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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비가 오는 날엔' '벚꽃엔딩'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곡의 공통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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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비가 오는 날엔' '벚꽃엔딩'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곡의 공통분모?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6.12.30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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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벚꽃 연금’, ‘벚꽃 좀비’, ‘비 캐럴’, ‘성탄 연금’을 아시나요?

원래 노래 제목보다 이런 요상한 말로 불리는 곡들이 있다.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비스트의 ‘비가 오는 날엔’, 아이유의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등이 그런 경우다. 이 곡들은 모두 특정 계절이나 날씨에 음원 차트에 등장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겨울이 시작되고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음원 사이트에도 변화의 바람이 분다. 그동안 약진을 보였던 신나는 댄스곡 대신 차분하고 쓸쓸한 감성이 더해진 발라드가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캐럴 음원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사진= 멜론 음원 차트 순위 캡처]

2016년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에도 그랬다.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이 곡은 겨울 시즌이 다가오면 음원 차트 Top 100 순위에 진입하는 등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아이유의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역시 겨울 시즌만 되면 차트에 등장하는 곡으로 유명하다. 이 곡은 지난 2010년 발매한 이후 계속해서 차트 상위권에 자리 잡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음원 차트는 계절과 특정 시기에 맞춰 큰 변화를 맞는다. 실제로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을 비롯해 많은 사이트의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 이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큐브 엔터테인먼트, 젤리피쉬 등 음악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기획사들이 소속 가수들을 총동원해 크리스마스 스페셜 앨범, 겨울 스페셜 앨범 등을 발매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듯하다.

사실 ‘계절 송’하면 가요 팬들의 노리에 첫 번째로 꽂히는 것은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다. ‘벚꽃엔딩’은 겨울이 지나 날이 풀리기 시작하면 음원 차트에 늘 등장한다. 이 곡은 지난 2012년 발매 이후 매년 봄 음원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벚꽃 연금’, ‘벚꽃 좀비’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기도 했다.

버스커버스커, 비스트 [사진=CJ E&M 제공, 손동운 SNS]

날씨와 관련된 인기곡도 있다. 비스트의 ‘비가 오는 날엔’은 실제로 비가 오는 날이면 실시간 검색어, 음원 차트 진입을 이뤄내며 ‘비 캐럴’이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에픽하이와 윤하가 함께 부른 '우산‘, 최근 발표된 소녀시대 태연의 ’Rain' 또한 추적추적 비가 오는 날,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며 음원 차트 순위 상승을 꾀하는 대표적인 곡이다.

이처럼 계절과 날씨에 따라 사랑 받는 곡들이 생겨나자 초기 기획 및 마케팅 단계에서부터 한 계절·날씨만을 노리는 경우도 심심찮게 찾아 볼 수 있다.

씨스타(SISTAR)의 경우 매년 여름에 컴백하는 걸 그룹으로 유명하다. 씨스타는 여름 시즌이 오면 상큼하면서도 청량한 느낌이 있는 최적화된 ‘여름용 음악’으로 매혹적인 몸매를 자연스럽게 강조하며 자신들만의 건강한 섹시 이미지를 어필한다.

최근 음악 활동보다 연기 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서인국 역시 이제는 ‘봄’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가수가 됐다. 서인국은 ‘울다 웃다’, ‘봄 타나 봐’, ‘너 라는 계절’을 모두 3~4월에 발표하며 새로운 ‘봄 음원 강자’로 자리 잡았다.

이외에도 HIGH4와 아이유의 ‘봄 사랑 벚꽃 말고’, 10cm의 ‘봄이 좋냐’, 로이킴의 ‘봄봄봄’, 씨스타의 'SHAKE IT', 'I Swear', 윤종신의 ‘그래도 크리스마스’, 젤리피쉬의 ‘니가 내려와’ 등이 한 시즌만을 노린 대표적인 곡들로 꼽히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한 계절 혹은 특정 날씨와 관련된 곡들이 등장 하는 것일까?

[사진= 스타쉽, 젤리피쉬, 미스틱,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

물론 거기에는 그 계절 또는 그 날씨가 인간의 희로애락 등 섬세하면서도 특별한 감정 선을 표현해내기에 적합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만큼 대중의 관심 끌기에도 이롭기 때문이다.

또 음악 차원에서 본다면 LP와 테이프 시대를 넘어 CD 그리고 디지털 음원 시대로 넘어오면서 음원 시장의 흐름이 빨라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디지털 음원 시대의 도래는 시장의 다양화를 이끌어냈다. 정규와 싱글 앨범으로 국한됐던 시장은 미니, 디지털 싱글 등으로 더 세분화 됐고 드라마, 영화 OST에도 영향을 미쳤다.

음원 시장의 다양화 세분화로 호흡이 빨라지면서 가수들의 활동에도 변화가 생겼다. 과거 타이틀곡에 후속곡 활동, 스페셜 무대 등으로 긴 시간 무대를 누렸던 것과는 달리 가수들의 활동기간은 타이틀 1곡으로 한 달 남짓에 불과하다.

서인국은 지난 11월 MBC ‘쇼핑왕 루이’ 종영 인터뷰에서 “호흡이 긴 드라마 출연에 비해 음악 활동의 호흡이 짧은 게 사실”이라고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가요 전문가들은 가수들의 짧아진 음악 활동 기간은 ‘시즌 송’, ‘날씨 송’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영향을 줬다고 말한다. 짧게 활동하는 자신의 곡이 쉽게 잊혀 지지 않도록 곡의 긴 생명력을 위해 때만 되면 불릴 수 있는 특정 계절과 날씨 관련 곡을 집중 공략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계절과 날씨에 맞는 노래들을 쉽게 검색하고 스트리밍 할 수 있게 된 환경적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요즘 포털 사이트와 음원 사이트들은 ‘계절에 어울리는 음악’, ‘날씨에 어울리는 음악’ 등을 리스트로 만들어 스트리밍 목록으로 추천하고 있기도 하다.

음원 사이트 엠넷 닷컴 관계자는 "음악 감상은 이제 취미생활의 범주에서 벗어나 라이프 스타일과 가장 밀접한 것 중의 하나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계절, 날씨 등 주변 환경의 영향에 따라 선택해 즐기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계절과 날씨와 관련된 음원들이 언제까지 사랑받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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