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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새 우승 두번' 류중일, "큰 경기 경험이 유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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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새 우승 두번' 류중일, "큰 경기 경험이 유산됐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0.15 2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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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우승이어 정규시즌 4연패까지…지도자 생활 꽃피운 류중일 감독

[대구=스포츠Q 이세영 기자] “큰 경기를 치러본 경험이 유산이 됐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 정규시즌 4연패 신화를 달성한 삼성 류중일(51) 감독이 우승 소감을 밝혔다.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짓기까지 수많은 고비가 있었기 때문에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1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 경기에서 3-3 동점 상황에서 8회말에 터진 야마이코 나바로의 결승 솔로 홈런에 힘입어 5-3 승리를 거뒀다.

극적인 승리로 경기 전까지 남아있던 매직넘버 1을 지운 삼성은 2011시즌 이후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삼성이 다음달 4일부터 열리는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마저 제패한다면 그 누구도 오르지 못한 통합 4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 [대구=스포츠Q 노민규 기자] 류중일(가운데) 삼성 감독이 15일 대구 LG전을 승리한 뒤 열린 우승 행사에서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삼성에 경사스러운 날이기도 하지만 류중일 감독 개인으로도 기쁜 날이 아닐 수 없었다. 지난달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5전 전승으로 한국 야구대표팀의 우승을 이끌었던 류 감독은 보름이 지난 뒤 또 한 번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경기 후 류중일 감독은 팬들에게 우승의 영광을 돌렸다. 류 감독은 “그동안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정규시즌 4연패가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인 사장님과 안현호 단장님 이하 임직원들이 현장에서 선수단과 합심해 4연패를 일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규시즌 우승으로 가는 길에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삼성은 10월 들어 5연패를 당하며 좀처럼 매직넘버를 지우지 못했다. 이날도 3-0으로 앞서다가 실책 3개로 동점을 허용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류중일 감독은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앞두고 3연승을 했을 때는 마음이 편했는데 휴식기가 끝난 뒤 성적이 곤두박질쳤다”며 “그때 정말 힘들었고 오늘도 실책이 연속으로 나왔을 때 힘들었다. 큰 경기에서는 이런 수비 실책이 나와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삼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패배의 기운이 일었을 때 어김없이 영웅이 나왔다. 6회 실책을 범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나바로는 8회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삼성 우승의 수훈갑이 됐다. 이날 사직에서 넥센이 롯데에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나바로의 홈런이 더욱 의미 있었다.

류중일 감독도 나바로를 칭찬했다. 그는 “올시즌을 앞두고 1번 타자를 맡았던 배영섭이 군입대를 해서 1번 자리가 비었었는데 나바로가 훌륭하게 메워줬다”며 “나바로가 없었다면 시즌을 원활하게 운용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시즌 삼성의 톱타자를 맡은 나바로는 홈런 공동 5위(31개), 타점 8위(98타점)에 올랐다. 특히 득점권 타율에서 전체 1위(0.410)에 오른 나바로는 리드오프로서 누상에 나간 하위 타자들을 부지런히 홈으로 불러들였다. 여기에 25차례나 베이스를 훔친 나바로는 팀을 위해 헌신하는 플레이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외에도 류중일 감독은 배영섭이 빠진 중견수 자리를 잘 메워준 박해민과 지난 시즌의 부진을 딛고 올해 화려하게 부활한 이승엽을 칭찬했다.

그는 “이승엽이 고참으로서 솔선수범해 선수단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놨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 [대구=스포츠Q 노민규 기자] 류중일(가운데) 삼성 감독이 15일 대구 LG전을 승리한 뒤 열린 우승 행사에서 정규시즌 4연패를 달성한 소감을 전하고 있다.

무너질 듯 했지만 끝까지 무너지지 않은 힘은 바로 경험에서 나왔다. 이기는 야구를 하면서 우승을 해왔던 선수들이 경험을 무기로 정상을 지킨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그동안 큰 경기를 많이 치러본 선수들의 경험이 유산이 됐다”며 “승부처에서 좀처럼 긴장하지 않더라”고 말했다.

감독으로서 실패가 없었던 류중일 감독. 그는 언제든지 실패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항상 갖고 있었다. 프로야구 역대 최고 명장의 또다른 모습이다.

류 감독은 “프로 감독 4년차인데 아직 실패한 경험이 없다. 그래서인지 정상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감독이 어려운 자리임을 새삼스레 느낀다”고 털어놨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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