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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Q] 유재석과 션 그리고 무한도전의 '나눔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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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Q] 유재석과 션 그리고 무한도전의 '나눔의 미학'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6.12.22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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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중인 스타의 봉사·기부 문화, 세상을 바꾼다!

[스포츠Q(큐) 김윤정 기자] “유재석 씨는 5년이 넘었다. 션 씨도 5년 정도 된 것 같다. 박하선 씨는 힘이 장사다. 연탄을 한번에 6개씩 들고 쉬지를 않는다. 유승호 씨 등 기존에 도와줬던 연예인들은 후원금을 모르게 전달해주기도 한다.”

연탄은행 측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연말이 되면 스타들의 기부 및 봉사 소식이 많이 전해지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유재석이 대구 서문시장 화재 피해에 5천만 원을, 12일에는 밥상공동체복지재단·연탄은행에 4년간 총 1억8천만 원을 기부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같은 날 션은 연탄 나눔 활동을 통해 총 2천장의 연탄을 에너지 취약계층인 14가구에 전달했다.

션, 연탄봉사 [사진 = '션'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베풂과 나눔을 몸소 실천하는 연예인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면서 그 형식도 다채로워지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기부금을 통한 선행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팬들과 함께하는 봉사활동이나 재능 기부 등으로 점점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먼저 ‘국민예능’으로 통하는 MBC 무한도전의 행보는 따뜻하기 그지없다.  ‘무한도전’은 지난 8년간 달력과 다이어리, 음원 수익 등을 통해 총 47억 5천여만 원을 기부했다. 

‘47억’이란 돈은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한 회 만들 수 있는 평균 제작비가 5천만 원임을 감안하면 94편의 방송을 만들 수 있고, 정유라가 국제승마대회에서 탔던 말 ‘비타나V’(17억~18억)  같은 명마를 두 필이나 구입할 수 있는 거액이다.  

MBC 예능 '무한도전' 기부 [사진 = MBC 예능 '무한도전' 화면 캡처]

베풂과 나눔의 삶 중 연예인이 가장 많이 택하는 방식은 기부금 전달이다. 

아역부터 연예계 활동을 해오고 있는 문근영은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한 기부활동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문근영은 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 ‘사랑의 열매’를 통해 소아암과 희귀 난치질환자의 수술비로 13년간 총 9억 3천여만 원을 전달했다.

독도와 위안부, 소방관 처우 문제 등 사회적인 이슈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김장훈은 그동안 1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장훈은 음원 발표와 공연, 프로젝트 진행 등 사회 이슈와 맞물린 행사를 펼치며 수익금을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국민MC’ 유재석은 15년 이상 아름다운 재단에 매월 500만 원씩 기부를 하고 있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 4천만 원을 내놓는 등 비공개 기부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김장훈, 개그맨 유재석 기부 [사진 = '스포츠Q' DB]

봉사 활동에 몸소 나서는 연예인들도 적지 않다. 

‘기부의 아이콘’ 션은 2014년 겨울부터 ‘대한민국 1도 올리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연탄기부와 배달 봉사를 실천하고 있고, 변정수는 2005년부터 가족들과 함께 해외봉사를 다니기 시작해 올해로 11년차에 접어들었다. 

이와 함께 스타의 이름을 앞세운 팬클럽의 봉사도 적극적이다.  

문근영의 팬 커뮤니티 DCBH 멤버들은 해외 팬들과 함께 지난 5월 아프리카 말라위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후원금 700여만 원을 전달했고, 박해진은 2013년부터 매년 팬클럽 회원들과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알려진 구룡마을에서 연탄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이민호 팬들은 지난 6월 생일을 맞은 그를 위해 총 1천1백86만원을 홀트아동복지회에 기부했고, 장근석의 공식팬클럽 크리제이는 8월 장근석의 생일기념으로 나눔 사진전을 열어 기부금과 입장료를 모은 금액 5천여만 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했다. 

배우 문근영 기부 [사진 = '스포츠Q' DB]

요즘에는 재능 기부가 봉사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했다. 

권율과 윤계상, 이하늬, 한예리 등이 소속된 사람엔터테인먼트에서는 소속 배우들이 참여한 자선 화보를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이소라 김효진 등 슈퍼모델 수상자들의 비영리단체 ‘아름회’에서는 ‘대한사회복지회 입양아들을 위한 자선패션쇼’ 등을 개최하는 등 사진전과 바자회를 통한 기금마련 행사와 재능 기부 봉사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이외에 개인적인 기념일에 좋은 일을 하는 연예인들도 부쩍 늘어났다. 올해 결혼 1주년을 맞은 진태현과 박시은 부부는 제주도로 봉사 여행을 떠났고, 5월 부부의 연을 맺은 안재현과 구혜선은 예식에 들어가는 비용을 소아병동에 모두 기부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 고성희, 권율, 김재영, 변요한, 윤계상, 이제훈, 이하늬, 조진웅, 지우, 최원영, 한예리의 자선 화보 [사진 = 매거진 'W' 제공]

물론 여기에 소개한 이들은 빙산에 일각이다. 

진정으로 나눔의 삶을 살고 있는 연예인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아 다소 감성적이며 그래서 일시적이고 즉흥적인 우리 사회 기부 및 봉사 문화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꾸준한 기부를 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한 배우의 소속사 관계자는 “배우의 봉사나 기부 의사에 따라 팬들도 움직이는 게 있다. 아무래도 좋은 의미가 있는 일이니 팬들이 기부를 하면 배우가 그것에 보태기도 한다”고 말했다.

연탄은행 신미애 국장 또한 “유명한 연예인들이 좋은 일을 하면 대중은 ‘나도 할까’, ‘동참해볼까’란 동기부여를 갖는다. 특히 요즘 연예인들이 봉사 참여 사진을 남긴 SNS나 기사를 보고 동참하고 싶다는 문의전화도 많이 온다. 팬클럽에서도 오고 있다. 중국의 트와이스, 갓세븐, 엑소, 방탄소년단 팬클럽에서 기부와 봉사 활동을 한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이소영 대표는 “셀러브리티들(유명인)의 기부 및 봉사활동 참여가 다수의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는 부분이 있다 보니 대중에게 (기부 및 봉사에 대한)보다 다양한 방법이 전달되는 효과가 있다. 셀러브리티들의 선행이 팬들과 대중에게 기부와 봉사 참여를 독려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배우 유승호 기부 [사진 = '스포츠Q' DB]

그러나 일각에서는 연예인들의 봉사나 기부 소식이 들려오면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보여주기 식’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하다. 좋은 일을 하고도 악플에 시달리고 싶지 않은 연예인들이 익명을 요청하거나 쉬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 

연탄은행 신미애 국장은 “아직도 연예인들의 봉사나 기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일부 사람들이 있다. 연예인들은 진심을 다해서 뭔가를 하려고 하는데, 댓글을 통해 안 좋은 얘기를 쓰는 경우가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어떤 잣대로 평가하는 것보다 성숙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어려운 이웃 또는 소외된 이들과 나누면 더 행복해진다고 한다. 스타들의 기부 및 봉사 활동이 점점 더 늘면 늘수록 대한민국 사회는 더 따스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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