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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ITF 올해의 선수 '내리막의 법칙', 조코비치-세리나도 예외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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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ITF 올해의 선수 '내리막의 법칙', 조코비치-세리나도 예외없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12.16 1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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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레이-케르버 2016년 영예...역대 독주 제동 걸린 선수들 모두 내리막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남녀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앤디 머레이(29·영국), 알젤리크 케르버(28·독일)가 15일 나란히 국제테니스연맹(ITF) 올해의 선수의 감격을 누렸다.

길고긴 독주 체제를 무너뜨렸다는 데 의미가 있는 수상이다. 남자 부문에서는 노박 조코비치(29·세르비아)가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여자 선수로는 세리나 윌리엄스(35·미국)가 4년 연속 독식했다.

조코비치와 세리나는 ITF 올해의 선수 최다 수상 타이기록까지 각각 1회씩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조코비치는 5회, 세리나는 6회 선정됐다.

▲ 앤디 머레이(왼쪽)와 안젤리크 케르버가 15일 국제테니스연맹(ITF)으로부터 올해의 월드챔피언으로 선정됐다.. ITF 월드 챔피언은 1년간 메이저대회 성적과 세계랭킹 등을 반영해 선정한다. 올해의 월드챔피언은 올해의 선수와 같은 의미로 1년 동안 세계 랭킹, 메이저 대회 성적, 국가대항으로 펼쳐지는 데이비스컵(남자), 페드컵(여자) 등의 결과를 고려해 선정한다. [사진=국제테니스연맹 공식 홈페이지 캡처]

1978년 처음 제정된 이 상은 올해로 39번째 주인공을 가렸다. 역대 수상 기록으로 봐도 한 번 왕좌에 오른 선수들은 쉽게 내려올 줄 몰랐다. 남자의 경우 1990년대 중반까지는 비욘 뵈리(스웨덴, 3회), 존 매켄로(미국, 3회), 이반 렌들(체코, 4회)가 차례로 ITF 올해의 선수 보위를 차지했다.

이후에는 장기집권 시대가 열린다. 바로 피트 샘프라스(미국)의 등장 때문이다. 샘프라스는 1988년 프로 투어에 데뷔해 2002년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가며 그랜드슬램 대회에서만 14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윔블던 대회(7회)와 US 오픈(5회)에서 각각 7회, 5회 우승을 거둔 최다 우승 타이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1993년부터 1988년까지 ITF 올해의 선수상을 6회 연속 수상하며 역대 최다 수상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2007년에는 국제테니스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2000년대에는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극강으로 자리잡았다. 2008년 라파엘 나달(스페인)에게 한 차례 양보하기는 했지만 2004년부터 2009년까지 5회 ITF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이후 2010년대는 조코비치의 시대였다. 조코비치는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10회 정상에 올랐다. 이와 함께 5회 연속 ITF 올해의 선수가 된 조코비치는 샘프라스와 페더러의 아성을 무너뜨릴 가장 유력한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머레이가 올 여름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남자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맹활약하며 조코비치를 제치고 랭킹 1위를 차지, ITF 올해의 선수상 수상의 기쁨도 함께 누렸다.

ITF 올해의 선수상 제정 이후 1980년대 초중반 테니스계를 휘어잡았던 여자 선수는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미국)였다. 1979년 한 차례에 이어 1982년부터 1986년까지 5회 연속 ‘테니스 퀸’으로 군림했다.

여왕은 여제의 등장과 함께 물러나야 했다. 슈테피 그라프(독일)는 남녀 선수를 통틀어 마가렛 코트(호주, 24회)에 이어 2번째로 많은 22회의 그랜드슬램 단식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라프는 역대 가장 많은 7회의 ITF 올해의 선수 타이틀을 수집했다. 이후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와 쥐스틴 에넹(벨기에)이 3회씩 ITF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이후는 살아 있는 전설 세리나의 시대가 도래했다.

세리나는 총 36회(단식 21회, 여자 복식 13회, 혼합 복식 2회)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을 이뤄냈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은 물론, 커리어 골든슬램도 달성한 코트의 여왕이 됐다. 지난 9월 케르버에게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넘겨주기 전까지는 186주 연속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남녀를 불문하고 장기 집권 체제에 제동이 걸린 선수들은 이후 모두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조코비치는 머레이와 동갑내기이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이어갈 가능성이 적지 않지만 세리나는 선수로서 황혼기이기 때문에 케르버에게 여제 보위를 물려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코비치와 세리나가 자존심을 회복하며 ITF 올해의 선수상 최다 수상 타이기록을 세울 것인지, 머레이와 케르버가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인지 내년 시즌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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