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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이터널 선샤인' '500일의 썸머' '러브레터', 재개봉 영화 열풍과 그 이면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7.01.03 09:30 | 최종수정 2017.01.03 09: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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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god, 젝스키스, SES, 엄정화, 이효리….'

지난해와 올해 가요계는 '전설들의 컴백'이 이뤄졌거나 이뤄질 예정이어서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가요계에 '전설의 컴백' 열풍이 뜨겁다면 영화계에는 '재개봉 열풍'이 이에 못잖다.  비록 세월이 흘러도 좋은 가수와 좋은 영화에 대한 대중의 갈망은 상통하는 듯하다. 특히 가요계의 경우 '전설의 컴백'은 이따금 있었던 일이지만 재개봉 영화 열풍은 최근 몇 년 사이의 새로운 트렌드여서 그 이면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일 듯하다.     

벌써 두 차례나 재개봉 한 '러브레터'와 '시간을 달리는 소녀' [사진 = 튜브엔터테인먼트·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요즘 관객들에게 과거 영화 재개봉은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본영화로 손꼽히는 '러브레터'는 겨울이면 어김없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애니메이션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도 여름이면 어느새 스크린을 차지하는 '재개봉 단골' 메뉴다.

몇 년 사이 재개봉 영화는 크게 늘어났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재개봉 영화 편수는 61편이었다가 2015년 104편으로 크게 늘었고 2016년에도 백 편을 훌쩍 뛰어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첫 개봉 당시보다 재개봉 관객 수가 더 많은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케이트 윈슬렛 주연의 '이터널 선샤인'의 경우, 2005년 개봉 당시 17만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쳤지만 2015년 11월 재개봉 당시에는 두 배에 가까운 관객 수인 32만 명을 돌파했다. 

2015년 '이터널 선샤인'의 재개봉 당시 영화 홍보를 맡았던 올댓시네마 김태주 팀장은 "이미 평단과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검증된 영화이기 때문에 홍보비용이 적다. 또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못했던 관객들이 극장에서 해당 영화를 보고 싶어 하기 때문에 재개봉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있다"며 극장가에 불고 있는 재개봉 열풍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지난해 11~12월 실시한 '재개봉 영화에 대한 관객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당 영화를 봤지만 극장에서 보지 못했던 관객'이 49.7%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과거 해당 영화를 극장에서 봤던 관객'이 33.9%로 그 뒤를 이었다. '해당 영화를 처음 본 관객'이 재개봉 영화를 관람하는 경우는 16.4%에 불과했다.

한국영상자료원 '재개봉 영화에 대한 관객 설문조사' [사진 =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 제공]

결국 이 조사에 따르면 호평을 받은 영화를 VOD 서비스, 다운로드를 통해 본 관객들이 스크린에서 해당 영화를 보고 싶기 때문에 극장을 찾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재개봉 영화 열풍은 1차적으로 관객 수요에 따른 결과지만 배급사 측에서도 '손해 보지 않는 장사'여서 양 측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다.  

올댓시네마 김태주 실장은 "과거 필름 영화가 최근 디지털 리마스터링이 되면서 영화를 수급하기가 배급사 입장에서는 쉬워졌다"며 "영화 상영 방식이 필름에서 디지털로 변환됨에 따라 재개봉이 과거에 비해 쉬워졌다"고 밝혔다.

저렴한 판권 역시 장점 중 하나다. 김 실장은 "재개봉 영화의 경우 판권이 일반 개봉 영화보다 저렴하다. 해당 영화의 첫 개봉 당시 계약을 했던 경우라면 더 저렴한 비용으로 계약할 수 있다. 배급사 입장에서도 재개봉은 '굿 딜'"이라며 "관객의 수요뿐만 아니라 배급사의 영화 공급 면에서도 신작 영화보다 재개봉 영화가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영화 재개봉 '붐'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장르 편중의 심각함이 있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 스틸 사진 [사진 = 노바미디어 제공]

실제 재개봉하며 큰 사랑을 받은 영화는 '이터널 선샤인', '500일의 썸머', '러브레터' 등 로맨스 영화에 치중된 양상을 보인다. 액션·SF 명작이라 불리는 '매트릭스', '터미네이터' 같은 영화들이 재개봉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셈이다.

김태주 실장은 "로맨스 영화에 대한 수요층이 늘 존재한다. 최근 국내 영화계에 로맨스 영화가 줄어들었고, 결국 과거 작품성을 인정받은 외화들이 어필한다"면서 “올댓시네마의 경우 올해 상반기 클린트 이스트우드 작품 '밀리언 달러 베이비'의 재개봉을 준비 중이다. 재개봉 영화 관람 층에 인기 있는 로맨스 장르가 아니어서 색다른 도전이지만 배급사 측에서는 다양한 작품을 관객들에게 소개시켜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개봉 영화 열풍으로 기존 작은 영화들의 설 자리가 줄어든다는 비판 또한 유효하다. 

익명을 요구한 영화 배급사 관계자는 "재개봉 영화들은 소규모 개봉을 하므로 예술·독립영화와 '스크린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블록버스터 영화에 밀리는 예술·독립 영화들은 한정된 파이를 갖고 재개봉 영화와 경쟁할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2017년 1월 재개봉 예정인 '더 리더: 책읽어주는 남자', '여인의 향기' [사진 = 노바미디어·UIP 제공]

또 오래된 필름 영화의 디지털 리마스터링은 배급사 입장에선 쉬운 재개봉을 가능하게 했지만 영화 마니아들의 혹평을 받기도 한다. 최근 멀티플렉스 영화관 스크린은 플랫 비율(1.85:1)과 스코프 비율(2.35:1)에 맞게끔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과거 필름 영화의 경우 1.43:1의 스크린 비율이어서 극장 상영 시 편안한 감상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한다.

평소 영화를 즐겨본다는 30대 남성 A 씨는 "최근 추억의 영화들이 재개봉 하고 있지만 영화관의 환경은 이를 뒷받침 해주지 못한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비율이 맞지 않는 영화를 상영해주면서도 스크린 마스킹(비율이 맞지 않는 영화 상영 시 스크린 일부를 가려주는 것)도 해주지 않는다. 영화관이 DVD 방이 된 것 같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인기 있는 영화들의 재탕 삼탕 재개봉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러브레터'의 경우 지난 2013년 겨울과 2015년 겨울에 재개봉 했고 '시간을 달리는 소녀' 역시 2007년 첫 개봉 이후 2014년과 2016년에 두 차례나 재개봉했다.

여하튼 올해 1월에만 해도 '빌리 엘리어트'와 '델마와 루이스', '더 리더: 책읽어주는 남자', '여인의 향기'가 재개봉을 앞두고 있는 등 재개봉 영화 붐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이를 둘러싼 영화계 안팎의 희비 또한 교차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한별 기자  juhanbyeol@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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