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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16] ③ 프로야구 승부조작 분노, 박인비-박상영-손흥민이 잠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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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16] ③ 프로야구 승부조작 분노, 박인비-박상영-손흥민이 잠재웠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12.26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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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9월 스포츠 결산, 리우 올림픽 금빛 낭보 '감동'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병신년(丙申年) 여름, 국민들은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들려 온 금빛 낭보에 밤잠을 설쳤다.

박인비와 박상영, 장혜진과 진종오같은 리우 올림픽 스타들의 맹활약 덕분에 웃을 일이 많았다. 더위가 가시고 가을이 찾아오자 잉글랜드에서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프리미어리그 2년차 손흥민은 월드클래스로 발돋움했다.

물론 프로야구의 승부조작, 음란행위 같은 불미스런 일들도 있었다.

◆ 7월 = 승부조작, 도박사이트 개설... 사건사고 프로야구

이태양(전 NC)이 승부조작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문우람(전 넥센)은 이태양에게 브로커를 소개했다. 유창식(전 KIA)은 한화 소속이던 2014년 고의로 볼넷을 내준 사실을 들켰다. 안지만(전 삼성)은 지인의 도박사이트 개설에 1억원을 빌려줘 검찰 조사를 받았다.

야구를 좀 보는 이들이라면 모두가 알만한 자원들이었다. 이태양은 지난해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발탁됐던 NC의 붙박이 선발이었고 유창식은 입단 계약금이 7억원이던 ‘황금 왼팔’이었다. 안지만은 국내 최고의 계투였다.

불과 4년 전 박현준, 김성현(이상 전 LG)이 초구를 볼로 던진 대가로 검은 돈을 받아 파문에 휩싸였던 프로야구다. KBO와 선수협회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뼈를 깎는 노력을 이행하겠다고 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야구선수들의 사건사고는 사실 7월이 ‘방점’일 뿐이었다. 오정복(kt), 에릭 테임즈(전 NC), 강정호(피츠버그)는 음주운전으로, 김상현(전 kt)은 음란행위로, 이장석 넥센 대표는 횡령 혐의로, 수도권 구단 투수 A는 성추행 혐의로 각각 구설수에 올랐다.

◆ 8월 = 리우 올림픽, 박상영-박인비-장혜진-진종오 타임

뿔난 스포츠팬의 마음을 달랜 건 태극전사들이었다.

펜싱 남자 에페 박상영은 결승전 10-14로 뒤진 상황서 “할 수 있다”고 되뇌더니 내리 5점을 획득, 기적의 역전승을 일궜다. 팍팍한 삶에 지친 국민들은 포기를 모르는 박상영의 메시지에 큰 감동을 받았다. 박상영은 지구 반대편에서 개선한 뒤 예능 프로그램, CF 촬영 등 눈코뜰 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는 ‘국민검객’이 됐다.

116년 만에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여자 골프에서는 박인비가 울림을 줬다. 손가락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조차 쉽지 않아 보였지만 특유의 저력으로 세계 골프 역사상 첫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여자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골프 레전드’ 박세리가 하염없이 흘린 눈물도 덩달아 화제가 됐다.

양궁은 역시나 최강이었다. 이번에는 남녀 개인전은 물론 단체전까지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자부 장혜진은 2관왕에 오르면서 연말 여성체육 시상식의 단골손님이 됐다. 양궁대표팀이 한결같은 기량을 유지하는 비결에 시선이 쏠렸다. 올림픽보다 치열하다는 투명한 국가대표 선발전 덕분이었다.

‘사격 황제’ 진종오는 짜릿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50m 권총 결선 초반 6.6점을 쏘더니 이후 놀라운 집중력으로 한 단계씩 올라 결국 두 발을 남기고 1위로 올라섰다. 사격 역사상 최초 올림픽 3연패. 진종오는 이후 기자회견에서 “깜짝 놀라게 해 죄송하다”며 "한 발 한 발 긴장을 풀지 못하는 것이 사격의 묘미"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 9월 = '손세이셔널' 손흥민 활약, EPL 9월의 선수 선정

9월은 그야말로 ‘손세이셔널’했다. 손흥민이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축구 영웅 박지성도 해보지 못한 위업을 달성한 손흥민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이 상을 수상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이번으로 끝나지 않고 두 번, 세 번 받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손흥민은 9월 한 달간 리그 3경기에 출전해 4골 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케빈 데 브루잉(맨시티), 로멜로 루카쿠(에버턴), 시오 월콧(아스날), 아담 랄라나(리버풀) 등 화려한 선수들을 따돌렸다. 출전한 모든 리그 경기서 최우수선수(MOM)로 뽑혔을 정도로 퍼펙트한 경기력을 뽐내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발돋움했다.

아쉽게도 10월부터는 그 페이스를 유지하진 못했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느라 힘겨워하는 양상을 보였다. 다행히 지난 3일 스완지 시티전에서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골망을 갈라 부진에서 탈출할 기미를 보였다.

손흥민은 오는 29일부터 다시 달린다. 2016~2017 EPL 18라운드 사우샘프턴전을 시작으로 새해 첫 날 왓포드전, 1월 5일 첼시전까지 박싱데이 3연전 일정을 앞두고 있다. 최근 프랑스 파리생제르맹(PSG) 이적설이 불거졌지만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현 스쿼드에 만족한다"며 조기 진화했다. 손흥민으로서는 연말연시 박싱데이부터 다시 한 번 9월의 영광을 재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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