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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린드블럼-슈틸리케의 애틋한 부정, 가족 앞에 뭣이 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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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린드블럼-슈틸리케의 애틋한 부정, 가족 앞에 뭣이 중할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12.0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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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우리는 부산에서 한 해 더 지내고 싶었지만”

‘린동원’ 조시 린드블럼(29)이 롯데 자이언츠와 아쉬운 이별을 고했다. 한국과 부산, 그리고 롯데를 사랑한다면서도 선천적 심장병을 앓고 있는 딸 먼로의 수술을 위해 미국행을 택했다.

린드블럼은 지난 2시즌 동안 롯데의 부동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그 누구보다 가장 꾸준히 마운드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210이닝을 책임지기도 했다. 그래서 팬들이 붙여준 애칭이 ‘린동원’이었다. 

린드블럼은 1984년 무쇠팔을 자랑하며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챙기며 롯데에 우승을 안긴 전설 고(故) 최동원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과감히 자신의 진로보다는 딸의 건강을 선택했다.

린드블럼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 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다. 슈틸리케는 2006년 9월 코트디부아르 사령탑에 올랐다. 하지만 2년도 채 채우지 못하고 스스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희귀성 폐섬유종을 앓던 장남 미하엘의 병세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결국 슈틸리케는 2008년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본선에 코트디부아르를 3승 1무 조 1위로 올려놨지만 대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미하일은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SK 와이번스에 머물렀던 로스 울프도 비슷한 사례다. 아들의 건강 문제로 인해 시즌 중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반대로 아버지를 위해 훈련장을 떠나려던 경우도 있었다. 롯데 손아섭은 지난해 7월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돼 구단에 임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구단의 설득 끝에 경기를 모두 치르고 병원으로 향했고 다행히 아버지의 마지막을 지킬 수 있었다.

가족을 향한 사랑은 누구나 클 것이다. 스포츠 스타라고 해서 팀을 위해 가족을 희생시켜야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 한국 스포츠에도 가족을 중시하는 문화가 생겨나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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