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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차준환 4위 출발, 그래도 '남자 김연아' 손색없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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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차준환 4위 출발, 그래도 '남자 김연아' 손색없는 이유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2.0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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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에도 강한 정신력으로 만회…점수 뒤집을 수 있는 고급 기술 보유 닮은 점 많아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차준환(15·휘문중)이 비록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을 4위로 출발했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차준환이 4위에 그쳤음에도 '남자 김연아'로 평가받는 이유를 여실히 보여줬다.

한국 남자피겨의 희망 차준환은 8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6~2017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4위를 마크했다.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성적 기준으로 상위 6명에게만 출전 기회가 주어지는 '왕중왕전' 파이널에서 4위로 스타트한 차준환은 선두 드미트리 알리예프(러시아, 81.37점)에 10점 가까이 뒤지며 프리스케이팅에서 다소 부담을 갖게 됐다.

그러나 차준환이 4위에 그쳤다고 해서 기죽을 것은 없다. 차준환에게는 충분히 이를 뒤집을만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차준환은 올 시즌 출전한 두 차례 시리즈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자신의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 가운데 지난 9월에 출전했던 요코하마 대회에서는 쇼트프로그램 79.34점, 프리스케이팅 160.15점으로 최종합계 23.47점을 받아 세 부문에서 자신의 최고 점수 기록을 세웠다.

차준환의 주무기는 콤비네이션 연속 점프와 쿼드러플 살코다. 이 가운데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첫 점프 연기로 선보이는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는 기본점수만 10.30점이 걸린 고난이도 기술이다.

차준환이 첫날 4위로 밀려난 것은 바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가 나왔기 때문이다. 트리플 러츠를 뛰면서 착지를 잘못하면서 토룹으로 이어가지 못했고 결국 가산점(GOE)에서도 2.10점이나 깎이고 말았다.

요코하마 대회 당시 차준환은 이 점프로 기본 점수 10.30점에 GOE 1.10점으로 11.40점이나 받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기본 점수 6.00점에 그쳤고 2.10점이 깎이면서 3.90점밖에 받지 못햇다. 한 기술에서만 7.5점이 깎였으니 점수가 뚝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더블 토룹 외에도 트리플 플립-더블 토룹, 트리플 플립-싱글 룹-트리플 살코 점프 등 3개의 콤비네이션 점프를 뛴다. 이 점프 역시 기본점수만 9점 이상이 되는 고난이 기술이다.

김연아가 현역 시절에 트리플 악셀을 구태여 구사하지 않고도 세계 피겨무대를 주름잡았던 것은 바로 뛰어난 콤비네이션 점프가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차준환은 쿼드러플 살코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다. 다만 성공률은 거의 반반이다. 요코하마 대회에서는 쿼드러플 살코가 구사됐지만 드레스덴 대회에서는 싱글밖에 되지 않아 사실상 점수를 챙기지 못했다.

그러나 쿼드러플 살코는 기본점수가 10.50점으로 차준환이 뛸 수 있는 최고 난이도 기술이다. 차준환으로서는 결코 버릴 수 없는 기술이고 앞으로 갈고 닦아야 할 주무기다. 

실제로 차준환은 요코하마 대회 당시 쇼트프로그램을 2위로 시작했음에도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살코를 성공시킴으로써 역전 우승이 가능했다. 이번에 차준환이 4위에 그쳤지만 프리스케이팅을 통해 약진이 가능한 이유다.

또 차준환의 김연아와 닮은 점은 바로 프로그램 구성이다. 

김연아는 기술도 기술이지만 최고의 표현력으로 프로그램 구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점수를 받았다. 차준환 역시 프로그램 구성에서 점점 향상되고 있다.

차준환은 쇼트 최고 점수를 받았던 요코하마 대회에서 프로그램 구성 점수가 35.14점이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36.25점으로 높아졌다. 심판들의 주관이 들어가는 요소이긴 하지만 점수가 올라갔다는 것은 그만큼 표현력이나 연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는 아직 기량이 상승세를 타고 있음을 의미한다.

차준환이 쇼트 4위라고 해서 실망할 것은 없다. 이제 겨우 15세에 불과한 어린 선수다. 경험은 출전할수록 쌓이는 것이고 기량은 훈련할수록 높아지는 것이다. 또 차준환은 이번 대회에서도 보여줬듯 실수가 있었음에도 강한 정신력으로 자신의 연기에 집중했다. 이 부분도 김연아와 닮아 있다. 차준환이 '남자 김연아'로 평가받기에 손색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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