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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진단] 날아간 80억 네이밍스폰서, '강라티코' 강원FC 돌파구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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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진단] 날아간 80억 네이밍스폰서, '강라티코' 강원FC 돌파구는 있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2.28 1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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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정조국 등 K리그 특급 선수 영입으로 선수단 연봉 급등…강원랜드는 네이밍 스폰서에 부정적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이근호와 정조국 등을 영입하며 '강라티코'로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았던 강원FC가 갑자기 암초에 부딪혔다. 강원FC의 메인 스폰서인 강원랜드가 80억 원 규모의 네이밍 스폰서에 난색을 표시하면서 당장 내년 예산 짜기가 버거워졌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28일 스포츠Q와 인터뷰에서 "오는 29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강원FC의 네이밍 스폰서 제안에 대해 안건 상정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네이밍 스폰서 규모가 80억~90억 원 규모라고 하는데 부담이 가는 금액이다. 내년에도 올해 수준의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 강원FC가 정조국(가운데), 이근호(오른쪽) 등을 영입하며 선수단을 강화했지만 강원랜드와 80억 원 규모의 네이밍 스폰서 계약은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을 짜기가 부담스러워졌다. [사진=스포츠Q(큐) DB]

강원랜드는 지난 22일에도 "언론에 보도된 강원FC의 네이밍 스폰서 얘기는 강원FC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이러한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 수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 일부 언론의 성급한 보도, 강원FC-강원랜드 사이가 틀어졌다

K리그 최초로 네이밍 스폰서 계약 얘기가 나온 것은 모 언론이었다. 강원FC의 K리그 클래식 승격으로 네이밍 스폰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고 29일 이사회를 통해 최종 승인된다는 것이 주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보도가 나오자마자 강원FC와 강원랜드 모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원FC는 "네이밍 스폰서 협상이 급물살을 타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강원FC에서 강원랜드에 네이밍 스폰서를 제의 정도 하는 선이었다. 그것도 공식적인 제의가 아니고 의견을 전달하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강원랜드 역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강원FC와 강원랜드의 얘기와 달리 어느 정도 얘기가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축구계 관계자는 "조태룡 대표가 강원FC를 맡으면서 오래 전부터 네이밍 스폰서 유치를 준비했다"며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되자마자 강원랜드와 물밑 접촉을 했고 어느정도 진행이 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협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사실상 확정이 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강원FC와 강원랜드의 사이가 틀어졌다"고 말했다.

사이가 틀어진 것은 아직 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상정되지도 않았고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는데 협상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강원랜드가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결국 강원랜드는 네이밍 스폰서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 설상가상으로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했음에도 K리그 챌린지에서 줬던 지원금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 강원FC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얘기였다.

▲ 강원FC는 강원랜드와 네이밍 스폰서 계약이 틀어졌지만 수익 모델을 만들기 위한 여러 계획이 있다고 말한다. 이 가운데 베트남 선수 쯔엉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강원FC 제공]

◆ 선수들 폭풍영입으로 인한 지출 증가, 어디서 예산을 메우나

강원랜드에서 지난해와 올해 정도인 20억 원 수준에서 지원하기로 했다는 말이 나오면서 강원FC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근호, 정조국, 오범석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데려오고 인천에서 베트남 출신 쯔엉까지 영입, 선수단을 강화했지만 정작 스폰서 지원금을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강원FC 관계자는 "강원랜드의 지원금만을 바라고 선수들을 영입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강원랜드와 네이밍 스폰서가 틀어졌다고 해서 부정적이지는 않다"며 "선수 영입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오직 강원랜드만 믿고 '맨땅에 헤딩'을 했겠는가. 수익 모델을 만들기 위한 여러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쯔엉의 영입을 전력 강화는 물론이고 마케팅 효과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쯔엉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큰 힘이 된다면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 맞춰 베트남 국민들의 강원도 방문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원FC 관계자는 "쯔엉의 영입으로 베트남 관광객들의 강원도 방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베트남의 관심도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 베트남 기업들이 강원FC를 한국 진출의 장으로 삼는다면 스폰서 광고 유치 효과도 가능하다. 여기에 현재 강원도에서 거주하고 있는 베트남 국적 외국인이 지난해를 기준으로 6153명이나 돼 이들을 팬들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80억 원 이상을 기대했지만 올해 수준의 20억 원밖에 받지 못하게 된 현실은 강원FC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원래 계획에서 60억 원 이상 줄어든 것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단 부채 탕감을 통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했다고는 했지만 빚은 언제라도 다시 늘어날 수 있다.

강원FC는 28일 이근호, 정조국 외에도 한양대 출신의 임찬울을 비롯해 유청인, 안수민, 김민준, 안중근 등 5명의 신인 선수들을 영입했다. 임찬울은 2년 연속 U리그 권역 득점왕을 차지한 측면 공격수여서 강원의 공격력에 힘을 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당장 강원랜드와 대형 스폰서 계약은 사실상 무산됐지만 아직 강원FC의 도전은 진행형이다. 강원FC가 과연 내년 시즌 기대했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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