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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Q] 박보검·박서준·유승호·임시완이 ‘사극’을 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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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Q] 박보검·박서준·유승호·임시완이 ‘사극’을 택한 이유?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12.2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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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바야흐로'사극의 시대', 좀 더 엄밀하게 말하면 '퓨전 사극의 시대'다. 

퓨전 사극에 출연하고 있는 청춘 미남스타들의 행보가 눈에 띈다. 최근 박보검을 한류스타 반열에 오르게 한 KBS '구르미 그린 달빛'의 흥행으로 새롭게 로맨스 사극의 열풍이 불고 있다지만 남자 스타들의 연이은 사극 캐스팅은 주목할 만하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박보검과 '달의연인-보보경심 려'의 이준기 [사진 = KBS '구르미 그린 달빛'·SBS '달의 연인' 방송화면 캡처]

지난 11월 종영한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경우 이준기 뿐만 아니라 엑소의 백현, 라이징 스타 강하늘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받았다.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2016년 최고의 '대세남'이 된 박보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현재 방영 중인 KBS 2TV ‘화랑’에는 박서준 박형식 최민호 등이 선전 중이다.   

퓨전 사극의 기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유승호는 MBC '군주-가면의 주인'에 캐스팅 되며 2017년 상반기 컴백을 알렸다. 임시완 또한 내년 상반기 방영되는 MBC ‘왕은 사랑한다’에 출연한다.  

이처럼 퓨전 사극이 봇물을 이루며 청춘 남자배우의 선택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거기에는 퓨전 사극의 자유로움 때문이다. 과거 사극이란 장르는 충분한 경험과 연기력을 갖춘 중년 남성배우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KBS '허준', '왕건' 등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기반으로 한 사극은 현대극과 달리 고도의 연기 스킬과 톤이 중요시 된다.

당시 사극에서 선호하는 배우는 전광렬, 최수종, 유동근 등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은 관록의 배우였다. 최수종의 경우, 1990년대 쌓아올린 청춘스타의 이미지를 버리고 치열한 노력 끝에  '왕건' 이후 사극 전문 배우라는 명성을 쌓아올리게 된다.

'허준'의 전광렬과 '왕건'의 최수종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사진 = MBC '허준'·KBS '왕건' 스틸 사진]

이에 비해 퓨전 사극은 사뭇 다르다. 최근 인기 몰이 중인 '화랑' 등 퓨전 사극의 경우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했다기보다 기본 틀에 상상력을 가미한데다 현대적인 감각과 연출로 젊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퓨전 로맨스 사극의 경우 역사적 고증에 힘쓰기보다 젊은 스타들의 기용과 매력적인 캐릭터로 인기 사냥에 나선다. 

'화랑' 연출을 맡은 윤성식 감독은 "'화랑'은 유쾌한 이야기고 젊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캐스팅 시 가장 우선시 한 것은 배우들의 비주얼이다"라고 말하며 퓨전 사극과 전통 사극의 차이점에 대해 분명히 밝혔다.

실제 퓨전 사극은 연기 경험이 적은 청춘스타뿐만 아니라 연기 경험이 전무한 아이돌 스타까지 캐스팅 되고 있다. '보보경심 려'의 경우 인기그룹 엑소의 백현이 출연한 데 이어 '화랑'에는 방탄소년단의 김형태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이는 퓨전 사극이 정통 사극과 달리 현대극에 가까운 말투와 연기 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트와 복장 역시 배우의 멋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연출된다.

배우 매니지먼트 관계자 A씨는 "과거 정통 사극은 젊은 배우들이 출연을 꺼렸다. 연기의 어려움 때문에 자칫 '발 연기' 논란에 휩싸일 수 있을 뿐더러, 고증에 맞춘 전통 복장을 입는 일은 배우의 비주얼을 떨어뜨릴 수 있다. 상투를 틀거나 가채를 써야하는 것을 배우들이 꺼리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요즘 퓨전 사극은 격식을 파괴하고 아름다운 화면 연출에 집중하는 데다 정통 사극보다 사극의 연기 톤을 강요하지 않아 쉽게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퓨전 사극은 정통 사극에 비해 연기에 대한 부담감이 덜하다는 뜻이다. 

배우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 종영 인터뷰에서 정통사극에 도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통 사극은 정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제가 더 경험을 쌓고 준비가 된다면 도전하고 싶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배우 임시완과 유승호는 각각 퓨전사극인 '왕은 사랑한다'와 '군주-가면의 주인'에 캐스팅을 확정지었다. [사진 = 스포츠Q DB]

젊은 스타 배우들이 퓨전 사극을 선택하는 이유는 최근 '한류'와도 묶어 생각할 수 있다. 한류 바람이 불며 아시아 각국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현대극보다 사극이 해외 한류 팬들의 시선에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간다는 분석이다.

영어권 한류 연예정보 사이트인 '숨피'에서 가장 뜨거운 인기를 끈 드라마는 '구르미 그린 달빛'과 '보보경심 려'다. 퓨전 사극적 요소를 차용한 '푸른 바다의 전설'도 인기다. 

이들은 "한국 전통 복장이 아름답다", "사극은 현대극보다 더 신비로운 느낌이고 생소하다"며 한국 사극을 좋아하는 이유를 밝혔다. 

'보보경심 려'는 중국 기업과의 합작 드라마로 중국 방송사를 통해 한국과 동시 방송됐다. '화랑' 역시 현재 중국과 한국에서 동시 방송 중이다.  

'화랑'의 제작사 오보이 프로젝트의 관계자는 "해외 시청자들의 경우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관심이 깊다. 해외 시청자들에게 사극은 현대극보다 더 매력적으로 비쳐진다"며 “제작사와 배우가 해외 팬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현대극보다 사극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퓨전 사극의 자유분방함, 한류 시장 확장성은 더 많은 배우들을 사극에 출연하도록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퓨전 사극의 열풍은 스타들에게도 제작 측에도 '윈윈'인 셈이다.

2016년, 박보검의 '구르미 그린 달빛' 성공으로 퓨전 사극 '열풍'이 휘몰아친 가운데 유승호 임시완 등  '대세' 스타들의 사극 출연 소식으로 드라마 팬들의 관심도 뜨겁다. 2017년에도 퓨전사극의 인기 고공비행이 지속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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