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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체질 바꾼 삼성 야구, 영그는 첫 통합 4연패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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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체질 바꾼 삼성 야구, 영그는 첫 통합 4연패 꿈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0.15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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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타율 3할' 강타선, 정규시즌 4연패 일등공신

[대구=스포츠Q 글 이세영 기자·사진 노민규 기자] 이제 전인미답의 통합 4연패에 한국시리즈 우승만 남았다.

삼성이 프로야구 33년 역사 최초로 4년 연속 통합우승을 노린다. 그 충분조건을 정규시즌 종료 1경기를 남기고 채웠다.

삼성은 1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 경기에서 8회말에 터진 야마이코 나바로의 결승 솔로포에 힘입어 5-3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하나 남아 있던 매직넘버를 완전히 지운 삼성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단일리그가 시작한 1989년 이후 올해까지 총 8차례 정규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또 지난 5월 16일 1위에 올라 단 하루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순항하던 삼성은 10월 들어 5연패를 당하며 매직넘버를 지우지 못했지만 정규시즌 127경기만에 우승을 확정했다.

특히 삼성은 류중일 감독이 부임한 2011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역대 최장 기간 정규시즌 우승 신기록을 세웠다.

이와 함께 삼성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도 도전하게 됐다.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은 KIA 전신인 해태가 1986년부터 1989년까지 기록한 적이 있다.

그러나 해태는 1987년 정규시즌 2위였기 때문에 통합 4연패까지는 하지 못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4연패에 성공한다면 통합 4연패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 15일 대구 LG전을 이기며 한국 프로야구 최초 통합 4연패를 확정지은 삼성 선수단이 우승 기념 현수막을 든 채 기뻐하고 있다.

◆ 연쇄 실책 속 나바로 '한방'이 살렸다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지만 과정이 매끄럽지는 못했다.

이날 삼성이 저지른 실책은 무려 3개, 안지만의 와일드피치까지 합치면 총 4개의 실책성 플레이를 범했다.

6회초 수비에서는 실책 2개가 한꺼번에 나왔다. 1사 1루에서 박용택이 때린 직선 타구를 2루수 나바로가 놓쳤고 우익수 박한이마저 2루 송구 실책을 범했다. 2사 1루가 돼야할 상황이 1사 2,3루로 전개되고 말았다. 결국 삼성은 여기서 LG에 1점을 내줬다.

8회에는 더욱 뼈아픈 실책이 나왔다. 3-2 근소한 리드를 잡은 1사 3루에서 LG 정성훈의 유격수 땅볼 때 3루 주자 스나이더가 태그 아웃됐다. 하지만 여기서 삼성 포수 이지영이 타자 주자 정성훈마저 잡으려던 과정에서 1루 악송구를 범했고 2사 3루 상황으로 이어졌다.

실책에 흔들린 삼성 세 번째 투수 안지만은 김용의의 타석 때 폭투를 범했다. 이에 3루 주자 정성훈이 홈인, 세 번째 득점에 성공한 LG는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사직 경기에서 넥센이 롯데에 역전을 시켰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삼성은 불안감을 안고 8회말 공격을 시작했다.

▲ 삼성 나바로가 15일 대구 LG전에서 8회 결승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 타석에는 나바로가 네 번째 투수 유원상과 상대했다. 나바로는 볼카운트 2-1에서 유원상의 시속 125㎞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월 솔로 홈런으로 연결, 승부를 결정지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오늘 경기가 5연패를 당했을 때만큼 힘들었다”며 “큰 경기를 치르려면 수비실책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놨다.

◆ 위기에 강한 삼성, '승리 DNA'로 전인미답 고지 도전

올시즌 삼성의 선두 수성은 늘 그랬듯 쉽지만은 않았다. 시즌 초반 마운드가 흔들리며 투타 불균형이 심각했던 삼성은 7위로 시즌을 시작한 뒤 좀처럼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에는 지난 3년간 통합우승에서 보여준 승리 DNA가 있었다. 5월초부터 상승세를 탄 삼성은 5월 16일 마침내 리그 선두로 뛰어올랐다. 특히 5월 13일부터 25일까지 거둔 11연승(1무 포함)은 삼성이 선두 자리를 굳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9월까지 순항을 이어온 삼성은 인천 아시안게임 휴식기 후 10월 6일 두산전부터 11일 KIA전까지 5연패를 당해 다시 한 번 우승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러나 위기에 몰렸을 때 더 강했던 삼성은 KIA와 한화를 연이어 잡은 뒤 이날 LG마저 제압하며 마침내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시즌 최종전을 불과 한 경기 앞둔 시점에서 일궈낸 성과였다.

천신만고 끝에 정규시즌 정상을 지킨 삼성은 이제 아무도 오르지 못한 통합 4연패에 도전장을 내민다.

▲ 삼성 선수들이 15일 대구 LG전에서 정규시즌 4연패가 확정되자 그라운드로 몰려나와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 쉬어갈 곳 없는 타선, 체질 개선한 삼성 야구

3할 타자 6명과 30홈런 타자 3명, 팀 타율 3할. 올시즌 삼성 타선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려주는 지표다.

삼성은 올시즌 역대 최초로 3할 타자 6명을 배출하는 것이 유력하다.

역대 한 팀에서 규정타석 기준 최다 3할 타자가 배출된 것은 5명으로, 총 3차례였다. 1988년 해태(김성한, 서정환, 한대화, 이순철, 김종모)와 1992년 롯데(박정태, 김민호, 김응국, 이종운, 전준호), 2010년 롯데(이대호, 홍성흔, 조성환, 손아섭, 강민호)가 달성했다.

삼성은 최형우(0.354)와 박한이(0.331), 채태인(0.318), 박석민(0.315), 나바로(0.310), 이승엽(0.308)이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 중이다. 3할대 초반인 나바로와 이승엽이 남은 1경기에서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지 않는다면 삼성은 역대 최다로 3할 타자들을 배출하게 된다.

삼성 주축 타자들은 정교함뿐만 아니라 파워도 갖췄다.

리드오프 나바로가 13일 한화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치며 30홈런 고지를 밟은 뒤 15일에도 홈런포를 쏘아 올림에 따라 올시즌 30홈런을 친 삼성 타자가 총 3명으로 늘어났다. 삼성은 이승엽(32홈런), 최형우(31홈런)에 이어 나바로(31홈런)까지 30홈런의 벽을 깼다.

올시즌 한 팀에서 30홈런 타자를 세 명 배출한 구단은 삼성이 유일하다. 한 팀 30홈런 타자 세 명 배출은 한국 프로야구 33년 역사를 통틀어 역대 3번 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30홈런 타자 3명이 나온 3번의 기록은 1999년 해태 샌더스와 홍현우, 양준혁이 각각 기록한 40, 34, 32홈런과 2000년 현대 박경완, 퀸란, 박재홍이 각각 터뜨린 40, 37, 32홈런, 2003년 삼성 이승엽, 마해영, 양준혁이 기록한 56, 38, 33홈런이다.

삼성은 이들 이후 11년이 지나 팀 최다홈런을 기록하며 다시 30홈런 타자 3명을 배출했다. 27홈런을 때린 박석민이 옆구리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하지 않았다면 프로야구 최초 한 팀 30홈런 타자가 4명이나 나올 수도 있었지만 세 타자가 30홈런을 때린 것만 해도 대단한 기록이라 평가할 만하다.

또 삼성은 15일 LG전에서 6안타를 추가하며 팀 타율 0.301를 기록, 역대 두 번째 팀타율 3할 기록도 가까워졌다. 기존 팀 타율 3할도 1987년 삼성이 기록한 0.300이 유일해 삼성은 팀 타율 신기록을 자체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 류중일(가운데) 삼성 감독이 15일 대구 LG전을 이기며 우승이 확정된 뒤 손을 들며 관중들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 외인 활약, 사자군단 비행에 날개를 달다

외국인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준 것도 삼성의 정규리그 우승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삼성은 외국인 선수에서 별다른 덕을 보지 못했다. 투수 쪽에서 미치 탈보트와 브라이언 고든 등 준수한 활약을 펼친 선수들도 있었지만 더 뛰어난 선수를 원했던 삼성이 재계약을 하지 않아 일찍 짐을 싸야 했다.

특히 외국인 투수 중 지난해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27.00을 기록했던 카리대는 류중일 감독에게 지속적으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등판을 피했고, 결국 시즌이 끝난 후 퇴출됐다. 그는 지금까지 역대 최고의 ‘먹튀 외인’으로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올시즌 삼성 외국인 선수들은 투타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올해로 2년차를 맞이한 밴덴헐크는 평균자책점 1위(3.18)와 탈삼진 1위(180개), 다승 공동 4위(13승)를 달리는 중이며 J.D. 마틴도 9승6패 평균자책점 4.78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또 톱타자 야마이코 나바로는 홈런 공동 5위(31개), 타점 8위(98타점)에 올랐다. 특히 득점권 타율에서 전체 1위(0.410)에 오른 나바로는 리드오프로서 누상에 나간 하위 타자들을 부지런히 홈으로 불러들였다. 1번 타자로 시즌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팀을 위해 헌신적인 타격을 한 결과 좋은 성적이 따라왔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1번 타자에 대한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준 나바로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며 “오늘 중요한 순간에서 홈런까지 치니 기분이 좋다”고 웃어보였다.

대구시 달서구에 거주하는 문성서(31·학생) 씨도 “나바로가 처음부터 1번 타자로 출전했던 선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홈런과 도루에서 제 역할을 해줬다”며 “개인적으로 올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준다면 나바로를 꼽고 싶다”고 밝혔다.

결승홈런을 친 나바로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한국시리즈에서도 시즌과 마찬가지로 매일매일 열심히 연습해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며 “감정이 격해져서 생각나는 사람들이 얼른 떠오르지 않지만 팬들에게 항상 응원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 헐거워진 뒷문, 대기록 앞둔 삼성의 아킬레스건

하지만 삼성이 사상 첫 통합 4연패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불펜이 안정을 찾아야 하는 과제도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외부 자유계약(FA) 선수를 영입하지 않은 삼성은 내부 FA 장원삼을 눌러 앉히는 데 만족했다. 장원삼이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11승)를 달성하며 최소한의 몫을 해줬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오승환(한신 타이거즈)이 빠진 마무리 투수 자리와 그의 앞을 지켜줄 필승 계투조였다.

올시즌을 앞두고 임창용이 팀에 복귀하며 뒷문에 숨통을 틔워줄 것이라 예상됐지만 삼성은 임창용 때문에 적잖은 경기에서 가슴을 졸여야 했다.

▲ 대구구장을 찾은 삼성 팬들이 15일 LG전에서 열렬한 응원을 펼치고 있다.

임창용(5승4패 31세이브)은 올시즌 48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블론세이브를 9개나 범했다. 피안타율 0.280과 1.59에 달하는 이닝 당 주자허용률(WHIP)은 ‘철벽 마무리’와는 거리가 있었다.

임창용 앞에 출장하는 투수들의 성적도 썩 좋지 않았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2.68을 기록하며 삼성의 붙박이 필승 계투조로 자리 잡았던 심창민은 올시즌 평균자책점이 6.81까지 뛰어올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급기야 9월 14일부터는 왼쪽 햄스트링 부상 때문에 마운드에서 자취를 감췄다.

부상 전력이 있는 안지만도 올시즌 평균자책점이 3.92에 달해 2009년(5.12) 이후로 가장 좋지 않으며 차우찬 역시 평균자책점이 5점대(5.60)에 머물러 있어 매 경기 호투를 장담할 수 없다.

더욱 불안한 것은 류중일 감독이 한국시리즈에서도 이들을 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류 감독은 “김현우는 좋을 때와 좋지 않을 때 경기력에 차이가 있다”며 “심창민은 한국시리즈 때쯤이면 컨디션을 회복하겠지만 아무래도 무게감에서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최근 10년간 불펜에서 만큼은 걱정이 없었던 삼성이 필승 계투조 기근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고의 결과를 냈던 삼성이기에 올시즌 한국시리즈에서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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