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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K팝스타 시즌3', 그들은 프로페셔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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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K팝스타 시즌3', 그들은 프로페셔널이 아니다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3.02 2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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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SBS TV ‘K팝스타’ 시즌3의 톱8에 진출할 3명이 가려졌다.

2일 방송분에서는 A조 5명이 경연을 펼쳤다. 프라이머리의 힙합곡 ‘씨스루’를 어쿠스틱 편곡으로 경쾌하게 몰아부친 ‘통기타 여고생’ 권진아가 1위로 가장 먼저 톱8에 안착했다. 권진아는 “기본기가 탄탄” “드라마처럼 기승전결이 확실한 노래” “곡의 흐름을 잘 끌고간다” “매회 발전하는 속도가 대단하다”는 칭찬과 함께 만장일치 합격 판정을 받았다.

여고생 트리오 짜리몽땅은 브라운아이드솔의 ‘브라운 시티’를 풍성한 하모니로 소화해 2위, 혼성듀오 알맹은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를 감각적인 랩과 재미나는 퍼포먼스로 불러 3위에 올랐다. 권진아와 달리 두 팀은 각각 “너무 세게만 부르려 해 자연스러움이 사라졌다” “예측가능한 알맹의 트레이드마크 공연”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공교롭게 재미동포 2명이 탈락했다. 솔과 기타 플레이 능력을 인정받았던 샘김(GD의 ‘그xx’)은 “기본기 부족”을, 강력한 우승후보로 여겨져온 버나드 박(김태우의 ‘하고 싶은 말’)은 “섬세함을 살리지 못한 노래”로 비판받으며 패자부활전에서 마지막 기회를 노리게 됐다.

 

 

‘K팝스타’가 숱하게 제작돼온 가요 오디션 프로그램 최강자임에 이론의 여지는 없을 듯하다. 역사가 오래된 Mnet ‘슈퍼스타K’는 지난 시즌 몰락의 징후를 뚜렷이 보여줬다. MBC ‘위대한 탄생’은 시즌3를 끝으로 아예 폐지됐다. Mnet ‘보이스 코리아’는 숨을 고르고 있다. 재료(참가자)가 좋아야 상이 잘 차려진다. 가요계 핵심권력인 SMㆍYGㆍJYP(이번 시즌에는 SM대신 안테나가 참여했다)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파고드는 순간, 스타탄생 가능성이 높아진 ‘K팝스타’로 좋은 재목이 몰린다. 좋은 상이 차려지고, 시청률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실시간으로 음원을 다운받아 감상하는 음악소비 행태의 변화에 가장 잘 부합한 포맷이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1주일 단위로 음원을 제조, 유통시킴으로써 막대한 수익 창출을 꾀할 수 있으므로 음악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아마추어 참가자들을 최대한 포장해 관심을 유도하는 전략을 선택하곤 했다. 시즌 종영 후 우승자들의 미래는 중요한 사안이 아니었다.

이같은 불합리성을 탈피하고자 만들어진 'K팝스타'는 지난 시즌 개성 있는 보컬리스트 이하이를 발굴했고, 가요 순위프로 및 음원차트 1위를 휩쓰는 성과를 올렸다. '제2의 이하이'를 꿈꾸는 참가자들이 회를 거듭할 수록 변화, 발전하는 모습을 시청하는 것은 반갑다. 그런데 오늘 심사위원 유희열의 "생각해보니 이 친구는 고작 중학교 2학년(혹은 고등학교 2학년)일 뿐이다"는 말은 곱씹어볼 필요가 충분하다. 어느 순간, 심사위원들과 시청자는 참가자들을 '경쟁하는 프로페셔널들'로 대상화해버린 것은 아닐까. 기성 가수마냥 '평가질'을 해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평가와 비판은 '클래스'에 맞게 하는 게 합리적이다. '공기 반, 소리 반'을 외쳐대고, '발성법과 고음처리'를 반복 지적할 때 공감보다 "너나 잘하세요"란 욱하는 감정이 튀어나온다는 사람이 많음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보다 앞서 시작한 '아메리칸 아이돌'이나 '엑스팩터'와 같은 오디션 프로에서 심사위원이나 시청자는 참가자들에게 완벽한 가창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기대를 뛰어넘어 훌륭한 가창이 나오면 열광하지만, 주로 나오는 지적이 "이 선곡이 당신에게 어울리느냐" "감정을 얼마나 담아냈느냐" 혹은 "곡 분위기를 이런이런 점에서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정도다. 완성체가 아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는 일요일 밤이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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