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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파퀴아오 가는 곳마다 북새통, 왜 필리핀 복싱영웅에 열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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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Q] 파퀴아오 가는 곳마다 북새통, 왜 필리핀 복싱영웅에 열광할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12.2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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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38)가 23일 한국을 찾아 가족들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다.

‘챔피언’이라는 노래를 부른 인기가수 싸이의 콘서트에 초청되는가 하면 25일에는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은퇴한 축구선수 김병지와 펀칭머신 대결을 펼치는 행사에도 참가한다. 자선 기부콘서트도 24, 25일 연다. 길지 않은 일정이지만 빠듯한 스케줄이 잡혀 있다.

복싱 역사상 처음으로 8체급을 석권하며 필리핀에서는 상원의원에 당선될 정도로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는 파퀴아오지만 한국에서까지 높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에 파퀴아오의 이름을 대중적으로 알린 계기는 지난해 5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벌인 세기의 대결이다.

당시 대결이 국내에서 큰 주목을 끈 것은 당시 통산 성적 57승(38KO)2무5패의 파퀴아오와 47전 전승의 메이웨더의 대결이라는 사실보다는 대전료가 2억5000만 달러(3012억 원)에 달한다는 것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복싱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도 이 어마어마한 대전료를 보고 메가톤급 매치라는 생각이 들어 경기를 챙겨보게끔 만들었다.

경기에서는 둘 다 무리한 공격을 하지 않고 오랜 탐색전을 펼쳤다. 하지만 파퀴아오는 자신의 성향대로 이따금씩 공격적으로 펀치를 휘둘렀다. 메이웨더의 뛰어난 방어에 확실하게 적중한 펀치는 많지 않았지만 공격적인 움직임을 펼치는 것만으로도 긴장감을 더욱 유발시켰다.

반면 메이웨더는 시종일관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는 데에만 집중했다. 원래 메이웨더의 스타일이지만 평상시 복싱경기를 즐겨보지 않았던 국내 시청자들은 메이웨더의 스타일에 반감을 갖는 경우가 많았다.

경기의 승자는 메이웨더였지만 호감도는 파퀴아오가 거의 다 챙겨갔다. 메이웨더의 실력에 의심을 가질 사람은 없었지만 소극적인 태도가 큰 기대를 갖고 경기를 기다린 팬들을 크게 실망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도 한 몫했다. 그는 우리나라보다 경제 상황 등 여러 조건이 좋지 못한 필리핀 태생이고 키도 169㎝로 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갖은 역경을 이겨내고 세계를 정복한 파퀴아오를 보며 많은 사람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최근 한국에 세계 무대에서 크게 활약하는 복싱 선수가 없는 것도 필리핀의 복싱영웅의 인기를 높여준 요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필리핀의 한 복서만이 아닌 아시아를 대표하는 복서라고 생각하며 자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 덕분에 기부콘서트 등 행사에 그를 보기 위한 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전날 귀국 기자회견에도 많은 팬들과 취재진이 모여들었다. 파퀴아오도 기대 이상으로 많은 팬들의 환대에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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