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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불참 많았던 '대종상', 이병헌 수상소감이 특별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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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불참 많았던 '대종상', 이병헌 수상소감이 특별했던 이유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12.28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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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앞서 '청룡영화상'에서 '촛불 수상소감'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병헌이 많은 영화인이 불참한 '대종상 영화제'에서도 남다른 소회를 남겼다.

이병헌은 올해 누구보다도 '상 복'을 마음껏 누린 배우다. 이병헌은 지난해 11월 개봉한 영화 '내부자들'로 올해 각종 영화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이병헌은 매번 시상식에서 해당 시기와 장소에 맞는 소회를 밝히며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 

이병헌 [사진=스포츠Q DB]

27일 열린 '제 57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에서 이병헌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상을 받은 기쁨보다 무거운 마음이 앞선다"며 "53년 동안 명맥을 유지하고 명예로웠던 시상식이 불명예스럽게 이대로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도 어떤 것이 현명한 방법이고 해결책인지 모르지만 변화는 개인의 의지보단 한 마음으로 고민하고 노력하는 순간 시작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선배들이 대종상 영화제를 이끌었다면, 이젠 후배들이 고민하고 영화제를 지킬 차례가 왔다고 의미있는 언급을 했다.

'대종상 영화제'는 1962년 시작된 한국 대표 영화 시상식이지만, 지난해 불참자에게 상을 주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보이콧 사태를 빚었다. 행사를 일주일 앞두고 출연진을 섭외해, 참석이 불가능했다는 말도 있었다.

이 논란은 올해에도 이어져, '아가씨' '동주' '부산행' 등 좋은 평가를 받았던 영화들이 아예 출품조차 하지 않았고 행사 당일에도 영화인들이 대거 불참했다. 

이날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 현장은 유독 썰렁해 보였다. 신인여우상을 받은 '곡성'의 김환희, 신인감독상을 받은 '귀향'의 조정래 감독 등 신인들은 일부 참석했으나 유명 스타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영화제의 주요 수상 부문인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중에서는 '내부자들'의 이병헌만이 참석했다. 이런 이유로, 이병헌의 '대종상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소감은 상에 대한 감사보다는 이번 불참 사태에 대한 안타까움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에 가까웠다.

이병헌의 특별한 수상 소회는 이번 뿐만이 아니다. 이병헌은 지난 11월 25일 열린 '37회 청룡영화상'에서는 시국에 대해 얘기했다. '내부자들' 속 거대 비리와 현 최순실 국정농단이 상당부분 닮아 있음을 꼬집은 것이다. 

이병헌은 "'내부자들'의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너무 과장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현실이 '내부자들'을 이겨버린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절망적인 마음으로 촛불을 들고 있는 걸 보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언젠가는 분명히 저것이 희망의 촛불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병헌은 11월 8일 개최한 제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는 "한국 영화가 전세계 영화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이유는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 덕분이다. 국내에서든, 국외에서든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관객에게 감사를 전했다.

10월 7일 열린 제25회 부일영화상에서는 당시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부산과 남부지역을 언급하며 "여러 곳에서 인명 피해와 큰 재난이 발생했다. 피해를 입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복구 작업에 힘써주시는 분들도 사고 없이 안전하게 마무리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6월 3일 열린 제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여기 계신 선, 후배들을 보며 늘 자극받고 동기부여가 된다. 배우들은 새 캐릭터를 만나면 자기와의 싸움이 시작되는데, 그 캐릭터가 그럴싸하게 보이려면 스태프, 감독,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의 도움이 없인 안 된다"며 영화작업을 함께하는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매 작품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듯, 시상식에서도 늘 신선하고 지루하지 않은 소감을 발표하는 이병헌. '믿고 보는 배우'라는 애칭은 이런 정성스러운 태도 때문은 아닐까.

■ 제53회 대종상영화제 수상자(작) 명단

▲ 신인남우상 : 정가람(4등)
▲ 신인여우상 : 김환희(곡성)
▲ 뉴라이징상 : 김희진(인천상륙작전), 최리(귀향)
▲ 신인감독상 : 조정래(귀향)
▲ 의상상 : 권유진 임승희(덕혜옹주)
▲ 미술상 : 조화성(밀정)
▲ 음악상 : 최용락 조성우(덕혜옹주)
▲ 녹음상 : 김신용 박용기(곡성)
▲ 공로상 : 윤삼육 감독
▲ 남우조연상 : 엄태구(밀정)
▲ 여우조연상 : 라미란(덕혜옹주)
▲ 기술상 : 조용석 황효균 곽태용 정도안 김태의(대호)
▲ 편집상 : 김선민(곡성)
▲ 조명상 : 김창호(곡성)
▲ 촬영상 : 홍경표(곡성)
▲ 기획상 : 김원국(내부자들)
▲ 시나리오상 : 우민호(내부자들)
▲ 인기상 : 이범수(인천상륙작전)
▲ 감독상 : 우민호 감독(내부자들)
▲ 남우주연상 : 이병헌(내부자들)
▲ 여우주연상 : 손예진(덕혜옹주)
▲ 최우수작품상 : '내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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