 언더핸드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활약하면 정통파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걸 알렸다. 우규민은 지난 4년간 585⅔이닝을 던지며 38승을 기록했다. 투수난에 허덕이는 한국프로야구에서 기복 없었던 그의 가치는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우규민이 첫 잠수함 FA는 아니다.

이적의 경우를 살펴보면 2000년 이강철(현 두산 코치)이 해태에서 삼성으로 옮기며 3년 8억원을 받았다. 2012년 정대현은 SK에서 롯데로 이적하며 4년 36억원, 같은 해 임경완(은퇴)이 롯데에서 SK로 향하며 3년 11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잔류 사례로는 2005년 삼성의 임창용(KIA)이 대표적이다. 2년 18억원에 재계약했다. 조웅천(현 두산 코치)은 2008년 SK에 2년 8억원, 유동훈(은퇴)은 2013년 KIA에 2년 7억5000만원, 마정길은 2016년 넥센에 2년 6억20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원 소속팀에 남았다.

KBO리그의 성장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살펴보면 우규민의 삼성 이적이 그간 ‘옆구리들’의 계약을 크게 능가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중간, 마무리로 고생했던 우규민은 28세 때부터 붙박이 선발이 됐고 마침내 꽃을 피웠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선 이재학(NC)이 4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았고 신재영(넥센)이 류현진 이후 10년 만에 데뷔 첫 해 15승을 달성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우규민의 65억 삼성행까지, 아마추어 잠수함들은 큰 희망을 가질 수 있다.

학생야구에서 시작부터 팔을 내려 던지는 경우는 드물다. 오버스로로 던지다 지도자의 조언을 듣고선 고심 끝에 팔각도를 내린다. 유희관(두산)이 좀처럼 구속이 오르지 않는 ‘기교파의 표본’이 된 것처럼 이제 우규민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잠수함의 희망’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지고 마운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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